이 대통령은 20일 국무회의에서 생애 첫 국민연금 보험료 지원 사업을 얘기하면서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신청하지 않으면 안 해준다는 것인데, 이건 사실 실질적인 불평등을 야기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 사업은 연금 납부 이력이 없는 만 18~26세 청년에게 생애 첫 1개월분 보험료(국민연금 기준소득 하한액 기준 4만1000원)를 정부가 지원해 주는 제도다. 내년 기준으로 약 45만 명이 대상이며 정부는 이들 전체가 신청하는 것을 전제로 예산 189억원을 편성해놨다.이 대통령이 문제를 제기한 건 이 사업에 신청한 사람만 지원 대상이 된다는 점 때문이다. 이 대통령은 혜택을 받는 국민이 “눈치 빠르고, 부지런하고, 시간이 있는 사람”으로 한정될 것이라고 했다. 실제로 지금까지는 여유 자금이 있는 부모가 소득 없는 18세 자녀를 일단 가입시킨 뒤 ‘납부 유예’ 상태로 두는 사례가 많았다. 나중에 최대 10년까지 인정되는 추후납부(추납) 제도를 활용해 한꺼번에 밀린 보험료를 내면 가입 기간을 최대한으로 늘릴 수 있어 ‘연금 재테크’라는 지적이 많았다.
이 대통령은 신청을 받을 게 아니라 만 18세에 국민연금을 자동 가입시키자고 주장한 것이다. 이 대통령은 경기지사 시절에도 도내 청년을 대상으로 이 같은 사업을 하려다가 무산된 적이 있다. 문재인 정부 당시 복지부는 이 대통령이 추진하던 사업을 연금 재정 부담 등의 이유를 들어 반대했다.
이 대통령은 “(신청 여부에 상관없이) 다 지원해주면 재정 부담이 너무 크기 때문에 일부가 포기하거나 신청을 못 할 것을 전제로 제도를 운용하는 것”이라며 “이는 국가가 국민을 기만하는 것 아닌가. 이게 도덕적인 국가인가”라고도 했다. 정 장관은 “국민연금법 개정 당시 18세 청년의 자동 가입을 검토했었다”며 청년의 국민연금 가입에 대한 선택권을 존중할 필요가 있어 이른바 신청주의를 채택했다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재정 부담 언급을 피하는 정 장관에게 “국민에게 유리하지만, 결국 재정 문제 때문 아닌가. 솔직하게 얘기하시라”고 압박했다. 이 대통령은 “재정 부담이 너무 크다면 최저 소급 연령을 감당 가능한 나이까지로 정하는 방법도 있을 것”이라며 대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정 장관은 “추납 제도의 형평성 문제가 여전히 남아 있다”며 “근본적인 개편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재영/남정민 기자 jyh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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