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권 1주년을 맞은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외교가 미국과의 관계 강화에 집중된 반면 중국과는 대화 단절과 경제적 손실이라는 과제를 남겼다는 평가가 나온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 간 협의는 이전 정권보다 잦았지만, 대만 관련 발언 이후 중일 관계가 얼어붙으면서 중국인 방일객은 절반 이하로 줄었다.
21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다카이치 총리는 취임 이후 트럼프 대통령과 대면 회담·짧은 환담을 4차례, 전화 협의를 5차례 진행했다. 총 9차례로 집권 첫해 아베 신조 2차 정권의 5차례, 고이즈미 준이치로 정권의 8차례를 웃돌았다.
지난달 26일에는 뉴욕 대면 회담 나흘 만에 다시 전화로 협의했다. 미중 정상회담 이틀 뒤 이뤄진 통화에서 다카이치 총리는 중일 관계와 희토류 문제를 거론하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일본의 입장을 전달해 달라고 요청했다.
닛케이는 방위비와 대미 투자 등의 사안에서 현재까지 미국이 강한 요구를 들이민 정황은 없다고 평가했다. 다만 금융시장 대응에서는 압력이 가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엔저 우려를 전달한 뒤 일본 정권 간부들이 잇달아 경기 부양을 위한 금융·재정 완화 기조에서 벗어날 필요성을 언급하며 미국과 보조를 맞추는 모습을 보였다는 분석이다.
중국과의 정상외교는 취임 직후 국제회의를 계기로 이뤄진 한 차례 회담에 그쳤다. 이후 다카이치 총리가 국회에서 대만 유사시에 관한 구체적인 발언을 하면서 정부 간 대화가 사실상 끊겼다.
미국 이외 국가와의 관계 구축도 제한적이었다. 다카이치 총리가 취임 첫해 방문한 국가는 10개국으로 아베 정권의 25개국, 고이즈미 정권의 13개국보다 적었다. 지난 7월 튀르키예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에도 초청받았지만 국회 일정을 이유로 참석하지 않았다.
닛케이는 중국 관련 위험을 관리하는 데 미국에만 의존하면 미국이 대중국 억지보다 중국과의 거래를 우선할 때 일본의 입지가 흔들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방위비 증액과 대미 투자 부담 등 미일 간 현안도 남아 있는 만큼, 동맹을 중심에 두면서도 중국과의 대화 재개를 포함해 외교적 선택지를 넓혀야 한다고 주문했다.
도쿄=최만수 특파원 beb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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