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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름인데 왜 못 써요?"…가희, 화장품 'KAHI'에 졌다

입력 2026-10-21 09:46   수정 2026-10-21 09:56


그룹 애프터스쿨 출신 가희가 식이보충제 판매를 위해 등록한 'KAHI' 상표가 화장품 브랜드 '가히(KAHI)'와의 분쟁 끝에 무효가 됐다. 자신의 예명을 사용한 것이라는 가희 측 주장에도 법원은 소비자가 두 브랜드의 상품을 같은 업체 제품으로 혼동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지난 19일 동행미디어 시대 보도에 따르면 특허법원은 지난 4월 23일 화장품 업체 가히 측이 가희의 상표 등록을 무효로 해달라며 낸 소송에서 화장품 업체 측 손을 들어줬다. 가희 측은 상고를 제기했으나 일주일 뒤 취하했고, 지난 5월 20일 판결이 확정됐다.

분쟁은 가희가 2021년 5월 식이보충제 등에 사용할 'KAHI' 상표를 출원하면서 시작됐다. 해당 상표는 2023년 12월 등록 결정을 받았다.

화장품 업체 측은 자사 브랜드와 영문 표기가 동일해 소비자가 상품의 출처를 잘못 알 수 있다며 등록 무효를 주장했다. 반면 가희 측은 화장품 회사가 설립되기 전부터 '가희(KAHI)'라는 예명으로 활동했으며, 그 이름을 상표에 그대로 표시했을 뿐이라고 맞섰다.

특허심판원 단계에서는 가희 측 주장이 받아들여졌다. 화장품과 식이보충제가 유사한 상품에 해당하지 않고, 경제적 연관성도 밀접하지 않다는 이유였다.

그러나 특허법원은 화장품 브랜드 가히의 인지도와 두 상품군의 사업상 연관성에 주목했다.

재판부는 가히가 2020년 4월부터 온·오프라인과 TV홈쇼핑 등을 통해 제품을 판매하고,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등 25편의 드라마에 간접광고(PPL) 형태로 노출된 점을 고려했다. 가희의 상표 등록 결정 당시에는 이미 소비자에게 널리 알려진 브랜드로 볼 수 있다는 취지다.

상품의 외형이 다르다는 가희 측 반박도 판결을 뒤집지는 못했다. 재판부는 화장품과 미용 효과가 있는 식이보충제 모두 건강 유지·증진이나 미용을 목적으로 인체에 직접 사용한다는 공통점이 있다고 봤다.

또 상품 종류가 다르더라도 동일한 영문 상표를 사용하면 소비자가 같은 회사에서 나온 제품으로 오인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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