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윤성식)는 21일 박 전 장관의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징역 9년을 선고했다. 그는 내란중요임무종사와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기소됐다. 1심 선고 형량과 조은석 내란특별검사팀이 항소심에서 구형한 형량은 모두 징역 25년이었다.
재판부는 비상계엄의 위법성에 관해선 1심과 판단을 같이했다. 계엄이 실체적·절차적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고, 박 전 장관도 계엄 선포가 위헌·위법한 목적을 위한 것이라는 점을 알고 있었다고 봤다. 이를 토대로 박 전 장관이 계엄 선포 뒤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에게 출국금지 담당 직원을 출근시키도록 하고, 교정본부장에게 교정시설 수용 여력을 점검하라고 지시한 것은 내란중요임무종사에 해당한다고 인정했다.
반면 검찰국 검찰과장에게 계엄사령부 합동수사본부의 인력 파견 요청에 협조하라고 지시한 부분은 1심과 달리 범죄사실로 보지 않았다. 직권남용 혐의도 1심 판단이 뒤집혔다. 재판부는 출국금지 담당 직원 출근과 교정시설 수용 여력 점검을 지시한 행위, 계엄 해제 직후 감찰과를 통해 계엄을 정당화하는 논리를 담은 '권한 남용 문건'을 작성하게 한 행위를 모두 직권남용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양형 이유에서 "피고인의 사회적 경력에 비춰 비상계엄과 포고령이 위헌적이라는 사정을 잘 알았을 것으로 판단된다"며 "그럼에도 자신의 지위·감독하에 있는 이들에게 포고령 집행에 필요한 사항을 지시하는 등 적극적으로 가담했다고 평가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정우 한경닷컴 기자 krse905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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