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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년 산업안전 외길…"中企 안전, CEO가 직접 챙겨야"

입력 2026-10-21 18:38   수정 2026-10-22 00:34


“중소기업에 가보면 안전담당자가 따로 없는 곳이 수두룩합니다. 이런 회사의 안전 수준을 바꾸려면 결국 최고경영자(CEO)가 챙겨야 합니다.”

이대성 산업안전상생재단 사무총장(사진)은 21일 서울 계동 사무실에서 한 인터뷰에서 중소·중견 기업 산업안전의 현실을 냉정하게 평가했다. 그는 “중소기업은 당장 납기와 생산을 맞추는 게 급하다 보니 안전 관련 업무가 뒤로 밀리기 쉽다”며 “컨설팅을 시작하면 가능하면 CEO부터 만나 안전에 투자해야 하는 이유를 설명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새로 선임된 이 사무총장은 산업안전 분야에서 잔뼈가 굵은 전문가다. 1993년 현대건설에 입사한 뒤 약 32년 동안 본사의 안전관리 기획과 교육부서, 국내외 건설현장의 안전 업무 등을 경험했다. 현대건설이 2023년 수주한 50억달러 규모 사우디아라비아의 대형 석유화학단지 건설 프로젝트 사업(아미랄 프로젝트)에서도 안전관리 실무를 총괄했다.

이 사무총장이 부임한 뒤 재단이 공들이는 분야는 건설현장이다. 그동안 중소 제조업을 중심으로 이뤄진 지원을 건설 분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 사무총장은 “건설현장은 공정에 따라 작업환경이 수시로 변하고 일용직 근로자 출입도 잦다”며 “한 사업장을 지속적으로 관리하기가 상대적으로 어렵다”고 했다.

2022년 10월 설립된 재단은 국내 최초 산업안전 전문 공익법인이다. 현대자동차·기아·현대모비스·현대제철·현대건설·현대엔지니어링 등 현대차그룹 6개사가 공동 출연했다. 현대차그룹이 자체 협력사 지원을 넘어 별도 재단을 설립한 것은 산업현장의 복잡한 협력 구조 때문이다. 이 사무총장은 “생산 현장은 여러 원청기업과 거래하는 협력업체가 뒤섞여 있다”며 “개별 대기업이 자사 협력사만 관리하는 방식으로는 전반적인 안전 수준을 끌어올리는 데 한계가 있다”고 털어놨다. 현대차그룹 계열 6곳이 공동 출연해 중소사업장 전반을 지원하는 공익법인을 세운 이유다.

재단의 핵심 사업은 100인 미만 중소사업장을 대상으로 한 ‘안전상생 지원 프로그램’이다. 공학박사와 기술사 등 평균 경력 20년 이상의 안전보건 전문가 16명이 직접 제조업 사업장을 찾아간다. 생산설비와 작업 동선, 근로환경 등을 살펴 사업장의 안전 수준을 진단한 뒤 기업별로 개선 방안을 제시한다. 필요한 경우 안전장비와 사후관리도 지원한다.

성과도 내고 있다. 2024년 산업안전상생재단이 지원한 사업장의 산업재해율은 전년보다 16.7%포인트 감소했다. 최근엔 재단 지원을 거쳐 안전관리 수준이 높아진 사업장을 인증하는 ‘산업안전 평생인증제도’를 도입했다. 재단은 중소기업 임직원을 위한 안전교육과 산업안전 관련 제도 개선을 논의하는 토론회·세미나, 산업안전보건 분야 장학사업 등도 운영하고 있다. 고용노동부의 지원을 받아 ‘산업안전 일경험 상생협력 아카데미’도 진행하고 있다. 이 총장은 “산업안전 분야에 관심 있는 청년이 사업장에서 실제 업무를 경험하도록 하는 프로그램”이라고 설명했다.

이 사무총장은 현대차그룹이 세운 공익법인이지만 지원 대상을 그룹 협력사로 한정하지 않는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안전 수준을 높이고 싶은데 무엇부터 손대야 할지 모르겠다면 언제든지 우리 재단에 도움을 요청해달라”고 말했다.

이광식/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bumer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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