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10월 21일 18:32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서울 오피스 투자의 패러다임이 '플라이트 투 퀄리티(Flight to Quality)'에서 '플라이트 투 펑셔널리티(Flight to Functionality)'로 바뀌고 있습니다."
김대혁 삼성SRA자산운용 국내투자본부장은 21일 싱가포르 파크로얄컬렉션피커링 호텔에서 열린 'ASK 싱가포르 2026'에서 이같이 말했다. 입지와 시설 수준이 뛰어난 오피스에 투자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건물의 다양한 활용 가능성과 미래 가치를 중시하는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는 진단이다. 시장 전반의 가격 상승에 기대기보다 개별 자산의 가치를 높여 초과수익(알파)을 창출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김 본부장은 서울 오피스 시장이 지난 20년간 글로벌 주요 도시보다 뛰어난 회복력을 보여왔다고 평가했다. 탄탄한 기업 수요와 제한적인 공급, 비교적 낮은 재택 근무 비율이 뒷받침한 결과다. 하지만 2027~2032년 광화문~을지로 일대 도심권역(CBD)의 오피스 신규 공급량이 2015~2026년의 약 2.5배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시장 환경이 달라지고 있다. 그는 "시장 전체가 함께 상승하던 시대에서 개별 자산을 선별하는 시대로 옮겨가고 있다"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세 가지 투자 전략을 제시했다. 우선 기업의 사옥 수요를 겨냥한 맞춤형 개발을 꼽았다. 건물을 먼저 짓고 임차인을 찾는 대신 사옥을 직접 매입할 기업을 발굴해 수요에 맞춰 개발하는 방식이다. 그는 "임차인을 찾기 전에 사옥을 매입할 기업부터 확보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오피스를 데이터센터로 전환하는 전략도 소개했다. 전력 공급 여력과 통신망, 층고 등을 고려해 기존 건물의 일부 또는 전체를 데이터센터로 활용하는 전략이다. 김 본부장은 "지금 데이터센터를 사는 게 아니라 미래에 데이터센터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을 사는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오피스 일부를 호텔이나 서비스드 레지던스, 상업시설 등으로 바꿔 수익성을 높이는 방식도 제안했다. 동대문 두산타워의 일부 공간을 호텔로 전환하는 게 좋은 예다.
김 본부장은 "이제는 건물의 현재 순영업소득(NOI)뿐 아니라 미래의 활용 가능성까지 평가해야 한다"며 "시장이 가치를 높여주기를 기다리기보다 투자자가 직접 가치를 창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싱가포르=민경진 기자 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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