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때 운전자들의 필수 앱으로 꼽혔던 티맵이 달라졌다. 목적지를 입력하고 길 안내를 받는 내비게이션에서 출발해 맛집 추천, 인공지능(AI) 비서, 숏폼 콘텐츠, 대중교통, 주차, 대리운전까지 품은 종합 모빌리티 플랫폼으로 변신하고 있다. 하지만 정작 운전자에게 가장 중요한 길 안내 기능에 집중하기 어려워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내비게이션으로 이름을 알린 티맵이 본업보다 외연 확장에 치중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커지는 분위기다.
문제는 기능이 많아지는 것이 곧 사용 편의성의 향상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운전자가 내비게이션을 켜는 가장 큰 이유는 목적지까지 안전하고 정확하게 이동하기 위해서다. 운전 중 필요한 정보를 빠르게 확인하고, 복잡한 교차로나 갈림길에서 다음 행동을 쉽게 판단할 수 있어야 한다. 최근 티맵은 각종 콘텐츠와 부가 기능이 더해지면서 앱이 점점 복잡해졌다고 느끼는 이용자들이 생겨나고 있다.
내비게이션을 이용하는 순간만큼은 사용자가 다른 콘텐츠를 둘러보기보다 길 안내에 집중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게 주된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다양한 기능을 한 앱에 통합하는 과정에서 핵심 기능의 접근성과 화면 구성, 실행 성능을 얼마나 세심하게 관리하고 있는지 의문”이라며 “부가 서비스가 본업을 보완하는 수준을 넘어 복잡성을 키운다면 이용자 경험을 해칠 수 있다”고 말했다

운전자에게 추가적인 조작이나 확인을 요구하는 기능도 사용성 측면에서 점검해야 할 사안으로 꼽힌다. 예컨대 주행 중 특정 지점에 무인단속 장비가 여전히 설치돼 있는지를 묻는 팝업이 표시되는 식의 돌발상황이 적지 않아서다. 한 이용자는 “해당 정보가 서비스 개선을 위한 데이터 수집에 활용되더라도 운전 중에는 팝업의 노출 시점과 방식에 따라 주의가 분산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물론 티맵의 서비스 확대는 사업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길 안내를 중심으로 확보한 이용자 기반과 주행 데이터를 다른 모빌리티 서비스로 연결하면 이용자의 활용 범위를 넓히고 새로운 수익 기회를 발굴할 수 있다. AI 기반 장소 추천 등은 이동 전후의 다양한 수요를 흡수하려는 시도다.
티맵은 방대한 주행 데이터를 바탕으로 실시간 교통 상황을 반영한 경로를 제공한다는 점을 핵심 경쟁력으로 내세워 왔다. 회사는 약 2000만 사용자의 주행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가공해 최적의 경로를 안내한다고 설명한다.
이처럼 축적된 데이터와 운전자들의 이용 습관은 후발 서비스가 쉽게 따라오기 어려운 자산이다. 그렇기에 기능 확장에 앞서 길 안내의 품질과 직관적인 사용 경험을 지키는 일이 더욱 중요하다는 전언이다. 업계 관계자는 “서비스의 다양성뿐 아니라 길 안내의 정확도와 직관성, 주행 중 정보 제공 방식까지 이용자 관점에서 점검하는 것이 플랫폼 확장 전략의 성과를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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