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노동부는 22일 쿠팡 계열사에 대한 근로감독 결과를 발표하면서 이 같이 밝혔다. 쿠팡은 2020년께 일부 퇴사자 명단을 작성해 채용 과정에서 참고자료로 활용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논란을 빚은 바 있다. 명단의 명칭은 ‘심사숙고 고려대상자 리스트’다. 쿠팡은 사업장 안전과 근로자 보호, 직장질서 유지를 위해 범죄행위나 욕설, 성희롱, 음주사고 등 문제를 일으킨 퇴사자를 대상으로 명단을 작성했다는 입장이다. 회사 측은 해당 명단을 삭제했다고 고용노동부에 설명했다.

이후 해당 행위를 법 위반으로 볼 수 있을지를 두고 논란이 빚어졌다. 근로기준법 제40조는 “누구든지 근로자의 취업을 방해할 목적으로 비밀 기호 또는 명부를 작성·사용하거나 통신을 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이를 자사가 아닌 '다른 사업장'으로의 취업 기회를 차단하는 행위로 한정해 해석한다면, 기업이 자사에 채용하지 않을 지원자를 내부적으로 분류하거나 채용 참고자료로 활용한 행위까지 범죄로 처벌하기는 어렵다.
고용노동부는 이번 사안에서 "다른 기업의 취업을 방해하기 위한 외부 공유 사실이 확인되지 않아, 자사 채용에 활용한 것만으로는 해당 조항을 적용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자사 채용에만 활용하는 것은 '취업 방해'가 아니라는 해석을 내놓은 것이다. 관련해서는 명확한 판례 등이 존재하지 않는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전문가들 다수가 취업 방해는 제3자 취업에 대한 방해로 봐야 한다고 봤다"며 "(블랙리스트 활용을) 자사 채용에 한정한다면 이걸 근로기준법으로 의율하기는 어렵다는 의견을 줘서 종합적으로 검토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형사처벌은 죄형법정주의에 따라 법률에 명확한 근거가 있어야 하는 만큼, 조항의 적용 범위를 자사 채용까지 넓히려면 구체적인 법적 근거와 판례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곽용희 기자 ky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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