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하이닉스가 올해 3분기 사상 처음으로 분기 매출 100조원을 넘어섰다. 영업이익도 83조원을 웃돌며 역대 최대 기록을 다시 썼다. 인공지능(AI) 메모리 수요 증가에 HBM4와 서버용 D램 등 고부가 제품 판매가 확대된 영향이다. 영업이익률은 무려 약 80%에 달했다.
시장 눈높이도 훌쩍 넘어섰다. 3분기 실적 컨센서스는 매출 98조2257억원, 영업이익 76조9640억원 수준이었다. 실제 매출은 전망치를 약 6조3898억원, 영업이익은 약 6조3698억원 웃돌았다.
실적을 끌어올린 것은 AI 데이터센터를 겨냥한 고부가 메모리였다. HBM4 출하가 본격화된 가운데 서버용 DDR5 판매가 크게 늘면서 D램 실적 성장을 이끌었다. 낸드에서도 321단 TLC 기반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eSSD) 판매가 확대됐다.
재무 여력도 크게 늘었다. 3분기 말 현금성 자산은 114조5000억원으로 전분기보다 26조5000억원 증가했다. 차입금은 2조8000억원 줄어든 15조8000억원을 기록하면서 순현금은 98조7000억원으로 확대됐다.
회사는 이 같은 흐름이 이어지면서 2030년까지 메모리 수요가 공급을 웃도는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AI 투자의 주체 역시 일부 빅테크를 넘어 일반 기업과 국가 단위로 확대되면서 글로벌 AI 데이터센터 인프라 시장도 꾸준히 성장할 것으로 봤다.
당장 4분기부터는 HBM 제품 구성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SK하이닉스는 연말까지 M15X 생산능력을 최대 수준으로 끌어올려 HBM4 생산을 늘릴 계획이다. 4분기에는 HBM4가 출하량과 매출 모두에서 HBM3E를 앞지르며 주력 제품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회사는 예상했다.
D램에서는 10나노급 6세대(1c) 공정 비중을 빠르게 높이고 DDR5와 AI 서버용 LPDDR5 SOCAMM 판매를 확대한다. 낸드는 4분기 321단 공정 비중을 국내 생산능력의 절반 이상으로 높여 고성능·고용량 eSSD 공급을 늘릴 계획이다.
일부 고객과는 통상 5년인 계약 기간을 더 늘리는 방안도 선제적으로 논의하고 있다. 가격 역시 고정하는 대신 고객과 합의한 범위 안에서 시장 상황을 반영하도록 해 장기 수요를 확보하면서도 수익성을 지키겠다는 전략이다.
확보한 수요를 바탕으로 투자 규모도 키운다. 내년에는 용인 1기 팹이 본격 가동에 들어가는 등 국내외 생산 인프라 투자가 확대되면서 전체 투자 규모가 올해보다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다만 고객 수요와 제품 경쟁력, 수익성, 투자 효율성 등을 고려해 시기와 규모는 탄력적으로 조절한다는 방침이다.
이날 이사회에서는 3분기 현금배당 14조원과 자사주 매입 20조원도 결의했다. 주당 배당금은 2만원으로 실적 개선을 반영한 배당 1만원과 키옥시아 투자 성과를 나누는 특별배당 1만원으로 구성됐다. 회사는 올해 키옥시아 투자로 실현한 수익 대부분을 주주에게 돌려준다는 방침이다.
SK하이닉스는 "앞으로도 견조한 메모리 수요 성장과 기술 경쟁력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성과를 만들고, 이를 주주와 꾸준히 나누겠다"고 밝혔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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