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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가야 하는데…진성준 발목 잡은 35년 전 과거? [정치 인사이드]

입력 2026-10-29 19:34  

미국 가야 하는데…진성준 발목 잡은 35년 전 과거? [정치 인사이드]



더불어민주당 소속 진성준 국회 국방위원장의 미국 방문이 비자 문제로 차질을 빚으면서 과거 주한미군 철수 주장과 최근 대미 발언까지 다시 도마에 올랐다. 국민의힘은 국가보안법 위반 전력까지 거론하며 국방위원장직 사퇴를 요구했지만, 미국 측이 실제 심사 과정에서 이런 행적을 문제 삼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29일 정치권에 따르면 진 위원장은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미국 정부가 관용비자(A-2)를 내주지 않았다고 알리며 강하게 반발했다. 국회 국방위원회는 다음 달 1~5일 미국 하와이 인도태평양사령부를 찾아 한미 안보협력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었다.

진 위원장은 "대한민국 국민이 선출한 국회의원이자 동맹국 국회의 국방위원장에 대한 미국의 비자 거부는 대한민국 국회의 위상을 무시하고 한미동맹의 근간인 상호 존중과 신뢰를 훼손하는 처사라 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 35년 전 '미군 철수' 전력 재조명
진 위원장은 군 복무 당시 '의병회'라는 조직을 꾸리고 주한미군 철수 등을 주장한 혐의로 1991년 국가보안법 위반 등에 따라 징역 3년과 자격정지 3년을 선고받았다. 이후 1995년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사면·복권됐고, 본인은 해당 사건이 민주화운동으로 공인된 사안이라는 입장을 유지해왔다.

최근에도 미국의 정책이나 주한미군 고위 관계자 발언을 두고 비판적인 시각을 여러 차례 드러냈다. 지난해 7월 민주당 정책위의장이던 진 위원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의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을 연간 100억달러까지 올려야 한다고 언급하자 "동맹국에 대한 존중이나 예의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과도하고 또 무도한 요구"라고 날을 세웠다.

지난달 미국의 호르무즈 해협 파병 요청을 두고는 헌법상 평화주의 원칙과 국토방위 의무에 부합하는지 따져봐야 한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파병 문제를 원자력협정 개정이나 핵추진 잠수함 논의와 연계하는 방식에도 부정적인 태도를 보였다.

지난 17일에는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 발언을 문제 삼기도 했다. 브런슨 사령관이 유엔군사령부 관점에서 대한민국은 비무장지대(DMZ) 남쪽 철책선에서 시작한다고 언급하자 진 위원장은 페이스북에 "대한민국의 영토를 한반도와 그 부속 도서로 규정한 우리 헌법과 배치되는 것"이라고 적었다.

이어 "대한민국 영토주권을 부정하는 유엔군 사령관의 인식을 반드시 바로잡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국힘 "왜곡된 안보관"…사퇴 압박
국민의힘은 진 위원장의 과거 전력과 최근 한미관계 상황을 연결하며 공세 수위를 끌어올렸다. 신동욱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정청래 전 대표는 그렇다 치고 진성준 국방위원장의 하와이 방문이 무산됐다는 얘기는 한미관계에서 굉장히 심각한 문제"라며 "사실 미국은 이런 방식으로 동맹국에 대한 불만을 간접적으로 표현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정 전 대표는 학생운동 시절 주한미대사관저에 화염병을 들고 들어간 문제, 진 위원장도 국가보안법 위반 전력으로 실형을 산 전력을 문제 삼는 것 같다"며 "이런 문제는 정부가 물밑 접촉을 통해서 잘 풀어나가야 한다. 당사자들이 마냥 볼멘소리하는 건 외교 관례로도 절대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박성훈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번 사안을 "이재명 정부와 민주당의 왜곡된 안보관, 그리고 무책임한 인사 배치가 초래한 외교적 망신이자 한미동맹의 신뢰에 경고등을 켠 안보 참사"라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이번 사태에 대해 국민과 국군 장병 앞에 석고대죄하고, 진 위원장 역시 국방위원장직 사퇴를 포함한 책임 있는 결단을 내리라"며 사퇴 압박에 나섰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도 페이스북에서 이번 비자 문제를 "한미동맹에 드리운 심상치 않은 난기류를 보여주는 장면"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정청래 의원의 비자 발급 지연과 한미안보협의회의(SCM) 일정 연기 등을 함께 거론하며 정부의 외교·안보 정책 전반을 점검해야 한다는 취지의 입장을 냈다.

반면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에서는 미국 정부가 국회의 공식 방문 일정에 차질이 생긴 배경을 설명할 필요성을 제기했다.
◇ 2014년엔 방미…이번엔 판결문 요구
미국 측은 진 위원장의 과거 형사사건과 관련된 판결문 영문 번역본과 범죄경력 자료 등을 추가로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비자 심사에서 어떤 요소를 실제 판단 근거로 삼았는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진 위원장은 2014년 3월에도 국회 국방위원 자격으로 미국 태평양사령부를 방문했다. 과거에는 미국 입국이 가능했던 만큼 이번 심사 과정에서 어떤 차이가 있었는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앞서 정청래 의원 역시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를 위해 미국 방문을 추진했지만 비자 발급이 늦어지면서 감사 지역을 유럽으로 바꿨다.

미국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활동까지 검증할 정도로 최근 비자 심사 과정을 강화하고 있다. 미국 국무부는 2019년부터 대부분의 비자 신청자에게 최근 5년간 사용한 페이스북·인스타그램 등 SNS 계정 정보를 제출하도록 했다. 지난해에는 유학생 등을 대상으로 SNS 계정 공개를 요구하는 등 심사 범위를 확대했다.

실제로 지난해 3월 미국 학술행사에 참석하려던 프랑스 연구원이 입국을 거부당하자 프랑스 정부는 휴대전화에 담긴 트럼프 행정부 비판 메시지가 문제가 됐다고 했다. 이에 미국 측은 기밀 연구자료 문제를 사유로 제시했다. 다만 진 위원장이 신청한 A-2 관용비자는 일반적인 SNS 계정 정보 제출 의무의 예외 대상이다.

외교부는 진 위원장의 비자 발급 절차를 두고 "현재 관련 절차가 종결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국회의원의 원활한 공무 출장을 위해 미국 측과 소통을 이어가고 있다는 게 외교부 설명이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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