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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경기 6곳에 7.7만 가구…지자체들 "베드타운 안 된다"

입력 2026-10-29 19:02  


정부가 경기 김포·구리·하남·고양·의정부 5개 시의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을 풀어 7만6700가구를 공급하기로 하자, 해당 지방자치단체들이 일제히 산업용지 확보와 광역교통망 확충을 요구하고 나섰다.

주택 공급 확대의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일자리와 교통시설 없는 택지개발은 지방재정 부담과 서울 출퇴근 인구만 늘릴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국토교통부는 서울에서 5㎞ 이내에 있는 수도권 신규 공공주택지구 후보지 6곳을 29일 발표했다.

지구별로는 △김포아라 3만7000가구 △구리건원 1만4600가구 △하남미사 K-컬처 1만2000가구 △하남감일2 6500가구 △고양대곡지식융합 4000가구 △의정부다락원 2600가구다. 지난 8월 발표한 2만7000여 가구를 더하면 공급 규모는 약 10만4000가구에 이른다. 정부는 2030년까지 착공해 이르면 2033년부터 입주를 시작할 계획이다.

가장 강하게 반발한 곳은 전체 물량의 48.2%가 몰린 김포시다.

이기형 김포시장은 이날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시의 반대에도 정부가 일방적으로 신규 택지를 발표한 데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철저한 대책 없는 주택 공급은 김포를 소비형 베드타운으로 전락시킬 것"이라고 비판했다.

시는 9호선 김포 직결 연장 사업비를 광역교통개선대책에 반영하고, 향산·양촌대교 건설과 올림픽대로 확장을 추진해 달라고 요구했다. 아울러 공공임대주택이 늘면 지방세 약 1115억원이 줄고 재산세도 해마다 181억원가량 감소할 것으로 보고, 임대주택 비율 조정과 세수 손실 보전을 요청했다.

고양시는 '선(先) 산업, 후(後) 주택' 원칙을 내세웠다. 시 관계자는 "지난 30년간 중앙정부 주도로 17개 주택지구가 조성됐지만 산업기반은 인구 증가를 따라가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시 예산의 54.5%가 사회복지에 쓰이는 반면, 공업지역은 시 면적의 0.09%에 불과하다. 이에 대곡지구 자족용지를 주택용지보다 먼저 확정하고 이후 축소나 용도 변경을 막아야 한다며, 대곡역 복합환승센터 건설계획 확정도 요구했다. 신규 공급이 일산 1기 신도시 재건축에 미칠 영향도 우려했다.

의정부시도 공공주택지구 안에 도시첨단산업단지를 조성해 달라고 정부와 경기도에 요구했다.

과밀억제권역과 개발제한구역 등 중첩 규제로 산업시설 확충이 어려운 만큼,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경기주택도시공사(GH)가 산업용지 확보와 기업 유치를 지원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원기 의정부시장은 "주택 공급 확대가 지역의 부담으로만 남아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2개 지구에 1만8500가구가 들어서는 하남시는 미사섬 K-컬처 복합단지 조성과 감일2지구 자족용지 확보를 요구했다. 교산신도시의 광역교통시설 지연 전례를 들어 서하남IC 개선, 지하철 3호선 역사 신설, 위례신사선 감일 연장 등 교통시설을 입주 전에 완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현재 하남시장은 "주거와 일자리, 교통 인프라가 함께 갖춰지는 신도시 개발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구리시는 이번 발표를 기회로 평가했다. 사노동 일원의 구리건원지구는 물류단지 개발이 두 차례 예비타당성조사 문턱을 넘지 못해 장기간 표류해 왔다.

시는 농수산물도매시장을 이전·현대화해 수도권 동북부 유통 거점으로 키우고, 지하철 8호선 사노역 신설과 GTX-B 갈매역 추가 정차, 갈매IC 신설을 요구할 방침이다.

신동화 구리시장은 "단순한 주택 공급을 넘어 도시의 미래 발전 방향을 결정하는 사업"이라고 밝혔다.

지자체들의 요구는 산업용지 확보, 광역교통망 선제 구축, 지방재정 부담 완화로 압축된다. 그러나 수도권정비계획법 규제로 자족용지를 확보해도 기업 유치가 쉽지 않고, 철도·도로 건설에는 별도 재원과 행정절차가 필요하다. 주택 입주와 교통시설 개통 시기가 어긋나면 입주 초기부터 교통난이 빚어질 수 있다.
고양·김포·구리·의정부·하남=정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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