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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담 한마디에 中 광고서 삭제…음바페 '1300억' 날리나

입력 2026-10-31 08:02   수정 2026-10-31 08:15


프랑스 축구대표팀 주장 킬리안 음바페가 인터넷 합성사진을 두고 던진 농담 한마디로 중국 시장에서 퇴출 위기에 놓였다. 중국 기업들이 광고 계약을 잇달아 끊고 경기 중계까지 중단되면서 장기적인 상업 손실이 1억달러(약 1300억원)를 넘을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왔다.

3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논란은 음바페가 과거 프랑스 온라인 프로그램 '더 브리지'와 진행한 인터뷰 영상이 지난 26일 중국에서 확산하면서 시작됐다. 음바페는 자신을 소재로 만든 인터넷 밈 가운데 가장 재미있는 것을 묻자 "어떤 사람인데, 중국 독재자였던 것 같다. 거기에 내 얼굴을 합성한 것"이라는 취지로 답하며 웃었다.

음바페가 특정 인물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영상에는 중산복을 입은 마오쩌둥의 얼굴에 음바페의 얼굴을 합성한 이미지가 삽입됐다. 중국에서는 음바페가 중화인민공화국을 세운 마오쩌둥을 '독재자'라고 부르며 조롱했다는 비판이 확산했다.

중국 기업들의 대응은 빨랐다. 음료업체 둥펑음료는 "민족 감정을 해치는 모든 행위에 반대하며 무관용 원칙을 적용한다"며 음바페와의 모든 협력을 즉시 종료한다고 발표했다.

중국 최대 유제품 업체 멍뉴와 치즈업체 먀오커란둬도 같은 날 계약 해지를 선언했다. 중국 현지 보도에 따르면 이들 브랜드와 음바페가 맺은 광고 계약 규모는 모두 5000만위안, 약 1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국제 브랜드들도 중국 소셜미디어 계정에서 음바페 관련 게시물을 삭제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생활 플랫폼 샤오훙수는 음바페와의 계약이 2024년 말 이미 끝났다고 선을 그으면서도 남아 있는 홍보물을 내리겠다고 밝혔다.

파장은 축구 중계로 번졌다. 중국 매체들은 중국중앙TV(CCTV)가 음바페가 출전하는 스페인 프로축구 프리메라리가 경기 방영을 중단하고 관련 광고도 내렸다고 보도했다. 다만 CCTV가 중계 중단의 구체적인 기간과 범위를 공식적으로 공개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중국축구협회도 레알 마드리드 측에 공식 항의했다. 협회는 음바페와 레알 마드리드에 공개적이고 정식인 사과를 요구하면서 "중국 국민의 감정을 해치는 어떠한 발언에도 단호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음바페는 지난 27일 중국어와 영어, 프랑스어로 사과문을 올렸다. 그는 "내 발언은 신중하지 못했고 중국과 전 세계 중국계 공동체의 많은 사람에게 상처를 줬다는 사실을 이제 이해한다"며 "중국 국민과 역사에 깊은 존경심을 갖고 있으며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밝혔다.

레알 마드리드와 라리가도 유감을 나타냈다. 라리가 측은 해당 발언이 음바페 개인의 의견이며 라리가를 대표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으면서 중국 팬들에게 사과했다.

중국 외교부는 음바페의 사과에 대해 "당사자가 한 사과를 중시한다"고 짧게 답했다. 하지만 관영매체의 비판은 계속됐다.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공인이 레드라인을 넘으면 기업에 '부정적인 자산'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중국이 강하게 반응한 배경에는 마오쩌둥의 상징성이 있다. 마오는 1949년 중화인민공화국을 세운 지도자로 중국 공산당의 역사적 정통성을 상징한다. 대약진운동과 문화대혁명으로 막대한 인명 피해를 초래했다는 국제사회의 평가에도 중국 내부에서는 공개적인 풍자나 희화화가 금기시된다.

이번 사태로 음바페가 치러야 할 비용은 이미 해지된 광고 계약에 그치지 않을 수 있다. 영국 가디언은 중국 스포츠산업 전문가를 인용해 음바페의 중국 내 상업적 가치가 연간 최대 3000만달러에 이를 수 있다고 전했다. 중국 베이징청년보는 음바페가 중국 시장의 장기적인 광고·사업 기회를 잃는다면 잠재 손실이 최소 1억달러에 달할 수 있다는 스포츠 경제 전문가의 추산을 소개했다.

레알 마드리드와 라리가가 즉각 사과에 나선 것도 중국 시장의 영향력과 무관하지 않다. 레알 마드리드가 인용한 닐슨스포츠 자료에 따르면 중국 내 구단 팬은 약 9700만명으로 추산된다. 중국은 미국을 제치고 레알 마드리드의 최대 해외 시장으로 꼽힌다.

중국 시장에서 정치·역사 문제를 건드린 스포츠계 인사가 대가를 치른 사례는 과거에도 있었다. 2019년 당시 미국프로농구(NBA) 휴스턴 로키츠 단장이던 대릴 모리가 홍콩 민주화 시위를 지지하자 CCTV는 NBA 경기 중계를 중단했다. NBA가 입은 손실은 약 4억달러로 추산됐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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