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공원 경기장에 보관됐던 투표지 공개 검증을 둘러싸고 여야가 정면으로 충돌했다. 국민의힘은 검증 대상이 된 투표지 전체를 증거로 보전하지 않아 절차적 정당성이 훼손됐다고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부정선거론을 정치생명 연장에 이용하고 있다며 맞섰다.
31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선거관리위원회 특검팀이 올림픽공원에서 반출한 투표지 전부에 대해 즉각적인 증거보전 조치를 하지 않은 점을 문제 삼았다.
함인경 국민의힘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국민의힘은 공개검증 당시부터 이의가 제기되지 않은 투표지까지 철저히 보전할 것을 요구했다"며 "증거보전은 국민의힘이 거듭 요구해야 할 사안이 아니라 공개검증에 앞서 당연히 전제돼야 할 기본적인 절차"라고 주장했다.
이어 "투표지를 반출하고 다음 날 늦은 오후가 돼서야 언론 브리핑을 통해 설명한 보전 조치가 과연 적절했느냐"며 "애초부터 증거물의 분류·이송·보관 전 과정에서 투명성과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특검팀은 전날 검증 과정에서 별다른 이의가 제기되지 않은 투표지에 대해서도 추후 추가 검증 가능성에 대비해 선관위에 현 상태로 보전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검증이 끝난 뒤 보전 방침을 설명한 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입장이다. 투표지가 현장에서 반출되기 전부터 분류와 이송, 보관 방식이 투명하게 공개됐어야 한다는 것이다.
방송사의 현장 촬영이 뒤늦게 허용된 점도 쟁점으로 삼았다. 함 대변인은 "현장에서 약 3시간에 걸친 요구 끝에 받아들일 일이 아니라 당연히 보장했어야 할 절차"라며 "검증 과정을 국민에게 충분히 보여주지 않는다면 무엇을 위한 공개 검증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의 공세를 부정선거 의혹을 이어가기 위한 정치적 행위로 규정했다. 특히 장 대표가 검증 결과를 받아들이기보다 특검의 신뢰성까지 흔들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주희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에서 장 대표를 향해 "국민의 참정권을 자신의 정치생명 연장용 밑천으로 삼는 정치를 즉각 멈추라"며 "자신의 주장만 진실이고 나머지는 모두 음모라는 억지를 버리라"고 촉구했다.
이어 장 대표가 특검 수사를 '도적질'이라고 표현한 데 대해서도 "발언을 철회하고 자신의 주장과 다른 결과라도 받아들이겠다고 분명히 답하라"며 "국민의힘까지 참여해 추천한 특검마저 못 믿겠다면 도대체 어쩌자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특검 구성의 정당성도 강조했다. 이 원내대변인은 "선관위 특검은 대한변호사협회와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의 후보 추천, 여야 동수 국민추천위원회의 만장일치를 거쳐 임명됐다"며 "국민의힘이 함께 만든 검증 절차까지 걷어차는 것은 스스로 공당 대표의 자격을 내팽개치는 행태"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이 투표지 관리 절차의 투명성을 문제 삼은 반면 민주당은 여야 합의로 구성한 특검 결과부터 수용해야 한다고 맞서면서 공개 검증을 둘러싼 공방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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