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가 15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사들여 소각한다는 소식과 광고 및 커머스 사업의 성장세에 힘입어 반등했다. 이번주 급락장세 속에서도 카카오 주가는 9%대 상승했다. 그러나 증권사들은 잇달아 목표주가를 낮추며 신중한 평가를 내놨다. 주가 상승세가 이어지려면 인공지능(AI) 사업이 실제 돈을 벌 수 있다는 점을 증명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주주환원 실행과 본업의 성장세가 매수세를 자극한 것으로 풀이된다. 카카오는 지난 5일 15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해 전량 소각하기로 했다. 카카오는 내년 2월 투자와 자회사 관리를 맡는 존속법인 카카오X와 카카오톡 기반 AI 사업을 담당하는 신설법인 카카오AI로 인적분할할 예정이다. 이번 자사주 소각은 분할 이후 카카오X가 집행하려던 3000억원 규모 계획 중 절반을 앞당긴 것이다.
3분기 연결 매출은 2조867억원, 영업이익은 2403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각각 6%, 7% 늘었다. 주력인 플랫폼 부문 매출은 1조2350억원으로 16% 증가했다. 디스플레이 광고 매출과 커머스(쇼핑) 거래액은 각각 35%, 13% 늘었다. 별도 영업이익은 1178억원으로 17% 증가했다.
연말 AI 서비스 출시 기대도 더해졌다. 카카오는 다음달 카카오톡 기반 AI 서비스 '카나나 스페이스'의 시범 서비스를 시작한다. 카카오톡 내부 기능과 외부 서비스를 AI로 연결하는 구상이다. 연내 AI 서비스 월간활성이용자(MAU) 1000만명을 확보하고, 2028년 AI 사업 손익분기점을 달성한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본업의 성장에도 AI 수익화와 콘텐츠 회복까지 시간이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3분기 영업이익은 시장 전망치 2483억원을 3.2% 밑돌았다. 플랫폼 매출이 17% 증가한 반면 콘텐츠 매출은 6% 감소했다. AI 서비스 부문 영업손실은 64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80억원 확대됐다.
정의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에이전틱 AI 수익화의 검증 시점이 뒤로 밀린 점을 반영해 목표 주가수익비율(타겟 PER)을 기존 30배에서 25배로 하향했다"고 설명했다.
카카오톡 이용자를 AI 서비스로 끌어오는 데서 나아가 실제 광고와 거래로 연결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고준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신규 광고 지면, 중소형 광고주 유입을 통한 성장은 긍정적이나 주가 방향성은 전적으로 카나나 스페이스가 결정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반등은 순환매라는 시각도 있다. 이효진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최근 2년간 반도체에 쏠렸던 자금의 일부가 회귀하는 순환매 성격으로 판단한다"고 짚었다.
인적분할 이후 AI 투자와 주주환원 확대가 기업가치 재평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김소혜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낮아져 있는 현 주가 수준에서는 AI 에이전트 사업 성과에 따른 단기 변동성보다 분할 이후 AI 투자 확대와 주주환원 강화가 실제 경영 성과로 이어지는 중장기 방향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연지 한경닷컴 기자 kongz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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