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發 채권 금리 급등에 긴장하는 기업·금융사들

입력 2016-11-21 06:35  

회사채 발행 연기·포기 속출…증권사들 평가손 우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정책 우려감으로 채권 금리가 연중 최고치 행진을 이어가면서 채권 발행으로 자금을 조달하는기업은 물론이고 은행과 증권사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금리가 뛰면 기초체력이 약한 기업들은 자금조달 경로가 막힐 우려가 커지고,은행들은 여신 건전성이 나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채권을 주요 자산으로 보유한 증권사들은 채권값 하락으로 평가손실 위험에노출된다.

2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3년 만기 무보증 회사채(AA-, BBB- 기준) 금리는지난 18일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AA- 등급 3년물 금리는 미국 대선 결과가 나온 직후인 지난 10일 연 1.884% 수준이었으나 이후 7거래일 연속 상승해 18일 2.132%로 연중 최고치로 마감했다.

같은 기간 BBB- 등급 3년물 금리도 연 7.987%에서 8.246%까지 올라 연중 최고치로 뛰었다.

국고채 금리도 1년물을 제외하고 3·5·10·20·30·50년물 모두 연중 최고치행진을 이어갔다.

이는 트럼프 정부에서의 국채 발행을 통한 재정지출 확대 가능성과 재닛 옐런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12월 정책금리 인상 시사 발언 때문이다.

이 여파로 우리나라 회사채 발행시장도 얼어붙고 있다.

기업들과 금융기관은 금리 상승으로 이자비용이 늘어날 것을 우려해 회사채 발행을 미루거나 선뜻 나서지 못하는 분위기다.

KEB하나은행은 이달 중 2천억원 규모의 코코본드(조건부 자본증권)를 발행하기로 했다가 다음 달로 연기했다.

일부 LG 계열사들도 연내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 차환 발행을 결정짓지 못한상황이다.

채권시장 관계자는 "올해 회사채 발행시장은 트럼프 당선 이후 사실상 조기폐장분위기"라며 "내년 초까지 관망세로 갈 것 같다"고 말했다.

일부 기업은 급한 불을 끄기 위해 단기성 자금인 기업어음(CP) 발행으로 눈을돌리고 있다.

롯데쇼핑[023530]은 롯데 사태 이후 CP 차환으로 자금조달을 대신하고 있다.

호텔롯데도 내년 기업공개(IPO) 시기에 맞춰 회사채를 발행하기로 하고 최근 CP발행을 통해 자금을 운용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금리 상승으로 한계기업들의 자금조달이 막히면서 금융권으로 위험이 전이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이혁준 나이스신용평가 연구원은 "금리 상승은 한계기업의 자금조달을 어렵게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금리 상승으로 우리나라 금리가 뛰는 상황에서 금리 상승을감당하기 어려운 기업과 가계가 늘어나면 결국 은행의 여신 건전성이 나빠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채권 투자로 짭짤한 수익을 내던 증권사들도 금리 급등으로 긴장하고 있다.

자산 기준 상위인 NH투자·삼성·미래에셋대우·한국투자·미래에셋·신한금융투자·현대·대신·메리츠·하나금융투자·키움 등 11개 증권사가 보유한 채권 규모는 113조원에 달한다.

이들 증권사는 적게는 7조∼8조원, 많게는 15조∼20조원의 채권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유신 서강대 교수는 "채권금리가 급등하면 증권사들은 채권값 하락에 따른 평가손실로 수익이 줄어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보유채권 평가손실을 줄일 방법은 없지만, 국제선물이나 스와프 등 파생상품을 헤지수단으로 활용해 전체 손익을 관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관련 증권사들의 채무보증 손실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금리 상승은 부동산 PF 대출 금리 인상으로 이어져 건설사들의 자금 부담이 되기 때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부동산 경기가 악화하거나 시공사가 부도 나면 부동산 PF 관련 채무보증을 한 증권사들도 손실을 보게 된다"고 설명했다.

khj91@yna.co.kr(끝)<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