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투자'증권사와 그냥 증권사, 뭐가 다른가요?

입력 2011-08-25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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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업계에 문외한이던 기자는 늘 궁금해 하던 점이 있었습니다.

대우증권은 대우`투자`증권이 아니고 우리`투자`증권은 왜 우리증권이 아닐까.

사명에 `투자`가 들어간 증권사와 그렇지 않은 증권사는 어떤 점이 다른걸까.

올 초 대우증권과 우리`투자`증권 합병설이 돌자 기자는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 대우증권이 드디어 `투자`증권이 되려는건가

기획취재 아이템으로 삼고 오래전부터 생각했던 바를 실행에 옮긴 기자는 곧바로 취재를 접어야 했습니다.

기자의 오랜 호기심이 허무하게 끝났기 때문이죠.

증권업계 관계자들이 기자에게 내놓은 대답은 하나같이 "별 의미없다"는 것이었습니다.

2000년대 들어 투자은행(IB) 개념이 강조되면서 증권사들도 IB에 대한 생각을 강하게 했다고 합니다.

따라서 새 주인이 들어선 증권사들은 사명에 `투자`를 넣었고 그 결과 동원증권은 한국`투자`증권으로, 서울증권은 유진`투자`증권으로, 신흥증권은 HMC`투자`증권으로 명실상부한(?) `투자`증권이 됐습니다.

2008년 출범한 신설 증권사들도 트렌드에 맞춰 대부분 사명에 `투자`를 넣었습니다.

KB`투자`증권이 그렇고, IBK`투자`증권이 그렇고, LIG`투자`증권도 그렇고 KTB`투자`증권도 그런 경우입니다.

2009년 2월 자본시장법 시행으로 증권업협회도 이름을 금융`투자`협회로 바꿨고 같은해 9월 굿모닝신한증권도 신한금융`투자`로 이름을 변경했습니다.


그렇다면 사명을 계속 **증권으로 고수하는 증권사들은 왜 그런 걸까요?

그 이유도 간단했습니다.

사명 변경은 오랜 기간 쌓아온 브랜드 가치와 CI교체 비용 등을 고려할 때 쉽지 않은 문제라는 겁니다.

CI교체 비용은 회사들이 밝히기를 꺼려하는데 대개 수십억원에서 수백억원이 소요된다고들 추정합니다.

따라서 트렌드에 맞게 대우증권이 대우`투자`증권이 되고 현대증권이 현대`투자`증권이 되는 것은 간단한 문제가 아니라고 합니다.

지난해 5월 대신증권이 CI를 교체하면서 사명은 끝까지 대신증권을 고수한 이유도 바로 대신(大 큰 대, 信 믿을 신)증권이라는 브랜드 가치 때문이죠.


2005년 3월 LG`투자`증권과 우리증권이 합병하면서 우리`투자`증권이 출범했습니다.

우리`투자`증권은 두 합병 법인의 사명을 합치다보니 자연스럽게 `투자`증권이라는 이름을 쓴 경우죠.

그렇다면 LG`투자`증권은 과거에 어떤 이유로 남들보다 앞서서 `투자`증권이란 이름을 달았을까요?

그건 1999년 LG증권이 LG종금과 합병하면서라고 합니다.

종금의 성격을 사명에 넣다보니 `투자`증권이라는 이름을 남들보다 조금 앞서서 쓰게 된 겁니다.


그럼 하이`투자`증권은 또 어떻게 이름에 투자를 넣게 됐을까요?

2008년 현대중공업 그룹에 편입된 하이`투자`증권의 전신은 CJ`투자`증권인데, CJ`투자`증권은 1989년 설립한 제일`투자`신탁을 모태로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하이`투자`증권은 요새 유행어로 태생부터 `투자`인 모태 `투자`증권인 셈입니다.

저와 같은 궁금증을 갖고 계셨던 분들.. 궁금증이 좀 풀리셨나요?

한 마디로 `투자`증권이든 그냥 증권이든 별 차이 없다는 얘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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