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우리만 힘든게 아니었어요"

입력 2011-09-02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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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아시아 및 유럽의 제조업이 지역별 차이를 보이기는 했으나 전반적으로 2009년 중반 이후 가장 저조한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는 세계 경제가 올하반기에는 회복될 수 있을 것이란 앞서의 전망을 어둡게 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각국 중앙은행이 추가 부양 조치를 취할 가능성이 더 높아진 것으로 분석된다고 블룸버그가 1일 관측했다.

JP 모건이 미국, 일본, 독일, 프랑스, 영국, 중국 및 러시아 등의 데이터를 취합해 산정하는 세계 제조업 구매관리지수(PMI)는 8월에 50.1로 전달보다 0.6포인트 하락했다고 로이터가 전했다.

지수가 50 이상이면 `경기 확장`을 의미하는 것으로 8월 수치는 여기에 간신히 `턱걸이`한 것이라고 로이터는 분석했다.

JP 모건의 데이비드 헨슬리는 로이터에 "8월 지수는 전세계 제조업이 올하반기를 미약하게 출발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위 지수인 신규 주문의 경우 7월에 49.9이던 것이 8월에 49.4로 더 떨어져 2009년 4월 이후 최저를 기록했다.

JP 모건은 미국, 유로권, 중국, 영국 및 브라질의 신규 비즈니스가 더 위축된 것이 주요 원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했다.

마킷 이코노믹스가 분석한 유로권 제조업 PMI의 경우 7월에 50.4이던 것이 8월에는 49로 하락해 지난 2009년 9월 이후 처음으로 50을 밑돌았다.

가디언은 당시 유럽이 침체에 허덕였음을 상기시키면서 이 때문에 유로권이 `더블딥`(이중 침체)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더 높아졌다고 지적했다.

경제전문가 가운데 대표적 비관론자인 뉴욕대의 누리엘 루비니 교수는 블룸버그 TV 회견에서 "미국뿐 아니라 유로권과 영국도 성장이 둔화되는 국면에 도달했다"면서 "내년의 더블딥 가능성을 60%로 본다"고 밝혔다. 루비니는 이를 견제할 수 있는 "정책 수단도 소진됐다"고 경고했다.

로이터도 유로권 제조업 지수가 2년여 만에 처음으로 위축 국면을 보였다면서 앞서 나온 한국과 대만의 신규 수출 주문 지수들도 급락한 점을 상기시켰다. 유로권 위축의 파급 효과가 본격 가시화되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파이낸셜 타임스도 2일 `세계 경제 회생 희망이 타격받고 있다`는 제목의 1면 머리기사에서 아시아, 유럽 및 미국의 PMI를 조사한 결과 제조 부문과 주문이 모두 2009년 중반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나타냈다고 전하면서 2009년 중반 시점은 세계 경제가 침체에서 힘겹게 벗어나던 때임을 상기시켰다.

그나마 미국과 중국은 상대적으로 상황이 나은 것으로 분석됐다.

전미구매관리협회(ISM)가 산정한 PMI는 8월에 50.6으로 월가에서 예상했던 48.5를 웃돌았다. 그러나 이는 2009년 7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 메릴 린치의 닐 뒤타 애널리스트는 파이낸셜 타임스에 "이런 지표는 미 경제가 미약하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붕괴되지는 않을 것임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IHS 글로벌 인사이트의 나이젤 골트 미국 수석 이코노미스트도 로이터에 "미국이 미약하나마 성장을 이어간다는 증거"라면서 "침체에 빠지면 통상적으로 지수가 40포인트 전반 수준으로 주저앉는 점"을 상기시켰다.

PNC 파이낸셜 서비스의 스튜어트 호프먼 수석 이코노미스트도 "미국이 (아직은) 더블딥 기미를 보이지 않는 것으로 8월 PMI가 나와 다행"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백악관은 1일 미국의 올해와 내년 성장 전망치를 앞서보다 크게 떨어뜨려 상황이 결코 좋지 않음을 뒷받침했다.

백악관 예산관리국(OMB)은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1.7%, 내년의 경우 2.6%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2월 전망치인 2.7%와 3.6%에서 모두 크게 하향 조정된 것이다.

중국의 경우 공식 PMI가 9월에 50.9로 전달보다 0.2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1일 발표됐다. 8월 수치는 로이터와 블룸버그의 전문가 예상치 평균 51에도 부합하는 수준이라고 마켓워치가 전했다.

이로써 중국의 공식 PMI는 지난 3월 이후 첫 월간 증가세를 기록했다.

HSBC와 마킷 그룹이 산정하는 PMI도 7월에 49.3이던 것이 49.9로 상승했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 메릴 린치의 팅 루 애널리스트는 마켓워치에 "중국 경제가 연착륙할 것이란 우리의 판단은 불변"이라면서 중국이 올하반기 연율 기준 약 9% 성장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마켓워치는 그렇다고 중국 경제 전망이 밝기만 한 것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HSBC와 마킷 그룹의 PMI 가운데 신규 주문이 7월에 50.4이던 것이 8월에 48.3으로 떨어졌으며 생산 물가의 경우 56.3에서 57.2로 상승했음을 마켓워치는 강조했다.

중국 경제를 여전히 주도하고 있는 수출 전망이 밝지 않으며 베이징 지도부가 긴장해온 인플레 부담도 여전함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마켓워치는 분석했다.

한편 블룸버그는 주요 지역의 제조업이 일부 차이는 있으나 이처럼 전반적으로 부진함에 따라 중앙은행이 또다시 부양책을 취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ING 그룹의 카르스텐 브르제스키 유럽 시니어 이코노미스트는 블룸버그에 "신규 제조업 지표들은 세계 경제가 또다른 슬럼프에 빠질 위험이 커졌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면서 이런 상황에서 "모두가 중앙은행을 쳐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문제는 중앙은행이 진정으로 또다시 개입하길 원하느냐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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