덱시아의 경고

입력 2011-10-06 11:16   수정 2011-10-06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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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이 급등 아니면 급락이다.
물론 그 원인을 제공하는 곳은 그리스라는 작은 나라다.
이제 하루 2~3%의 움직임에는 별 느낌도 없을 정도다.
유럽 시장의 은행들은 하루에 3~4% 하락하는 것에 대해 약보합이라는 표현을 쓸 정도로 변동성이 일상이 되어버리고 있다.

지난 목요일 새벽에는 독일 증시가 거의 5% 가까이 수직상승했는데, 현재 그리스의 실사 팀 중 고위관리가 “어렵지만 그리스는 반드시 지원을 받게 될 것”이라는 말이 로이터에 보도되면서 강한 매수세가 형성되었다.
하지만 달랑 하루 전에는 그리스에 대한 그리스에 대한 구제금융이 13일에서 다음 달 중순으로 밀렸다는 소식에 독일 시장은 급락했었다.
이에 대해서도 분명한 해명을 했는데, 실사와 지원금이 한 달이나 미루어진 이유는 EU 측에서 2014년까지의 계획이 필요하다고 요청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즉 확실하게 장기플랜을 세워 그리스 문제가 다시 시장에 나오지 않게 하기 위함이라는 것이다.
하루 전 급락의 이유에 대한 해명이 있었고 그리스가 분명하게 돈을 받을 것이라는데 주가가 오르지 않을 이유가 없다.

그런데 이처럼 작은 나라의 뉴스에 전 세계 증시가 요동을 치는 이유는 뭘까?
그 이유는 그리스의 위기가 곧 시스템 위기와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아마도 그리스에 쿠데타가 일어났다고 해도 AAA 국가의 주식 시장을 들었다 놨다 할 정도의 황당한 흐름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다.
즉, 그리스의 국채의 디폴트 여부가 유로화의 존폐와 직결될 수 있는 아주 중요한 키를 쥐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지난 수요일, 이를 증명할 수 있는 사건이 마침내 터지고 말았다.
지금까지 흥부네 막내아들(그리스)이 폐렴이 걸렸었지만 방이 하나라 격리도 못 시키고 윗목에 두고 같이 생활하기로 했는데 마침내 셋째 딸(덱시아)이 기침을 시작한 것이다.
그리스 국채의 헤어컷으로 인한 과도한 감액상각이 스스로 자본잠식에 빠지게 만들었는데 이는 그동안 시장에서 걱정했던 심각한 전염현상이 가시화된 사건이었다.
지금까지는 셋째 아들 만 바라보며 낫기를 기다렸지만 당장 셋째 딸이 콜록 거리기 시작하면서 그대로 방치하다가는 다 죽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이다.
결국 덱시아의 위기가 주는 교훈은 그리스의 파산이 은행권의 파산으로 이어질 수 있고 이는 유로존을 끝장 낼 수도 있다는 아주 중대한 경고였던 셈이다.

무엇보다도 고집불통이던 독일의 쇼이블레 재무장관은 물론이고 앙겔라 메르켈 총리마저 은행들의 자본 확충 계획에 동의하겠다고 즉각 발언했다는 것은 특히나 감동적이었다.
이제 시장은 조금 더 공조를 위한 노력을 개시할 공산이 크다.

<글. 박문환 <a href=http://sise.wownet.co.kr/search/main/main.asp?mseq=419&searchStr=003470 target=_blank>동양종금증권 강남프라임센터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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