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미술산책(12) 어느 내과의사의 꿈 - Dr. Park Gallery

입력 2011-10-11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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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박 갤러리-김건주 개인전<Monolgue>展

서울 근교에 위치한 양평은 남한강 경치가 아름다워서 반나절 드라이브 코스로 사람들이 즐겨 찾는 장소이다. 남한강변을 차로 달리다 보면 푸른 강과 산의 경치와 어울리는 녹슨 암적색 코르텐 건물이 눈에 띈다. 마치 리차드 세라(Richard Serra, 미국조각가)의 거대한 조각물처럼 보이는 이 건물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건축가 승효상이 설계한 닥터박 갤러리이다. 2006년 개관한 닥터 박 갤러리는 내과의사인 박호길 대표의 평생 꿈이 고스란히 담긴 현대미술 갤러리이다.

1970년대 후반부터 근현대 미술품 콜렉션을 시작한 박대표는 ‘미술은 공적인 자산이며 사회 문화적 책임을 가지고 동시대 사람들과 나누어야 한다’는 미술품 수집에 관한 남다른 신조를 가지고 있었다. 박대표는 상업화 되어가는 남한강변의 모습이 안타까워 양평에 문화복합공간을 마련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는 닥터박 갤러리가 강변문화벨트의 시작이 되어 도시인들에게 좋은 미술감상의 기회를 제공하는 역할을 했으면 하는 바램으로 갤러리를 운영하게 되었고 현재 많은 젊은 미술인들을 후원, 양성하고 있다. 요즘같이 개인화 되어가는 시대에 이렇게 바람직한 취지를 가진 공간 운영자를 만난다는 것만으로도 저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닥터 박 갤러리 외관>

지금 닥터 박 갤러리에서 감상 할 수 있는 전시는 조각가 김건주의 개인전인<Monolog>展 이다. 김건주가 전시장에서 보여주는 조형적 감성은 늘 새롭다. 20세기 초반 독일 바우하우스학파의 작가들이 보여주었던 대담하면서도 절제된 색상의 조화와 조형적으로 끊임없이 바뀌는 실험정신이 김건주의 작품에서도 재현되는 것 같다.

홍대 졸업 후 독일 뉘른베르크에서 유학하며 작품세계를 펼친 김건주는 작품에 그의 심리적 언어를 담아낸다. 김건주의 독특한 언어풀이 방법은 그만이 느끼고 생각하는 언어의 형상화로 이어진다. 이번 전시에서도 ‘Love, Art, Slow, My way’ 등 그의 삶에서 뗄 수 없는 단어들의 향연과 ‘나를 모방한다, 시간을 담는 방법’ 등 그의 독백이 마치 퍼즐처럼 그의 조각에 스며들어 있다.



<전시장 입구 전경>

언뜻보기에는 작품의 재료, 질감, 형태에서 오는 조형적 세련미와 율동미, 그리고 균형잡힌 무게감(Mass) 때문에 김건주의 작품은 이성적이고 객관적인 미를 가진 작품이라는 느낌이 든다. 하지만 시간을 가지고 작품을 찬찬히 살펴보면 사람들이 무심코 스쳐 지나가는 조각의 단면이나 옆면에 작가 본인의 삶의 이야기를 실어 마치 사람들과 소통하고 싶어하는 작가의 내면을 느껴진다. 김건주의 이번 <독백>이라는 전시는 예술 작품을 하는 작가들은 예술과 삶 사이에서 늘 고민하며 자신만의 독백을 다른 사람들과 소통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이라는 생각을 들게 한다.




높고 푸른 하늘이 아름다운 이 가을, 갤러리 창 밖 흐르는 강과 나지막한 산이 보이는 양평 닥터박 갤러리에서 김건주의 <MONOLOG>展을 보면서 자신의 내면을 둘러볼 수 있는 기회를 만드시길 바란다.

? 전 시 명 : MONOLOG
? 참여작가 : 김건주
? 전시기간 : 2011. 9. 17 (토) ? 2011. 10. 16 (일)
? 전시장소 : 닥터박갤러리

<아트엔젤컴퍼니 유화영&김정윤>
(http://www.artangel.co.kr//mailto:artangelcompany@gmail.com)
** 뉴욕 Pratt Institute에서 순수미술을 전공한 유화영은 크랜베리 디자인 대표(브랜딩회사), 갤러리 그림손 관장을 역임한 바 있으며 현재 아트엔젤컴퍼니의 디렉터로 활동 중이다. 또한 Loughborough에서 경영학을 전공한 경영학 박사인 김정윤은 현재 아트엔젤컴퍼니의 창립멤버로서 작가들 발굴과 프로젝트 전략을 조언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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