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즈 업, 한 눈에 쏙 들어오는 경제해설(9) .. 선진국의 저금리 기조와 캐리트레이드의 향방
국제금융시장에서 캐리트레이드(carry trade)는 통상 저금리통화(funding currency)를 차입하여 고금리통화(target country) 자산에 투자함으로써 수익을 추구하는 거래를 의미한다. 달리 말하면 캐리트레이드는 나라별로 금리가 다른 점을 이용하여 금리차이에서 발생하는 수익을 얻기 위한 국제투자기법이라 할 수 있다. 다만 투자시점과 회수시점 사이에 발생할 수 있는 환율변동으로 인한 위험에 노출되는 문제점이 있다. 캐리트레이드는 환율의 움직임이 안정적일 경우 큰 이득을 얻을 수 있지만, 예상치 못한 급격한 환율변동이 있을 경우 막대한 손실을 입을 수도 있다.
캐리트레이드에 활용되는 저금리 차입통화로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에는 일본의 엔화 및 스위스 프랑화 등이 주를 이루었다. 특히 일본 엔화의 경우 1990년대 이후 저금리 지속, 높은 저축률 등을 배경으로 엔캐리트레이드가 크게 성행하였는데, 여기에는 기관투자가 뿐만 아니라 일본내 개인투자자도 대거 가세하였다. 그 결과 일본의 개인투자자에 의한 온라인 캐리트레이드 거래규모가 금융위기 직전 일중 평균 91억달러에 이르러 전세계 외환거래의 20% 수준에 이르기도 하였다. 당시 특이하게도 일본의 가정주부들이 온라인 캐리트레이드에 많이 참여하였는데, 외환시장에서는 이들을 ‘와타나베부인(Ms.Watanabe)’이라고 불렀다.
2008년 리먼사태 발생 직후 급격히 청산되었던 글로벌 캐리트레이드가 선진국의 저금리 정책, 신흥국의 통화가치 상승 및 국제투자자들의 위험선호 증대 등을 배경으로 2009년 이후 다시 크게 증가하였다. 금융위기 이후에는 미국 등 선진국의 초저금리 정책에 따라 미달러화와 유로화가 캐리트레이드 차입통화의 큰 비중을 차지하게 되었다. 이를 두고 외환시장 참가자들 사이에서는 달러화가 종전의 안전자산(safe haven)에서 투기거래용 자금조달통화(funding currency)로 변모하였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한편 고금리 투자대상 통화로는 호주 및 뉴질랜드 달러화와 남아공 랜드화, 브라질 레알화 등 상대적으로 양호한 경제성과를 내고 있으면서 금융시장이 개방된 신흥국의 통화가 주를 이루고 있다. 글로벌 캐리트레이드 포지션은 대체로 1조달러∼1.5조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캐리트레이드 자금이 대규모로 유입되면 자본유입국에서는 환율절상, 자산시장 과열 등의 문제가 초래될 수 있다. 반대로 캐리트레이드 포지션이 일시에 대거 청산(un-winding)되면, 자본유입국 통화가 절하되고 외자 유출을 촉발할 위험이 있는 데다 나아가 실물경제의 위축 등을 가져오기 때문에 금융불안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 1998년 러시아 채무불이행 및 2008년 리먼사태를 통해 캐리트레이드의 대규모 청산이 자본유입국의 금융위기를 촉발하는 메커니즘이 확인된 바 있다. 고수익을 쫓는 단기적·투기적 자본인 캐리트레이드는 그 속성상 대체로 레버리지(저금리통화 차입)를 수반하고 있고 위기시에는 투자국으로부터 급격히 이탈하는 등 변동성이 매우 크다는 특성이 있다.
전통적 경제이론인 이자율평형(interest parity) 이론에 따르면, 자본의 자유로운 이동이 보장되면 저금리통화의 낮은 수익을 보상하는 방향으로 환율의 조정이 일어나기 때문에 캐리트레이드 전략에서 초과수익이 발생되지 않는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여러 가지 제약으로 인해 재정거래차익이 소멸되지 않고 대규모 캐리트레이드 포지션의 형성(build-up) 및 청산(un-winding)이 반복되고 있다. 이는 이자율평형 이론의 가정과 달리 현실에서는 자유로운 자본이동의 제한 등으로 환율조정이 신속히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신흥국의 경우 선물환시장이 제대로 발달하지 않았고 위험프리미엄이 크다는 등의 원인으로 인해 재정거래차익이 신속히 소멸되지 않는 경향이 있다.
최근 유럽 재정위기 및 미국의 더블딥 가능성 등으로 선진국의 저금리 기조가 상당기간 지속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저금리의 선진국통화를 차입해서 고금리의 신흥국에 투자하는 캐리트레이드가 성행할 가능성이 있다. 이같은 캐리트레이드 자금의 급증은 그 속성상 가변성이 크기 때문에 향후 국제금융시장의 불안을 초래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하겠다.
<한국은행 경제연구원 국제경제연구실 최창호>
국제금융시장에서 캐리트레이드(carry trade)는 통상 저금리통화(funding currency)를 차입하여 고금리통화(target country) 자산에 투자함으로써 수익을 추구하는 거래를 의미한다. 달리 말하면 캐리트레이드는 나라별로 금리가 다른 점을 이용하여 금리차이에서 발생하는 수익을 얻기 위한 국제투자기법이라 할 수 있다. 다만 투자시점과 회수시점 사이에 발생할 수 있는 환율변동으로 인한 위험에 노출되는 문제점이 있다. 캐리트레이드는 환율의 움직임이 안정적일 경우 큰 이득을 얻을 수 있지만, 예상치 못한 급격한 환율변동이 있을 경우 막대한 손실을 입을 수도 있다.
캐리트레이드에 활용되는 저금리 차입통화로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에는 일본의 엔화 및 스위스 프랑화 등이 주를 이루었다. 특히 일본 엔화의 경우 1990년대 이후 저금리 지속, 높은 저축률 등을 배경으로 엔캐리트레이드가 크게 성행하였는데, 여기에는 기관투자가 뿐만 아니라 일본내 개인투자자도 대거 가세하였다. 그 결과 일본의 개인투자자에 의한 온라인 캐리트레이드 거래규모가 금융위기 직전 일중 평균 91억달러에 이르러 전세계 외환거래의 20% 수준에 이르기도 하였다. 당시 특이하게도 일본의 가정주부들이 온라인 캐리트레이드에 많이 참여하였는데, 외환시장에서는 이들을 ‘와타나베부인(Ms.Watanabe)’이라고 불렀다.
2008년 리먼사태 발생 직후 급격히 청산되었던 글로벌 캐리트레이드가 선진국의 저금리 정책, 신흥국의 통화가치 상승 및 국제투자자들의 위험선호 증대 등을 배경으로 2009년 이후 다시 크게 증가하였다. 금융위기 이후에는 미국 등 선진국의 초저금리 정책에 따라 미달러화와 유로화가 캐리트레이드 차입통화의 큰 비중을 차지하게 되었다. 이를 두고 외환시장 참가자들 사이에서는 달러화가 종전의 안전자산(safe haven)에서 투기거래용 자금조달통화(funding currency)로 변모하였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한편 고금리 투자대상 통화로는 호주 및 뉴질랜드 달러화와 남아공 랜드화, 브라질 레알화 등 상대적으로 양호한 경제성과를 내고 있으면서 금융시장이 개방된 신흥국의 통화가 주를 이루고 있다. 글로벌 캐리트레이드 포지션은 대체로 1조달러∼1.5조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캐리트레이드 자금이 대규모로 유입되면 자본유입국에서는 환율절상, 자산시장 과열 등의 문제가 초래될 수 있다. 반대로 캐리트레이드 포지션이 일시에 대거 청산(un-winding)되면, 자본유입국 통화가 절하되고 외자 유출을 촉발할 위험이 있는 데다 나아가 실물경제의 위축 등을 가져오기 때문에 금융불안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 1998년 러시아 채무불이행 및 2008년 리먼사태를 통해 캐리트레이드의 대규모 청산이 자본유입국의 금융위기를 촉발하는 메커니즘이 확인된 바 있다. 고수익을 쫓는 단기적·투기적 자본인 캐리트레이드는 그 속성상 대체로 레버리지(저금리통화 차입)를 수반하고 있고 위기시에는 투자국으로부터 급격히 이탈하는 등 변동성이 매우 크다는 특성이 있다.
전통적 경제이론인 이자율평형(interest parity) 이론에 따르면, 자본의 자유로운 이동이 보장되면 저금리통화의 낮은 수익을 보상하는 방향으로 환율의 조정이 일어나기 때문에 캐리트레이드 전략에서 초과수익이 발생되지 않는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여러 가지 제약으로 인해 재정거래차익이 소멸되지 않고 대규모 캐리트레이드 포지션의 형성(build-up) 및 청산(un-winding)이 반복되고 있다. 이는 이자율평형 이론의 가정과 달리 현실에서는 자유로운 자본이동의 제한 등으로 환율조정이 신속히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신흥국의 경우 선물환시장이 제대로 발달하지 않았고 위험프리미엄이 크다는 등의 원인으로 인해 재정거래차익이 신속히 소멸되지 않는 경향이 있다.
최근 유럽 재정위기 및 미국의 더블딥 가능성 등으로 선진국의 저금리 기조가 상당기간 지속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저금리의 선진국통화를 차입해서 고금리의 신흥국에 투자하는 캐리트레이드가 성행할 가능성이 있다. 이같은 캐리트레이드 자금의 급증은 그 속성상 가변성이 크기 때문에 향후 국제금융시장의 불안을 초래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하겠다.
<한국은행 경제연구원 국제경제연구실 최창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