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국채 발행 실패…'두가지 의미'

입력 2011-11-24 10:05  

독일의 국채 발행 실패가 의미하는 것

우리 시간으로 목요일 새벽, 독일은 모두 60억 유로 규모의 국채 발행을 추진했지만 고작 38억 8900만 유로만 낙찰되었다.

낙찰 금리도 1.98%로 높아지면서 10년물 유통 수익률도 4bp나 끌어 올렸다.

지금까지 독일은 유로존의 위기와 단절된 안전 자산으로 평가되고 있었기 때문에 독일의 국채 발행 실패 소식은 상당한 충격이었다.

즉각 유로존의 다른 나라들에게도 유통수익률을 급등시키는 심각한 부작용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독일의 국채발행 실패가 의미하는 바는 대략 두 가지로 요약이 가능하다.

첫째, 유로화에 대한 불신이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다.

독일은 내년도 예상되는 국채 공급량은 고작 GDP 대비 10%에 지나지 않는다. 하지만 미국은 40%에 육박하는데 미국의 응찰률은 3배수를 넘고 있을 정도로 불티나게 팔리고 있는 반면에 독일의 국채가 미달되었다는 것은 같은 안전자산에 대한 시장이 태도가 명백히 유로화에 대한 부정으로 기울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조금 심하게 말하자면, 이러다가 유로화가 사라지게 될 것이라는 우려감이 시장에 반영되고 있는 것이다.

둘째, 유로존에 돈이 씨가 마르고 있다고 봐야할 것이다.

유로존의 정치인들은 무척 바보 같은 결정을 내린 바 있다. 바로 은행의 핵심 자기자본 비율 9%를, 그것도 내년 6월 안에 맞추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은행들은 국채 입찰에 참여하기 어렵다. 자기 자본을 맞추기 위해서 혈안이 되어 있는 상황에서 아무리 안전자산이라고 하는 독일의 국채라고 한들 한 입 베어물 처지도 되지 못할 것이다.

이런 와중에 EU 측과 독일은 유로본드를 놓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한심스럽다.

EU는 독일의 눈치를 보며 3단계로 유로본드를 발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는데, 그 주장이 나오자마자 곧바로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극도로 우려스럽고 부적절하다.”면서 반대의사를 다시 명확히 했다. 같은 채권을 쓰게 될 경우 독일은 지금처럼 낮은 금리로 조달이 어려워진다는 것이 핵심적인 이유다.

이에 대해 다시 EU의 호세 마누엘 바로수는 “논의가 시작되기도 전에 논의 자체를 닫아버리는 것은 올바르지 않다.”면서 메르켈의 비협조적인 태도에 실망감을 나타냈다.

결국 독일은 유로존이라고 하는 테두리 안에서 17개국 가중 평균되어 저평가된 유로화는 쓰기를 원하면서 마찬가지로 17개국 가중 평균된 금리로는 채권을 발행하기 싫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건 마치 아이 낳는 것은 좋고 부양하기는 싫다는 것과 다르지 않다.

오늘밤에 이탈리아의 몬티 총리와 프랑스의 사르코지 대통령이 유로본드와 관련해서 앙겔라를 설득하기로 했다.

몬티가 금융권 출신이니까, 앙겔라 총리를 설득할 수 있는 능력은 기본적으로 갖추고 있다고 생각한다.

독일의 채권 발행 실패가 향후 어떤 의미를 갖게 될지를 분명하게 설명해줄 수 있기를 간절하게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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