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이가 휴가 떠난 산에 여우가 남아...

입력 2011-12-29 1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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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가 휴가를 떠난 산에 여우가 남아

우리 시각으로 지난 수요일 밤, 이탈리아는 단기국채 발행에 성공했다.

179일물 단기 채권을 평균 3.251%에 조달했는데 이는 지난 달 25일 발행금리 6.504%에 비해 획기적으로 낮아졌다는 점에서 시장은 잠시 환호하는 듯 했다.

하지만 오늘 밤 장기 국채 발행이 불안감으로 남아 있는데다가 ECB의 자산이 크게 증가했다는 점이 시장을 압박했다.

표면적으로 본다면 ECB가 불안감을 제공했다는 말이 된다.

하지만, 조금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이 있다.

ECB의 자산이 늘어났다지만 A 등급 이상의 담보 대출이다. 즉, 부실해질 이유가 별로 없다는 것이다.

게다가, 목요일 새벽 증시의 반응을 보면 독일의 낙폭이 다소 이례적이다.

영국은 0.1% 하락했고 프랑스는 1.03% 하락에 그쳤지만 독일은 2.01%나 하락했다.

독일에서 뭔가 악재가 있었다는 말인데 독일 쪽 뉴스를 열심히 찾아보니 쇼이블레 재무장관의 발언이 눈에 띄었다.

그는 그동안 주장해왔던 금융거래세, 즉 토빈세의 주장을 언론을 통해 강하게 재천명했는데, “프랑스와 연대해서 금융거래세를 시작할 것이며, 만약 유럽 전체가 참여하지 못할 경우 유로존에서 먼저 시행을 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그것도 1월부터 바로

그동안 메르켈 총리가 휴가를 가서 적어도 그녀가 돌아오는 1월 6일까지는 시장에 큰 악재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더니만 호랑이가 없는 산에 아직 여우가 남아 있었다.

답답한 노릇이다.

지금 유로존에는 불신이 그득하다.

ECB가 1%에 공급한 돈을 25BP만 받고 다시 재 예치하고 있다는 것은 은행들끼리 누구도 믿지 않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돈이 필요해서 융통을 해두었지만 지금 당장 은행간 거래를 통해서 그 돈을 위험에 빠지게 하는 것보다는 역마진을 감수하고라도 ECB에 다시 예치하는 것을 선택했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아무리 ECB에서 유동성을 인젝션해도 유리보 -OIS 스프레드는 꿈쩍도 하지 않을 정도로 유로존에는 불신이 만연해 있다.

이런 상황에서 독일의 재무장관이라는 사람이 금융 거래세를 강행하겠다고 하니 걱정이 또 커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최근까지의 흐름을 보면 독일이 주장하게 되면 거의 실행이 되었다.

이유는 독일이 거의 전권을 쥐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유로존에서 살아남기 위해 비굴하게도 재정통합 계약서에 도장까지 찍은 터라 금융거래세 정도는 충분히 통과될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되면 유로존의 돈은 더욱 마르게 된다. 아마도 미국이나 영국으로 모두 흡수될 것이다.

자본 흐름이 자유로운 유로존에서 과연 누가 추가적인 비용을 감수하고 금융거래를 하려 하겠는가?

무슨 생각에 그런 발언이 지금 나오게 되었는지 필자의 좁은 소견으로는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글. 박문환 <a href=http://sise.wownet.co.kr/search/main/main.asp?mseq=419&searchStr=003470 target=_blank>동양증권 강남프라임센터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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