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존 신용등급 강등..아·태경제 위험

유럽 주요국의 신용등급 강등에 유럽재정안정기금(EFSF) 등급도 하향 조정되면서 이 같은 유럽의 재정 위기가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신용등급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해석이 나왔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6일(현지시간)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의 말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하며, 유럽 문제로 금융시장이 교란될 위험이 있는 상황에서 아시아 정부들은 건전한 재정균형의 덕을 볼 수 있지만 2008년 리먼사태와 비교할 때 글로벌 위기에 대처할 옵션이 더 제한적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안 톰슨 S&P 선임 국장 겸 수석 신용 분석가는 인터뷰에서 "분명히 글로벌 리스크가 증가했고, 이는 아·태지역에도 좀 더 도전적 경영 환경이 될 것"이라면서 "글로벌 자금조달 시장의 혼란은 또 아태 지역의 신용에 손상을 줄 잠재력을 갖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나 중국에 대해서는 건전한 재정과 빠른 속도로 성장하는 중국 내수시장 덕분에 낙관적으로 평가했습니다.

그는 또 데이비드 립턴 국제통화기금(IMF) 수석 부총재가 이날 IMF가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을 하향할 계획이라고 밝힌 것에 대해서도 "리스크가 큰 상황이다. 유럽이 대담한 행동에 나서지 않으면 신뢰 붕괴와 성장 정체, 일자리 감소의 악순환에 빠져들 수 있다"면서 "어떤 지역도 이 같은 재앙에서 면제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한국, 일본, 싱가포르 등 수출 주도형 경제권은 이미 유럽 채무 위기로 수요에 타격을 입고 있는 상황입니다.

호주 경제도 광산업 붐이 중국 등 아시아 경제 성장과 강하게 연동돼 있어 취약한 상태입니다.

톰슨 국장은 수출 수요가 계속 사그라지고 글로벌 신용시장이 악화된다면 아시아 경제의 정부, 기업, 은행 부문도 압박을 받을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그는 아시아 은행들은 일반적으로 예금 기반은 탄탄하지만 한국과 호주 은행들의 경우 글로벌 자금 조달 상황의 악화에서 비롯되는 리스크에 직면했다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