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령에 멍든 증시‥대책 시급

입력 2012-04-19 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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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선종구 하이마트 회장에 이어 이영두 그린손해보험 회장이 횡령과 시세조종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으면서 투자자들을 불안하게 하고 있습니다.

배임·횡령 혐의는 상장폐지와도 직결 돼 있어 당국의 대책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보입니다.

오상혁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검찰이 시세조종과 300억원대의 회사돈을 횡령한 혐의로 이영두 그린손해보험 회장에 대해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했습니다.

그린손해보험은 이영두 회장의 횡령 혐의가 사실무근이라고 밝혔지만 오늘 하루 그린손보의 주가는 8% 넘게 급락했습니다.

일부 코스닥 상장사에서만 발생했던 배임·횡령 사건이 최근들어 굴지의 기업까지 확장되면서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믿을만한 기업이 없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가 조사한 결과 지난 2007년부터 현재까지 배임·횡령 혐의가 발생했다고 공시한 기업은 유가증권 상장기업 51개사, 코스닥 상장기업 153개사 등 총 204개사에 달했습니다.

이 가운데 올해만 놓고 봤을 때 배임·횡령액 규모가 가장 큰 회사는 하이마트로 총2천590억원이 발생했습니다.

최근 상폐위기에 몰렸던 김승연 한화 회장의 899억원이 그 뒤를 이었습니다.

코스닥 상장사의 경우 전임 대표이사나 임원이 많았던 반면 유가증권 상장사의 경우 김승연·선종구 회장 등 현직 CEO가 직접적으로 연관됐다는 점이 눈에 띕니다.

이처럼 배임·횡령 사건이 해마다 늘고 있지만 금융당국은 여전히 뒷짐만 지고 있습니다.

배임·횡령 사건의 경우 내부 경영에 의해 이뤄지는 사안이기 때문에 공시를 통해 밝혀지지 않는 한 알 수 없다는 이유에서입니다.

현재 금융당국은 문제가 있는 기업들을 뒤늦게 검찰에 고발·통보 조치밖에 취하고 있지 않는 상황입니다.

때문에 자본시장 전문가들은 금융당국의 강도높은 처벌 외에도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조언합니다.

<인터뷰> 정윤모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

"자금을 불법적으로 자신의 사유재산으로 빼돌리니까 그게 문제인데, 사외이사 제도를 좀 더 강화하고 주주총회를 활성화시킬 수 있는 방법 등의 대안도 모색해볼 수 있고요."

이 밖에 배임·횡령 등을 감추기 위한 분식회계에 대한 정보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외부감시 기능을 보다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WOW-TV NEWS 오상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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