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춘의 지금 세계는] 경제신어로 본 유럽위기 진단

입력 2012-05-21 07:27  

굿모닝 투자의 아침 2부 - 한상춘의 지금 세계는

앵커 > 유럽위기가 워낙 세계적인 관심사여서 그런지 유럽위기와 관련된 새로운 경제용어들이 연일 쏟아지고 있다. 새로운 경제용어를 공부하다 보면 유럽위기가 현재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한 눈에 보일 것이다. 유럽위기 관련 새로운 용어가 계속 나오고 있다. 먼저 레알에코노믹이라는 단어가 굉장히 눈에 띈다. 어떤 의미를 담고 있는가.

한국경제신문 한상춘 > 용어가 많이 나온다. 처음 나올 때 용어 정리를 잘 해야 한다. 전문가마다 의미를 다르게 갖기 때문에 여러 오해를 풀기 위해 오늘은 상당히 새로운 내용들이 많다.

레알에코노믹이라는 용어가 화두가 되고 있다. 레알에코노미라는 책자도 발행됐었다. 러시아의 경제학자 그레고리 야블린스키는 마이클 샌델과 비슷하다. 정의란 무엇인가라는 책으로 우리나라에서 상당히 유명했던 사람이다. 이와 비슷한 부류의 경제학자다. 종전의 유럽위기의 원인은 주로 제도나 강도, 사람들의 과욕에 원인이 있었다. 위기의 원인을 꼽을 때 제도와 감독 소홀, 특히 한국의 저축은행 사태에서 보는 것처럼 감독소홀로 많이 원인을 찾았다.

그러나 레알에코노믹을 주장하는 야블린스키의 경우 위기의 본질은 결국 사람에게 문제가 있는 것이라는 각도에서 사람의 도덕성 붕괴에 원인이 있다고 본다. 우리나라에 많은 시사점을 던져주고 있지만 결국 금융사에 종사하고 투자하는 사람들의 탈법행위가 일상화되고 뇌물과 같은 부정부패가 만연하는 사회에서 결국 위기의 고리가 있지 않느냐.

그런 차원에서 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사실 도덕성을 회복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마이클 샌델의 정의란 무엇인가, 도덕이란 무엇인가를 야빈스키의 책에서도 추천하는 것이 눈에 띈다. 결국 탈법과 부패가 만연한 사회를 레알이노코믹이라고 한다.

앵커 > 슈퍼 선데이 이후 유럽위기가 계속 상황을 설명하는 와중에 많은 사람들이 뱅크런 도미노 현상이라는 이야기를 한다. 어떤 현상을 의미하는 것인가.

한국경제신문 한상춘 > 국제 금융시장에서 새롭게 나온 용어다. 유럽의 위기를 재정위기라는 표현을 쓰는 사람도 있는데 이것은 위기의 성격을 잘못 이해하는 것이다. 출발은 재정위기였지만 지금은 금융위기의 성격이 더 크다. 금융위기를 보면 과거 미국에서는 펀드런이 문제가 됐다. 그러나 유럽은 제1금융거래가 주도되기 때문에 은행이 문제다. 그래서 많이 거론되는 뱅크런은 대량예금의 인출사태다. 시중은행에서 대량의 예금이 인출되는 것이다.

유럽은 통합을 이끌었고 투자가 그리스나 스페인 등 여유국가와 많은 부분에 얽혀있기 때문에 특정 사건이 통합이라는 바구니 안에서 다른 국가에 전염된다. 재정위기도 배드 애플스인 그리스에서 굿애플스로 전염됐던 것과 마찬가지로 뱅크런 사태도 스페인까지 우려된다. 이 과정에서 뱅크런 도미노 현상이라는 표현을 쓴다. 결국 예금의 인출 사태가 인접국까지 확산되는 것을 뱅크런 도미노 현상이라고 한다.

락인이펙트라고 한다. 원래 동결효과란 부동산 용어다. 양도세와 같은 세금을 부과했을 때 슈퍼리치들은 사실상 거래를 동결하고 중단하는 현상을 락인이펙트라고 한다. 우리나라에도 주가가 한 순간에 많이 떨어지는 서킷브레이크라는 표현이 있다. 그런 것과 유사한 현상이다. 거래를 일시적으로 중단시키는 것이고 자발적 개념이다.

최근 유럽의 위기가 터지고부터 강남지역의 슈퍼리치를 중심으로 모든 금융은 지켜보자, 너무 부화뇌동하지 않고 지켜보자는 차원에서 모든 금융거래를 중단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양도세 같은 부당성 거래에 세금을 부과할 때 조금 더 지켜본다는 의미에서 거래를 일시적으로 중단시키는 모습이 최근 한국의 슈퍼리치를 중심으로 많이 나타나기 때문에 이것을 보통 락인이펙트라고 한다. 락인이펙트는 유럽의 위기 관련 방향성이 결정되면 거래가 활성화되어서 이 문제는 풀린다.

앵커 > 유럽위기가 글로벌시장에 2년 이상 지속되면서 유럽 국민들과 글로벌 국민들까지 E-phobia 현상이 나타난다. E-phobia는 어떤 것을 의미하는가.

한국경제신문 한상춘 > 지난 주말 한국의 자산운용을 담당하는 사람과 만나 E-phobia 현상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E-phobia에서 E는 유럽과 유러피안의 이니셜을 말한다. phobia란 혐오증이다. 유럽위기가 2년을 넘어가면서 유럽통합 하면 듣기도 싫다는 것을 E-phobia 현상이라고 한다. 혐오증이란 그렇다.

무엇이든 대책을 추진하면 이 시그널대로 정책수용치 레스펀스를 해야 대책이 효과를 보는데 E-phobia는 단순한 의미 이상의 많은 문제가 있다. 왜냐하면 E-phobia현상이 더 악화될 때는 결국 좀비국면으로 들어가게 된다. 좀비국면은 아무리 좋은 유럽의 대책이 나오더라도 유럽 국민들은 혐오증에 의해 어떠한 정책도 받아들이지 않는 죽은 시체와 같은 경제국면으로 빠질 가능성이 있다. 최근에 발생하는 E-phobia 현상은 상당히 주목해 바라볼 필요가 있다.

그렉시트는 학술적으로 정해진 용어가 아니기 때문에 한국어 표기가 정확하지 않다. 나중에 학자나 기획재정부에서 경제용어를 정리해 책자를 발간할 때 정확한 표기가 나올 것이다.

지금 매스컴을 중심으로 그렉시트는 그리스와 엑시트가 복합된 용어다. 요즘은 이렇게 두 단어를 합성하는 용어가 많이 나온다. 이 용어는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문제와 관련되어 있다. 이 그렉시트가 나온 이후 유럽통합의 방향에 있어 가시화되는 것은 투트랙-투스피드 방안이다. 이것이 현실적인 방안으로 많이 대두되고 있다.

향후 유럽통합과 관련해 어떤 쪽으로 방향이 모색될까. 유럽의 정책당국자나 지난 주말에 나온 G8 정상회담에서도 그리스를 유로존에 잔존시켜야 된다는 의견이 나왔다. 국내 금융시장에 오늘은 다소 심리적으로 안정된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유럽통합과 관련해 명확한 방향이 설정되지 않은 상황이다. 그런 상태에서 그렉시트 문제가 제기된 이후 투트랙-투스피드 방안이 현실적인 방안으로 많이 거론되고 있다.

앵커 > 향후 유럽통합의 방식 중 투트랙-투스피드 방식은 어떤 것을 의미하는가.

한국경제신문 한상춘 > 이 방안은 유럽통합의 앞날에 굉장히 중요하다. 어차피 이 방안뿐이다. 과거 유럽통합을 할 때 ERM 시스템이라고 했다. 유로화 도입은 그렇게 쉽게 되는 것이 아니다. ERM 시스템에 의해 경제여건이 좋은 국가인 독일과 프랑스는 네로밴드 시스템을 이용했고 경제여건이 나쁜 그리스는 브로드밴드 시스템을 해 투웨이밴드 시스템으로 통화체제를 운영한 적이 있다. 바로 그때가 유럽의 입장에서는 가장 통화체제가 안정되었다는 시각이 있다.

그 체제와 관련되어 있다. 굿애플스 통합을 빨리 가고 유로도 슈퍼유로를 지향하고 배드애플스는 통합을 지연시키고 독자적인 운영권을 주면서 여러 가지 경제수렴조건에 금리나 재정정책 등에서 여유를 주는 느슨한 형태의 유로를 지향할 것으로 본다. 이렇게 하면 사실상 탈퇴하는 것이 아니냐고 하는데 그렇지 않다. 한 쪽이 상당히 잘 되면 다른 한 쪽이 그곳에 쫓아가야 되는 심리가 생긴다.

유럽이나 프랑스 등 경제여건이 좋은 국가에서 경제통합이 잘 되어 성과가 좋으면 그리스 등의 국가는 앞말이 뒷말을 끌어가듯 그리스나 배드애플스가 경제수렴조건에서 브로드밴드 시스템을 자꾸 줄여나가는, 그래서 통합을 앞당겨 통합에 다가가는 모습을 취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방안이 바로 플랜B로 구상되고 있는 투트랙-투스피드 방안이다.

이번의 위기도 그렇다. 독일의 메르켈과 프랑스의 사르코지가 잘 협조해 위기를 이끌어왔는데 슈퍼 선테이 이후 사르코지가 뒷전에 물러나고 올랑드가 들어왔다. 올랑드는 정책기조에서 성장을 지향한다. 독일은 긴축을 주장하고 프랑스는 성장을 주장하면 두 국가 간 균열이 깨지는 것이 아니냐는 것이 이번 위기를 분출시켰던 통로, 화산 역할을 했다. 앞으로 이 문제가 어떻게 될 것인가의 측면에서 보면 역시 독일과 프랑스간 서로 협조체제가 되어야 한다.

그런 차원에서 최근 메르콜랑드라는 것은 메르켈과 올랑드의 합성어다. 메르콜랑드라는 용어는 앞으로 유럽위기를 풀어가는데 독일과 프랑스간 협조체제를 의미한다. 보다 미시적으로 보면 독일이 지향하는 긴축을 다소 완화하고 프랑스가 주장한 성장을 다소 완화해 긴축과 성장을 서로 균형 있게 조화하는 것이다.

아마 지난 주말에 끝났던 G8 정상회담에서는 이것을 상당히 강조했다. 결국 성장과 긴축을 조화해야 지금의 위기체제에서 카리스마가 다시 부활될 수 있다. 기업경영이든 국가든 위기를 당하면 주도력이 가장 중요해진다. 다시 독일과 프랑스의 협조체제 이런 문제는 극도의 위기사항으로 치닫지는 않을 것이다. 메르콜랑드라는 새로운 용어가 국제사회에서는 양 책임자 간 협조체제, 국가에서는 독일과 프랑스의 협조체제, 거시경제 입장에서는 성장과 긴축의 조화점을 찾는 것으로 이야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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