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의 창W] 금융시장 해법 '교육에서 답을 찾는다'

입력 2012-05-23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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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유럽의 재정 위기가 전 세계 금융시장을 흔들고 있습니다.

우리 주식시장도 코스피가 1800선까지 밀리는 등 힘겨운 모습입니다.

이럴 때 일수록 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한 교육이 필요합니다.

글로벌 투자자교육 컨퍼런스 현장을 지수희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기자>

글로벌 투자자교육 선진화를 위한 국제 컨퍼런스가 지난 20일부터 3일간 서울 조선호텔에서 열렸습니다.

이번 행사는 국제투자자교육연맹 IFIE와 국제증권감독기구 IOSCO 주최로 열리는 행사입니다.

지난 2007년 스페인 마드리드를 시작으로 미국 워싱턴, 이집트 카이로에 이어 올해 서울에서 4회째를 맞았습니다.

<인터뷰> 박종수 한국금융투자협회 회장

"자본시장의 발전을 위해서 금융소비자들이 불규칙성과 어려움으로부터 스스로 보호를 할 수있게 하는 것은 아주 중요합니다. 투자자를 보호한다는 것은 자본시장 발전에 있어서 핵심적인 수단이 됩니다. "

이번 회의에는 미국, 영국, 일본 등 28개국 50개 자본시장기관에서 120여명이 참석했습니다.

각 나라별로 지난회의 때 제시됐던 투자자교육 진행상황에 대해 서로 공유하고, 회원국들끼리 협력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한 논의가 이어졌습니다.

<앵커>

네. 국제투자자교육 컨퍼런스가 벌써 4회째를 맞았습니다.

국제적인 투자자 교육기관이 있다는 사실도 잘 모르는 분들이 많을 것 같습니다.

지수희 기자, 국제적으로 회의가 열릴 만큼 투자자 교육이 중요해졌다는 이야기일텐데, 이렇게 세계인들이 함께 모여서 투자자 교육을 강조하는 이유가 뭔가요?

<기자>

네, 무엇보다 세계 금융시장이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기 때문입니다.

최근 유럽발 문제가 전세계 금융시장을 흔들고 있다는 사실은 더 설명하지 않아도 다들 아는 내용일 것입니다.

특히 우리나라 증시는 외국인 자본이 30%넘게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세계경제가 미치는 영향은 더 큽니다.

위험이 크지만 자본시장규모는 점점커지고, 주식투자 인구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국내 자본시장은 지난 2000년 641조원에서 2010년 기준 2356조원으로 10년새 3.7배나 증가했고,

국내 주식투자 인구는 지난해 500만명을 넘어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이렇게 투자자들은 늘어났지만 투자자들을 보호할만한 장치는 함께 발전하지 못했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이번 컨퍼런스애서 데이비드 라이트 IOSCO사무총장이 투자자교육의 대가인 제리월시 미국투자자교육 재단 담당자의 리포트를 인용해 발표한 이야기를 한번 들어보시겠습니다.

<인터뷰> 데이비드 라이트 IOSCO사무총장

"금융상품이 점점 더 복잡해지면서 소비자들이 금융상품에 대해 잘 이해하지 못해 선택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투자자교육을 통해 소비자들은 스스로 의사결정능력이 생기고, 신용문제를 다룰 수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소비자들은 시장에 나오는 다양한 상품들을 제한없이 고르는 등 시장 참여자가 될 것이다"

<기자>

이렇게 중요성이 커지자 각국에서는 체계적인 투자자교육을 위한 노력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특히 정부차원에서 투자자교육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나라도 많습니다.

국내외 투자자 교육 현황을 리포트로 정리했습니다.

# 리포트

인구의 51%가 투자를 하고 있는 브라질은 정부와 민간이 협력해 늘어나는 `중산층`을 겨냥한 교육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터키는 여성을 위한 금융대화, 청소년 투어 프로그램, 투자자 법정분쟁 해결을 위한 법조인 교육 등 다양한 계층을 위한 교육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습니다.

특히, 감독기관 수장이 전면에 나서 투자자 교육을 독려하고 있습니다.

비즈니스에서 영어가 공용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는 중국은 유치원 단계부터 영어로 금융교육을 진행하고 있고, 캐나다는 특히 투자사기 피해 예방교육을 집중적으로 시행하고 있습니다.

<스탠딩> 지수희 기자 shji6027@wowtv.kr

“하지만 국가 차원에서 장기적인 계획으로 투자자 교육을 진행하는 해외 사례와는 달리 국내에서는 금융투자협회 산하 전국투자자교육협의회에서 투자자 교육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습니다”

전국투자자교육협의회는 금융투자협회와 한국거래소, 예탁원 등이 모여 설립한 기관으로 지난 2005년부터 현명한 금융소비자 양성을 위해 투자자교육을 담당해왔습니다.

현 시장상황에 맞는 주제로 진행되는 주말 강좌는 특히 직장인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인터뷰> 송광래 직장인 금융교육 참가자

"학교에서 우리는 이런 경제교육을 못받았어요. 시중에 알려져 있는 차트보다는 펀더멘털한 추세를 볼 수 있어야 한다는 얘기가 상당히 좋았어요"

어린이들을 위한 금융교육은 체험을 통해 경제개념을 익힐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현장음) "가격이 가장 높은 팀에게 물건을 주는거고요"

수업에 참여한 아이들은 한번만 수업에 참여해도 사용하는 단어가 달라집니다.

<인터뷰> 이경진(10) 어린이 금융교육 참가자

"주식회사랑, 용돈기입장을 배웠어요"

<인터뷰> 황다현(11) 어린이 금융교육 참가자

"저축 많이 할꺼에요. 소비도 어느정도 할꺼고요. 기부도 할꺼에요"

함께 참여한 부모님들도 만족스럽다는 반응입니다.

<인터뷰> 고광현 어린이 금융교육 참가 학부모

돈을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 희소성에 대해서, 기회비용에 대해서 배울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인터뷰> 최현미 어린이 금융교육 참가 학부모

"지금은 용돈 관리는 조금 더 잘 해야겠다는 생각을 한 것 같아요"

<인터뷰> 이정수 전국금융투자교육원 간사

"우리 사회에서는 예전부터 돈에 대해 터부시 하는 경향들이 있습니다. 사실 우리가 살아가는데 있어서 돈은 없어서는 안 되는 꼭 같이 살아가야만 하는 요소입니다. 그래서 어려서부터 소득의 중요성이나 돈에 대한 관리의 중요성, 신용이라든지 어떤 일을 하는데 있어서, 미래나 꿈에 대한 투자의 중요성을 어려서 터 깨우치고 몸에 익혀 나가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하겠습니다.

<앵커>

이렇게 어릴 때부터 금융교육을 받으면 어떤 장점이 있나요?

<기자>

네, 실제로 미국의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지난 30년동안 금융교육을 받았던 학생들과 받지 않았던 학생을 비교한 결과 금융 교육을 받았던 사람이 전반적으로 공부를 잘한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또, 예방교육을 통해 금융사기에 노출됐었던 사람들이 금융사기에 설득당할 확률이 낮았다는 결과도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 투자자교육 역사가 길지 않은 만큼 과제도 많이 남아 있습니다.

전문가의 이야기를 들어보시겠습니다.

<인터뷰> 김근수 경희대학교 교수

"먼저 국가적인 차원에서 전략적 목표를 세우는게 중요하다. 그리고 FICI(금융스트레스지수)를 통해 우리 위치에 대해 정확히 측정하고, 올바른 방향으로 갈수 있도록 해야할 일들을 점검해야한다."

이밖에 평가할만한 툴을 제대로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과 민관이 합동으로 자금을 조성해야 한다는 과제들이 이번 회의를 통해서 제기됐습니다.

<앵커>

네, 과제가 나오기는 했지만 투자자교육 담당자들이 이렇게 모여서 논의를 하고 있는 것만으로도 발전할 가능성은 무한하다는 생각이듭니다.

금융시장 발전만큼이나 그에 맞는 교육 프로그램도 마련되길 기대해 보겠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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