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의 투자 담론...춘추전국 제자백가의 설전

입력 2012-07-02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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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근무를 마치고 퇴근해 가족들과 저녁을 먹고 집 앞 공원에 산책을 나갔다. 주말 내내 이어진 근무라 방구석에 주저앉고 싶었지만 "애들이 좋아하잖아"라는 아내의 설득은 어쩔 수 없었다.

420미터의 트랙을 감싼 산책로를 따라 공원으로 들어가니 때아닌 북새통. 동네 어르신들부터 손을 꼭 잡고 걷는 부부, 나처럼 천방지축 아이들을 잡으러 다니는 부모들까지 공원은 운동을 하려는 사람들로 가득했다. "아빠, 왜 이렇게 늦은 밤에 사람들은 운동을 많이해?" "낮에는 덥잖아, 해 떨어지면 그래도 시원하니까" 대답은 했지만 실은 나도 아이와 똑같은 생각이었다. 한바퀴를 돌았을 뿐인데 벌써 몸에는 땀이 흥건했다. 아이들은 공원내 생태공원으로 달려가 개구리며 달팽이를 쫓느라 정신이 없다. 공원 한켠 바둑이나 장기를 두는 아담한 벤치에 앉아 아이들을 호출했다. "얘들아, 알까기나 하자~!!!" 두 아이들과 번갈아 가며 장기판 위에서 승부를 가르는 사이 평소였다면 자리를 지키며 묘수를 짜내느라 여념이 없는 어르신들이 바둑돌은 제쳐놓고 대화로 망중한이었다. 몸은 아이들과 함께하는 장기판에 있었지만 직업이 직업인지라 마음은 벌써 그분들 곁에 가 있었다.

"유럽 증시가 급등했더라구~" "유럽 정상회담 결과가 좋았다면서? 그럼 이제 사도 되는거야? 뭘 사야되나?"

금융시장이 화두였던 것이다. 어르신들의 대화는 이어졌다. "난 잘 모르겠어. 지수ETF나 사보려구..." "뭔 소리야...이게 하루 이틀에 끝날 일이 아니라니까. 당분간은 기다려야지~" "아니야, 아니야...이럴때는 역발상으로 가야지"

"난 예금이나 하련다. 당장 돈 필요한 것도 아니구~" "부동산을 또 해야하나? 가격이 많이 빠졌더라구~" "어휴...뭘 해야하나~ 몰러"



이야기를 듣다보니 아이들과의 알까기 시합도 생각보다 길어졌다. 나이 지긋하신 이 분들은 평균 이상의 여유로운 노후를 보내고 있는 것 같았다. 모두들 살기 어렵다는 2012년 이 분들에게서는 산전수전 다 겪은 `역전의 용사` 자취가 느껴졌다. 하지만 한밤 동네 공원에서 벌어진 투자 담론(談論)은 뚜렷한 결론을 내리지 못한채 제자백가(諸子百家)식 주장만 난무했다. 2012년 하반기 첫 날, 집앞 공원은 평소와 다름없었지만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투자 환경만은 2천500년전 그 옛날 춘추전국시대처럼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혼란의 연속이 계속될 것이라는 느낌을 지울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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