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의창W]'친환경 수주'에 미래있다

입력 2012-07-04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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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얼마 전 해외건설 누적수주액이 5천억 달러를 돌파했습니다.

건설사들은 국내 건설경기 침체로 해외비중을 점차 늘리고 있는데요,

기존 플랜트 분야를 비롯해서 수주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진출 분야도 다각화되고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 부동산팀 엄보람 기자와 함께 정리해보겠습니다.

엄보람 기자, 최근 국내 건설사의 해외 진출 현황에 대해 먼저 짚어주시죠.

<기자>

앞서 말씀하신 것처럼 우리 건설업계의 해외수주 누적액이 마침내 5천억 달러를 돌파했습니다.

지난달 한화그룹의 77억달러 규모 이라크 신도시 건설사업 수주가 큰 역할을 했습니다.

국내 건설사들은 올 상반기에만 총 321억 달러의 수주고를 올렸습니다.

우리 건설사의 분야별 해외수주 비중을 그래프를 통해 한번 살펴보겠는데요.

2010년 통계인데 보시는 것처럼 절반 이상이 석유화학, 정유같은 화공 플랜트가 차지했습니다.

발전/전력 부문이 21%로 뒤를 이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해외수주에서 절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분야, 정유나 화학플랜트의 장기 전망이 썩 밝지 못하다는 건데요.

실제로 세계석유정점협회에서 내놓은 자료를 보면 2000년을 정점으로 원유 생산이 하향세를 그리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들 화공플랜트 시장 역시 시간이 지날수록 하향세를 그릴 공산이 크다고 하겠습니다.

<앵커>

정유화학 플랜트 시장의 전망이 밝지 않다면 우리 건설사들도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야겠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앞서 지적된 원유생산 감소 문제 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일고 있는 환경오염에 대한 문제도 점차 해외수주의 큰 장벽이 되고 있는데요.

이에 따라 신재생 에너지와 환경 플랜트 분야에 우리 건설업계에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전세계적 추세인 환경보전과 경제성장, 두 마리의 토끼를 한꺼번에 잡을 수 있는 분야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직 시장이 초기 단계이고 최첨단 기술을 개발하고 활용할 수 있는 데다 전세계적으로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건설분야의 신 성장동력 산업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리포트

지난 3월 시리아와 풍력발전단지 MOU를 체결하고 최종 계약을 앞두고 신한.

풍력을 포함한 신재생에너지 분야의 전망이 기존의 정유 화학플랜트보다 유망할 것으로 보고 회사 역량을 집중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춘환 신한 회장

"정유 화학은 거의 지금 현재 수주가 입찰 형식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최저가로 입찰을 해서 수익이 별로 없어요. 그러나 신재생에너지는 IPP나 PPP로 수주하기 때문에 많은 이익을 가져올 수 있고 또 25년간 운영하는 선진기법으로 수주하기 떄문에 정유화학쪽보다는 훨씬 이익이 많습니다."

전문가들은 현재 유럽발 재정위기 등으로 신재생에너지 시장을 선도하던 유럽시장이 다소 위축된 부분이 있기는 하지만 기존의 플랜트보다는 안정적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조동필 한화증권 연구원

"경쟁 강도가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것에 강점이 있습니다. 최근 중동의 정유화학이라든지 플랜트 시장에서 경쟁이 과열되고 있는 상황인데 그것에 비해서 환경 플랜트같은 경우에는 경쟁 강도가 약해서 기업들이 안정적으로 수익을 가져올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특히 눈여겨볼 분야는 `블루골드`라고 블리는 물 산업.

흔히 물 산업하면 생수나 정수기 사업을 떠올리지만 실제로 물 산업 분야는 수처리, 담수화, 상하수도 설비 등 규모도 크고 다양합니다.

2025년 세계 물시장 규모는 현재보다 2배 정도 큰 규모인 8천 6백억 달러.

현재 미국은 2011년부터 2030년까지 5백조원, 영국이 128조원, 브릭스 국가들이 8300조원 정도 투자할 것으로 계획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세계 정책 기조인 친환경 녹색성장과도 직결되기 때문에 환경 플랜트는 발주가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앵커>

아무리 유망한 시장이라고 해도

국내 건설사들이 토목이나 건축 중심으로 활동을 해온 상황에서 기술 연구가 확보되지 않는다면 소용없는 것 아닌가요?

<기자>

네. 신재생에너지나 환경 플랜트 모두 원천기술 확보가 중요하기 때문에 R&D도 뒷받침이 필수적인데요,

이 분야의 기술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를 확인해가 위해 국내 연구센터 두 곳을 제가 직접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기자>

경기도 용인의 한 연구센터.

일찌감치 환경분야를 주력으로 키워온 코오롱글로벌의 R&BD 센터입니다.

<인터뷰> 코오롱글로벌 상무

" 선택과 집중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one&only사업분야를 선정을 하는데 많은 일을 할 수 없으니까요 one&only사업분야가 저희는 주로보면 친환경 녹색 신재생 에너지 사업입니다. 환경분야는 저희가 소재를 다루는 그룹의 특성을 감안해서 분리막이라고 하는 핵심소재를 중심으로 초고도 수처리공정을 특화하는 작업을 계속 해오고 있고요"

실제로 코오롱 그룹은 물 사업을 위해 각 계열사가 유기적으로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습니다.

이미 리비아와 요르단의 하수처리장 시공과 운영을 수주한 바 있습니다.

<인터뷰> 김휘규 코오롱글로벌 홍보과장

"현재는 국내 뿐만 아니라 중동, 북아프리카, 동남아시아 등 해외에서 하수 정수 상수 등 수처리와 관련된 환경사업을 진행중에 있고 향후에도 코오롱글로벌의 앞선 친환경 기술을 바탕으로 미래환경 EPC사업을 선도하는 환경사업의 토털 솔루션 프로바이더로서 글로벌 환경기업으로 성장해나가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또 다른 선두주자인 극동건설.

웅진그룹에 속해있는 만큼 물 관련 인프라 구축 사업인 하수처리장 건설, 상하수도 시공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조동필 한화증권 연구원

"환경플랜트같은 경우에는 소재부터 시공, 운영까지 전반적으로 기술력이 중요한 플랜트 부분인데요, 코오롱글로벌 중심으로 해서 웅진그룹이라든지 대기업 GS그룹을 중심으로 해서 꾸준히 환경쪽 관련해서 R&D투자를 늘리고 있는 것으로 파악이 되고 있습니다. "

<앵커>

중견 건설사들 못지 않게 대형 건설사도 이 분야에 큰 관심을 갖고 있겠군요?

<기자>

네. 올해 초 `지속가능한 글로벌 기업`을 목표로 제시한 GS건설의 경우 에너지와 환경 관련 인프라 건설 등으로 해외 비중을 확대할 계획입니다.

특히 GS건설의 경우 물 사업을 신 성장동력으로 삼아서 2020년까지 글로벌 10대 물기업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GS건설은 지난해 11월 스페인의 수처리 업체인 이니마를 인수하기도 했습니다.

대우건설은 최근 알제리에서 5억달러 규모의 하천 복원 사업을 수주한 바 있는데요.

국내 하천 복원 기술을 처음으로 해외에 수출한 사례가 됐습니다.

삼성물산 역시 태양광이나 풍력 등 신재생 에너지 발전과 환경플랜트 쪽으로 사업 영역을 적극 확장해 해외 시장을 공략해나갈 계획입니다.

<앵커>

사실 시장이 확대되려면 정책적인 측면도 굉장히 많이 작용하지 않습니까? 특히 해외수주와 관련해서는 더욱 중요할 것 같은데요.

<기자>

맞습니다.

초기시장인 만큼 원천기술확보나 인력부족, 파이낸싱 등 해결해야할 과제들도 많은데요,

건설사들은 이 분야에서 경쟁력을 갖추려면 앞으로 많은 제도개선 등이 뒤따라야 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리포트

국내 기업의 해외인프라사업 진출을 촉진하기 위해 민간과 공공이 공동으로 조성한 4천억원 규모의 글로벌 인프라 펀드.

며칠 전 월드뱅크 산하의 국제투자보증기구로부터 각종 전쟁이나 테러, 송금제한 등 정치적 위험에 대해 보증해 준다는 약속을 받았습니다.

<인터뷰> 이상주 국토부 해외건설정책과장

"이러한 보증이 활성화 되면 앞으로 국내 건설업체가 해외에 투자를 할 떄 발생할 수 있는 특히 개발 도상국가에 투자할 떄 발생할 수 있는 정치적 위험에 대해서 헤지를 할 수 있기 때문에 앞으로 아프리카나 중남미 동남아같은 신흥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기회가 훨씬 더 넓어질 것으로 봅니다."

초기 시장인데다가 R&D 투자가 선행돼야 하는 분야이기 때문에 가장 중요한 부분은 사업비 조달.

선진국의 경우 프로젝트의 수익성이나 성장성을 담보로 해서 금융 투자가 이뤄지는데, 국내 금융기관들 같은 경우, 프로젝트의 수익성이나 성장성보다는 담보 능력 자체를 중시하는 경향이 큰 상황입니다.

업계 대부분이 바로 이 점에서 정부 차원의 제도적인 개선을 바라고 있습니다.

특히 신재생에너지나 환경플랜트 수주는 아직까지 국가와 계약하는 경우가 많은 상황.

현지 법률 서비스나 각종 정보 수집, 금융 지원, 현지 협력 파트너 발굴 등을 위한 국가적 지원체계 강화가 절실한 상황입니다.

업계는 우리 정부에서 적극적으로 정책을 마련한다면 우리 건설사들이 해외시장을 선점하고 향후 수주하는데 큰 힘이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기자>

우리 건설사들은 시공 경험이나 공사수행 능력면에서는 우수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데요.

하지만 아직 원천 기술이나 기본설계 측면에서는 부족한 점이 많아 이 분야에 대한 많은 연구와 노력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앵커> 국내 업체들의 자구 노력과 함께 정부의 세심한 지원과 제도 개선이 장기적인 성장으로 이어진다고 볼 수 있겠군요. 엄보람 기자,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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