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지원할 테니 세제지원?

입력 2012-07-17 18:15   수정 2012-07-17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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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경기침체로 기업들의 지원이 감소하며 문화·예술 분야도 된서리를 맞고 있습니다. 장기적 `투자`보다는 `지출`로 보기 때문인데요. 기업 인식전환이 선행돼야 하지만 세제지원 등을 지원의 조건으로 내걸고 있어 `옥의 티`가 되고 있습니다. 김정필 기자입니다.

<기자>

경기침체 여파는 기업들의 문화·예술 지원을 위한 곳간 마저 닫게 했습니다.

어려운 시기일수록 판관비, 지원비부터 줄이는 우리 내 기업문화가 바로 반영된 것입니다.

지난해 문화예술 지원금이 전년보다 6.2% 감소하는 등 불황의 된서리를 제대로 맞았습니다.

이러한 때 문화·예술 지원을 위해 총대를 맨 것은 올해 2월 메세나협의회 8대 회장에 취임한 박용현 두산 연강재단 이사장입니다.

취임 5개월간 신규 회원사 증가, 신사업 개발 등 지난해 메세나 법안처리 무산 후 의기소침해 있던 협의회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습니다.

스스로를 문화 예술 문외한이라는 겸손의 말로 운을 뗀 신임 회장은 어려울 때 일수록 기업들의 투자가 중요하다며 지원이 활성화되는 분위기 조성에 힘쏟겠다고 역설했습니다.

<인터뷰> 박용현/메세나협의회 8대 회장

"문화예술 투자를 단기 시각으로 보지말고 장기 시각에서 보면 불황일수록 호황기 대비해서 문화 투자 많이 하고 비록 두산 뿐만 아니라 전체 기업들이 이런 인식해야 한다는 것"

메세나협의회 측은 선진국을 예로 들며 투자를 위한 세제지원이 절실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세제지원시 기업들이 의향을 밝힌 투자만 1000억이 넘는다며 이럴 경우 우려되는 세수감소 분 300억을 웃돈다는 것입니다.

문화예술 지원을 위한 `고육지책`이겠지만 한편으로는 순서가 뒤바뀐 것 아니냐는 지적입니다.

기업 성공의 토대를 사회로 전제하고 문화·예술 지원을 책임경영의 일환으로 실천해 온 다른 나라의 세제혜택과는 엄연히 다른 경우라는 것입니다.

자칫 세제혜택을 줘야 투자한다는 뜻으로 곡해될 여지가 있는 만큼 자발적인 문화예술 참여, 기부라는 `메세나` 본연의 취지에 어긋날 수도 있는 것입니다.

박용현 회장은 이 같은 견해에 공감하며 임기 동안 CEO들과의 공감대 형성을 통해 기업과 문화, 예술과 사회가 어우러지도록 하겠다고 답했습니다.

<인터뷰> 박용현/메세나협의회 회장

"사회공헌 활동, 한참 전에는 어찌보면 준조세 성격으로 기업들이 마지못해 한 시절도 있었다. 문화예술 지원을 장기적 투자 안목에서 봐 달라는 주문 많이 할 것이고"

세제지원을 논하기 전에 애플, 구글 등의 예 처럼 이미지, 품격을 높이는 미래를 위한 투자, 산업의 풀뿌리로 인식하는 풍토 전환이 우선돼야 한다는 쓴 소리가 나오는 것도 어찌보면 무리는 아닌 것입니다.

한국경제TV 김정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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