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CEO "여름휴가 엄두도 못내"

입력 2012-08-02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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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본격적인 여름휴가 시즌이지만 금융권 CEO들은 휴가 계획 조차 세우지 못하고 있습니다.

업황 부진에 CD 금리 담합 의혹 등 악성 스캔들이 터진데다 가을 정기국회와 대규모 집단소송 등 과제가 산적해 있기 때문입니다.

이성경 기자입니다.

<기자> 이팔성 우리금융지주 회장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여름휴가를 반납했습니다.

예년에는 경제단체가 주최하는 하계포럼에 참석하는 것으로 휴가를 대신했지만 올해는 민영화 일정 등이 겹쳐 이마저도 가지 못했습니다.

원래 다음주중에 휴가 계획을 잡았던 이순우 우리은행장도 지금은 거의 접는 분위기라고 은행 관계자는 전했습니다.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지난달 20일부터 시작된 해외 출장으로 여름휴가를 따로 잡지 않았습니다.

출장이 길었던 만큼 오는 7일 귀국하는 대로 밀린 국내 업무에 집중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종준 하나은행장도 지난달말 한국능률협회 하계세미나에 참석하는 것으로 휴가를 대신합니다.

신동규 농협금융지주 회장도 여름휴가를 취소했습니다.

아직 취임한지 한달 밖에 안돼 업무파악이 필요한데다 최근 비상경영체제을 선포하는 등 조직 전반에 긴장감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입니다.

보험사들도 사정은 마찬가지여서 삼성과 대한, 교보 등 생명보험 빅 3와 삼성화재현대해상, 동부화재 등 손해보험 빅 3 CEO 모두 휴가 계획을 잡지 못하거나 아예 취소했습니다.

반면 신한과 KB는 예정대로 휴가에 들어갑니다.

신한금융지주의 경우 한동우 회장이 다음 한주간, 서진원 행장은 이번주 중반부터 잡혀있고, KB의 어윤대 회장과 민병덕 행장은 이달중순 이후로 계획하고 있습니다.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기업은행 등 비교적 사정이 나은 국책은행장들은 휴가는 가되 내수활성화에 앞장 선다는 의미로 대부분 국내에서 보냅니다.

CEO가 먼저 떠나야 임직원들도 마음 편히 휴가를 즐길 수 있다지만 이번 여름은 휴가를 반납하는 것이 대세입니다.

영업환경이 갈수록 악화되고 금융의 공적기능이 강조되는 지금, 금융 CEO들은 뜨거운 여름을 보내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이성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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