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이슈진단] 드라기, 위기국 재정건전-구조개혁 관건

입력 2012-10-05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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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 투자의 아침 3부 - 이슈진단

글로벌모니터 안근모 > 스페인의 구제금융 요청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인 만큼 이 부분에 대한 드라기 총재의 언급이 눈길을 끌었다. 드라기 총재는 오늘 회견에서 현 시점에서는 스페인이 구제금융을 신청할 필요가 없으며 그것을 원하지도 않는다는 입장을 우회적으로 밝혔다. ECB가 발표한 무제한 국채매입 프로그램, OMT는 실행이 되어야만 작동하는 것이 아니라 전제 그 자체로 이미 작동하고 있다고 드라기 총재는 규정했다.

그렇기 때문에 이제 스페인 같은 나라의 정부들이 할 일은 재정건전화와 구조개혁 노력에 가속도를 내는 것이라고 드라기 총재는 밝혔다. ECB의 OMT 결정으로 이미 스페인의 국채금리 부담이 상당 폭 경감되었는데 이것을 더 끌어내리겠다고 구제금융을 요청해서는 안된다는 신호를 보낸 셈이다.

드라기 총재는 회견에서 국채매입 프로그램의 출구전략에 대해서도 비교적 상세하게 설명했다. 만약 약속한 개혁 조건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는 경우에는 지원을 중단할 것이고 약속 이행 여부를 점검하는 과정에서도 국채매입 지원을 중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다시 말해 구제금융을 신청하려면 개혁 약속을 확실하게 지켜야 할 것이고 약속을 못 지키는 경우 유로존에서 쫓겨날 각오까지 하라는 이야기다.

1, 2차 양적완화와 달리 이번 3차 양적완화는 종료 시한을 설정하지 않는 무제한, 무기한의 특성을 가지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번에 공개된 의사록을 통해 연준이 이렇게 전례 없는 무기한 양적완화를 결정한 배경이 무엇인지 파악할 수 있겠다며 기대했었다.

그렇지만 오늘 공개된 의사록에는 그런 내용이 별로 들어있지 않았다. 시장 참가자들은 보통 의사록을 통해 다음 통화정책은 어떤 방향으로 전개될지 실마리를 찾게 되는데 이번 의사록에는 그런 실마리도 별로 들어있지 않았다.

다만 이번 의사록을 통해 연준이 시장에 전달하고자 했던 메시지는 따로 있었다. 기한을 정하지 않은 양적완화를 결정하기는 했지만 무제한으로 돈을 풀겠다는 뜻이라기 보다 경제상황에 맞춰 양적완화 규모를 늘릴 수도, 줄일 수도 있고 심지어는 중단할 수도 있다는 유연성을 가진 정책이라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ECB도 그렇고 연준도 그렇고 오늘 시장에 전달한 신호는 다분히 방어적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지난달 정책결정을 통해 강력한 부양의지를 표현한 만큼 지금 단계에서는 도덕적 해이나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를 억제하는 것이 더 긴요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리스 부채의 원금을 탕감해줄 것인지 여부를 놓고 IMF와 유럽연합의 대립이 가시화되는 양상이다. IMF의 대변인이 밤사이 기자들에게 그리스 문제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그리스의 부채가 지속 가능하다는 판단이 서지 않는다면 구제금융을 지급할 수 없다는 것이다.

IMF는 그리스의 국가채무 비율이 오는 2020년에 120%로 떨어지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그래야만 그리스 부채가 지속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지금 그리스 상황을 봐서는 도저히 그런 목표를 달성할 수 없다는 것이 IMF의 판단이다. 그리스가 지금 135억 유로 규모의 추가 긴축안을 놓고 협의를 하고 있지만 그리스 정부의 긴축 노력만으로는 한참 부족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IMF가 요구하는 것이 유럽연합의 원금 탕감이다.

그렇지만 오늘 기자회견에서 ECB는 원금 탕감은커녕 채권 만기 연장도 해줄 수 없다고 분명히 입장을 밝혔다. 남은 것은 유럽연합의 정부들이다. 독일과 프랑스 같은 유럽연합 정부들은 개별적으로 그리스에 구제금융을 빌려줬는데 이것이라도 깎아줘야 한다는 것이 IMF의 주장이다. 유럽연합은 난색을 표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것이 어떤 식으로 마무리될지 아직은 상당히 불확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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