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의 창 W] 턴키제도 '허'와 '실'‥이대로 좋은가

입력 2012-10-10 17:56  

<앵커>

정부가 발주하는 공공공사 입찰제도 중 턴키제도에 대한 일선 건설사들의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워낙 침체된 건설경기로 산업 전반이 위축된 현 상황에서 허술한 제도 탓에 건설업계의 피해가 가중되는 모습입니다.

박진준 기자가 집중취재했습니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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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포트>

한 소규모 종합건설회사입니다.

올해 20건의 공사를 수주했지만 돈벌이는 오히려 줄었다고 하소연합니다.

<인터뷰> 김헌동 H토건 관계자

“발주사의 간섭이 심하다보니 그것을 피하려고 비용이 더 들어가는 것이 현실이다”

턴키로 수주한 3건의 공사에서 손해가 컸기 때문입니다.

턴키입찰은 공사를 맡은 건설사가 설계부터 시공까지 일괄 책임을 지는 방식으로 수주 건설사의 자율적 역량이 발휘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입니다.

하지만 공사 과정에서 발주자의 지속적인 간섭과 권리 주장으로 설계 변경 등 공정에 들어가는 비용이 더 늘어난다는 것이 업계의 주장입니다.

실제로 H토건의 경우 일반 공사를 수주했을 때보다 15% 비용이 더 들었고 결국 이익 감소로 이어졌습니다.

사정이 좀 나은 대형 건설업체도 턴키제도에 대한 불만은 마찬가지입니다.

<인터뷰> 대형 건설업계 관계자

“공정성 문제, 금품 로비 문제, 과잉설계의 자원낭비 문제 등이 있다. 국토부에서는 로비 문제 해결을 위해 규제를 강화하고 있는데 국토부 정책은 미봉책에 불과하다”

평가위원의 미공개 등 현재 제도 안에서는 규제로는 해결이 어렵다는 반응입니다.

건설 시공의 효율성을 위해 도입된 턴키제도.

하지만 오히려 건설사들의 발목을 잡고 있어 조속한 제도 개선이 필요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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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턴키 방식 문제점 박진준 기자와 구체적인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박 기자, 먼저 턴키 방식이 뭔지, 이 제도의 장단점은 뭔지 설명해주시죠.

<기자>



앞서 설명 드린 것처럼 턴키제도는 발주사로부터 설계에서 시공까지 일괄로 수주하는 제도를 말합니다.

발주사 입장에서는 공사에 신경을 쓰지 않고 믿고 맡길 수 있다는 것이 장점입니다.

특히 공사 진행 중 문제가 발생하면 책임 소지가 분명하기 때문에 공사의 진행속도가 빠른 것이 특징입니다.

시공사 입장에서도 일괄 수주하기 때문에 시공 능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는 기회의 장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국내는 발주사의 간섭과 수주과정에서의 불공정 행위 등이 부각되면서 그 취지가 무색해지고 있는 현실입니다.

<앵커>

앞서 본 것처럼 건설사들의 불만의 목소리가 큽니다.

역시 중소건설사들의 피해가 크게 나타나고 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설계부터 시공까지 책임져야 하는 턴키제도는 설계 능력이 없는 중소건설사들에게 부담인 것이 사실입니다.

따라서 중소건설사들은 대부분 설계회사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공동으로 입찰에 응모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렇다보니 사업 진행과정에서 이익 분배를 놓고 이견이 발생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해 오히려 사업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도 있습니다.

또 발주처의 눈치를 안볼 수 없는 상황도 걸림돌이 됩니다.

턴키제도는 입찰당시 계획된 설계대로 공사가 진행되는 것을 원칙으로 합니다.

최초 계약상 시공 중 설계변경으로 발생하는 비용은 모두 수주사가 책임지게 돼 있습니다.

발주자 눈치에 손해를 감수하다보니 경영사정이 나빠질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이에 전문가들은 입찰 전 경쟁력 검증 과정을 둬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전문가 의견 들어보시죠.

<인터뷰> 최민수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실장

“턴키제도는 우수한 기술을 바탕으로 입찰하는 방식인 만큼 수준 미달인 기업에 대한 사전 검증작업이 필요하다”

일정 수준의 시공 능력을 검증하고 입찰을 하면 기회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앵커>

입찰 과정에서의 공정성 시비는 고질적인 문제로 부각되고 있는데 전혀 해결책이 없는 건가요?

<기자>

최근 대형 건설사들의 4대강 사업 담합이 문제시 된 것처럼 입찰 과정에서의 비리는 끊이지 않는 악습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실제로 입찰 규모별 수주 실적을 보면 국내 1위부터 10위까지 대형 건설사가 76%정도의 공사를 가져갔습니다.

규모와 자금에서 앞서는 대형사들이 입찰 전 평가위원들에게 로비를 하고 있다는 것은 이미 업계에서 관행이 된지 오래됩니다.

따라서 평가 위원들의 공개를 통해 투명성을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습니다.

전문가의 분석 들어보시죠.

<인터뷰> 김세용 고려대학교 건축학과 교수

“투명성 확보를 위해 평가위원 공개 등이 이뤄져야 한다.”

이 밖에 평가 위원들이 자신의 분야가 아닌 것에 대해서도 채점 하는 것은 바람하지 않다는 지적도 덧붙였습니다.

<앵커>

주무부처인 국토부의 입장은 어떻습니까?

<기자>

네.

국토부는 현재 턴키제도 자체에 대해서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미국 등 선진국 역시 디자인과 시공을 함께 입찰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어 국내 건설업체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서도 턴키제도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현재 정부는 40조원의 공공발주 물량중 10조원 정도를 턴키로 발주하고 있는데요.

발주제도의 다양성 확보와 보다 많은 건설업체에게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향후 물량을 비중을 늘릴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다만 최근 불거진 불공정거래 등 투명성를 확보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제도를 수정 보완한다는 입장 입니다.

오늘도 턴키 관련한 국토부의 발표가 있었는데요.

공정한 심사를 위해 향후 온라인 턴키 심사 제도를 강화해 확대 실시한다는 내용이 골자입니다.

이처럼 국토부 내에서도 턴키제도 심사의 투명성 제고에 대한 고민을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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