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기업탐방] '일하기 좋은기업' 마즈, 비결은 바로 '사람'

입력 2012-10-25 16:59   수정 2012-10-25 16:59

`일하기 좋은 기업` 마즈, 비결은 바로 `사람`

- ‘이익은 공유되어야 하며, 공유된 이익만이 지속가능하다’고 믿는 기업 철학 실천

- 직원과 회사, 지역사회와 환경을 아우르는 건강한 생태계 조성 위한 구성원 모여

#1. 모라토리움을 선언한 나라를 모두들 외면할 때 끝까지 남았다. 파트너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2. 초콜릿 원료인 코코아는 ‘열대우림연맹’과 UTZ인증 제품만 쓴다. 아동 노동에 반대해서다.

#3. 펫 푸드엔 참치를 아예 안 쓰기로 하고 새로운 ‘대안’을 찾았다. 참치 멸종을 걱정해서다.

#4. 들어오는 물과 나가는 물의 퀄리티를 똑같이 했다. 호주의 마즈 공장 주변은 자연습지가 되었다. 지역사회와 환경을 생각해서다.

한국마즈(대표 김광호)가 지난 25일 여의도 63빌딩 컨벤션 센터에서 개최된 ‘2012 대한민국 일하기 좋은 100대 기업’ 시상식에서 2010, 2011년에 이어 3년 연속 대상에 선정됐다.

‘일하기 좋은 기업’이란 어떤 기업일까? 동종 업계 최고 연봉 대우를 해 주는? 직원 개개인을 배려한 남다른 복지제도가 있는? 각각 판단하는 기준이 다르겠지만, 3년 연속 대상을 수상한 ‘한국 마즈’를 찾아가서 선정 비결을 들어 봤다.

■ 100년 장수의 원동력, 상호성(Mutuality); “이익은 공유되어야 하며 공유된 이익만이 지속가능하다”

‘스니커즈(Snickers)’와 ‘앰앤드앰즈(M&M’s)’의 초콜릿 브랜드, 그리고 펫 케어(pet care) 브랜드인 ‘페디그리(Pedigree)’와 ‘시저(Cesar)’ 등으로 더 친숙한 마즈는, 1911년 미국 북서부 타코마의 작은 집 주방에서 시작, 현재는 초콜릿과 반려동물 식품, 껌과 제과, 식품, 음료 및 바이오 분야 등 총 6개 사업부문을 거느린 연 매출 약 300억 달러(약 34조원) 규모의 선도적인 글로벌 식품기업이다.

마즈가 오늘날 100년이 글로벌 장수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숨은 비결은, 창업자 프랭크 C.마즈의 창업 정신을 이어서 2대 최고경영자(CEO)에 오른 아들 ‘포레스트 마즈(Forrest Mars, Sr.)’의 독특한 경영 철학에서 찾을 수 있다. 마즈의 ‘이익은 공유되어야 하며, 공유된 이익만이 지속가능하다’는 확고한 기업 철학을 완성시킨 장본인이다.

포레스트가 생각한 ‘사업의 목적(The Company’s Objective)’은 ‘상호 이익(Mutual Benefit)’이었다. 1947년에 그가 직접 작성했다고 전해 내려오는 편지에는 “마즈가 사업을 함으로써, 마즈가 납품하는 거래처, 마즈에 납품하는 공급처, 그리고 마즈의 고객은 물론 정부, 심지어 경쟁사까지도 모두가 그 이익을 공유해야 한다”라고 적혀 있다.



오늘날에는 지속가능경영, 공유가치창출을 얘기하는 게 어색하지 않지만, 당시만 해도 2차 세계대전이 끝난 직후 그야말로 냉전의 시작을 알리는 기운들이 움트고 있을 때이다. 그런 대립과 갈등의 상황 속에서 ‘나’와 다른 ‘남’을 인정하는 기업 철학을 꿈꾼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포레스트는 이미 65년 전 사회의 일원으로서 기업이 건강한 생태계를 이끄는 책임 있는 주체가 되어야 한다는 목표 의식을 확고히 갖고 있는 것이다. 마즈는 이를 실천하기 위해 구체적으로 탁월성(Quality), 책임(Responsibility), 상호성(Mutuality), 효율성(Efficiency), 자유(Freedom)라는 5원칙을 수립했다. 그 중에서도 마즈가 마즈다울 수 있는 핵심이라면 바로 앞서 얘기한 이익을 고객, 직원, 지역사회 등 공동체와 공유한다는 철학을 담은 ‘상호성(Mutuality)’이다.

■ 직원 아닌 동료, 갑을관계 아닌 파트너… 경쟁사도 건전한 생태계의 구성원

이 원칙에 따르면 마즈의 직원은 상하 관계의 ‘고용인(employee)’이 아닌 수평적 관계의 ‘동료(associate)’다. 신입사원이라도 스스럼없이 대표이사를 ‘조셉(Joseph)’이라는 영문이름으로 부를 수 있는 것이고, 직책을 떠나 수평적이고 자유로운 소통으로 이끌어 기업과 직원들이 서로의 목표와 비전을 공유할 수 있게 된다.



또한 협력사는 ‘갑을’ 관계가 아닌 성공적인 비즈니스를 위해 함께 걸어가는 ‘파트너’다. 협력사의 어려움이 결국 마즈에게도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물심양면으로 돕는 게 마즈로서는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다.

그리고 지역사회는 단순히 내가 거주하는 장소로서의 의미가 아닌, 내가 혜택을 입음과 동시에 무언가 힘 닿는 데까지 봉사하고 나누며 상호작용을 해야 하는 환경이자, 내가 발을 딛고 살아가는 삶의 터전이다. 한 직원이 지역사회에서 축구코치로 자원봉사를 하는 게 남들에겐 하찮게 보일지는 몰라도, 회사는 직원이 지역사회 일원으로서의 역할과 의무를 다한다고 인정해주고 잘 할 수 있도록 최대한 배려한다.

심지어 경쟁사는 공정한 경쟁을 통해 함께 발전해 나가야 하는 생태계의 일원으로, 경쟁사가 없다면 나도 없고, 건전한 비즈니스 생태계 자체가 성립이 안 되는 것이다.

특히 펫 케어 제품 회사답게, 인간과 반려동물이 생태계에서 같은 먹이를 놓고 다투면서 생태계하부에 일어날 수 있는 충돌을 미연에 방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는 ‘안전’에 기반을 둔 반려동물 먹이의 대안을 적극 찾는 활동으로 이어져, ‘지구’라는 환경을 공유하며 인간과 동물이 더불어 살아가는 방식을 찾으려는 마즈만의 독특한 철학이 담긴 비즈니스 활동의 일환이다.

사실 마즈가 처음부터 ‘일하기 좋은 회사’가 되려는 목표를 세우고 노력했다면, 언젠가는 목표를 달성했겠지만, 100년이 넘는 동안 한결 같은 모습을 유지하진 못했을 것이다. 마즈가 ‘일하기 좋은 회사’ 대상을 3년 연속 수상할 수 있었던 것은, 단순하게 얘기해 유산처럼 소중하게 지켜 온 마즈의 기업 철학, 그에 기반을 둔 비즈니스 목표, 그리고 목표를 함께 실천한 동료를 모아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한 결과다.

프라이빗 기업인 마즈 소유주조차 마즈가 한 가문의 소유물이 아니라 마땅히 다음 세대에 소중히 물려줘야 할 사회의 일부로 여기고 있다. 마즈라는 기업을 다음 세대에 잘 전달하기 위해서는 현재 일하는 모든 직원들이 함께 생각을 공유하고 자신에게 기업과 사회가 요구하는 책임과 의무를 인식하고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믿고 있는 것이다.

■ 기업 목표와 비전을 함께 공유할 ‘마시안(Marsian)’이 되다

이런 마즈의 공동체적 결속력은 스스로를 가리켜 ‘마시안(Mars-ian)’이라고 부를 정도로 대단한 자부심으로 나타난다. 결국 마즈는 기업의 가장 기본적인 목적에 충실하기 위해, 마즈의 목표와 비전을 공유할 직원들을 하나 둘씩 모았고, 이들과 서로의 생각을 나누다 보니 직원들이 행복한 일터가 됐다는 것이다.



수많은 기업들이 저마다의 철학과 비전을 앞세우지만, 100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지키고 발전해 나가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뿌리가 다르고 철학이 남다르며, 세대를 거듭해도 변치 않고 지키려는 선순환을 일으키는 사람들이 회사 내부에 있고, 이것이 시스템으로서 하나의 유산으로 간직되어 다음 세대까지도 소중하게 전달되어야 ‘일하기 좋은 기업’을 넘어 지속가능한 기업을 꿈꿀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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