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 코리아'...外人 유가증권 시총비중 급증

입력 2012-12-16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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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투자 자금이 한국 시장으로 몰려오면서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의 비중이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외국인 투자 증가로 국내 기업의 자금 사정이 완화되는 등 긍정적인 면이 있지만, 자산시장에 거품이 낄 가능성이 커지는 등 금융시장의 불안정을 초래할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16일 금융투자업계와 한국은행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가운에 외국인 보유액 비중은 13일 현재 33.95%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가 터져 외국인이 한국 주식시장에서 돈을 빼 나가면서 30%를 넘던 외국인 시총 비중은 2009년 4월14일 27.08%까지 떨어졌다. 이후 꾸준한 상승세를 타다가 미국과 유럽 등 세계 주요국의 기준금리 인하와 양적완화 정책으로 유동성이 늘어나면서 시가총액의 3분의 1을 넘어 최고 수준으로 올라간 것이다.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14일까지 12일 연속 매수 우위를 보이면서 2조3천622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올해 들어서는 이달까지 총 16조1천121억원어치를 사들였다. 한국투자증권 이수정 연구원은 "풍부한 글로벌 유동성과 함께 위험자산 선호 현상이 되살아났고 원화 강세로 인한 환차익, 한국 기업의 안정적인 이익 등의 매력으로 외국인 투자가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채권 시장에서도 외국인은 최근 순매수를 이어가고 있다. 외국인의 채권 순매수 금액은 9월 2조8천470억원에서 10월 3조470억원, 지난달 3조3천950억원으로 꾸준히 늘었다. 외국인의 총 채권 보유액도 작년 말 83조270억원에서 지난달 말 현재 88조9천억원으로 7.1%(5조8천730억원) 증가했다.

하지만 외국인 투자 자금이 장기적인 직접 투자보다는 단기적인 포트폴리오 투자에 집중돼 자산시장 거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외국인 총투자 중 직접 투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작년 16.0%에서 올해 3분기 기준 15.1%로 0.9%포인트 하락했다.

이와 함께 글로벌 유동성 확대와 외국인 자금의 국내 시장 유입으로 원ㆍ달러 환율도 빠른 속도로 내려가면서 수출 기업의 경쟁력 약화가 우려된다. 원ㆍ달러 환율은 지난 5월24일 1,184.0원에서 지난 14일 1,074.6원으로 9.2%(109.4원)나 절상됐다.

자금 유입만큼이나 외국인 자금이 일시에 빠져나갈 때 생길 수 있는 부작용에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크다. 미국과 유럽의 상황이 어려워져 외국 금융기관 등이 유동성 확보에 나서면 외국인 자금이 주식과 채권시장에서 이탈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 원ㆍ달러 환율이 다시 치솟고 주가가 곤두박질 치는 등 금융시장이 큰 충격을 받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경제연구원 김민정 연구위원은 "외국 시장의 불안 요인 때문에 외국인 투자자금이 급격히 유출되면 외환 시장 리스크가 전체 금융시장 경색으로 퍼질 수 있기 때문에 단기성 투기 자본의 유출입에 대한 감시를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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