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2기 경제팀 수장에 '제이콥 루'...인선 배경은?

입력 2013-01-10 09:49   수정 2013-01-10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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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이르면 10일(현지시간) 2기 행정부 재무부 장관에 잭(제이콥) 루 비서실장을 지명할 예정이라고 미국 언론이 일제히 9일 보도했다.



미국 언론은 백악관 소식통 등을 인용해 오바마 대통령이 의회와의 `재정 절벽(fiscal cliff)` 협상을 마무리하기 위해 예산 전문가인 루 실장을 최종적으로 낙점했다고 전했다. 존 케리 국무장관과 척 헤이글 국방장관에 이어 제이콥 루 실장이 재무장관에 실제 지명되면 미국 행정부의 3대 요직인 국무·국방·재무장관은 모두 백인 남성이 차지하게 된다.

루 실장은 빌 클린턴 및 오바마 행정부에서 두 차례나 백악관 예산관리국(OMB)국장을 맡아 예산의 세부 항목까지 꿰뚫는 전문가로 평가받고 있다. 워싱턴 정가에서 `잭`으로 불리는 류 실장은 뉴욕대 최고운영책임자(COO), 씨티그룹 이사 등을 지낸 경력이 있으며 지난해 1월 재계 최고경영자(CEO) 출신인 윌리엄 데일리 비서실장으로부터 바통을 넘겨받아 백악관의 안방 살림을 맡아왔다.

오바마 대통령은 티머시 가이트너 재무장관 후임으로 루 실장과 함께 재계 인사를 영입하고 내각 구성의 다양성을 확대한다는 취지에서 흑인인 아메리칸익스프레스(아멕스)의 케네스 체놀트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 등도 검토했으나 결국 재정 절벽 협상을 완전히 끝내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미국 백악관과 의회는 새해 벽두 극적 합의를 통해 재정 절벽 위기를 가까스로 모면했으며 국가 예산 자동 감축을 뜻하는 `시퀘스터(sequester)`와 국가 부채 한도 상향조정 협상은 일단 미뤄놓은 상황이다. 공화당은 예산 삭감 및 채무 상한 재조정, 각종 공제 혜택 개혁 등을 연계해 협상한다는 입장인 반면 버락 오바마 행정부는 이들 현안을 분리 처리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미국 연방 정부의 부채 한도는 16조3천940억달러로, 이미 지난해 말 법정 상한에 도달했으며 재무부가 특별 조치를 통해 2천억원을 더 동원한 상태다. 임시방편으로 마련한 이 돈도 다음 달 15일에서 3월1일 사이에 동날 것으로 예상돼 의회가 백악관 및 행정부와 협의해 한도를 올려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국가 채무불이행(디폴트) 상황에 빠질 수 있다.

루 실장이 능력은 있지만 엄격하고 비타협적이라는 평가를 받는 점을 고려하면 공화당이 예산 삭감 등에서 양보를 얻어내기를 기대하는 향후 재정 절벽 2차 협상도 난항을 겪을 것이라는 관측이 미국 정치권에서 나오고 있다. 지난해 여름 연방 정부의 부채 한도를 올리는 협상에서도 공화당과 첨예하게 맞섰다는 것이다. 그가 2010년 11월 OMB 국장으로 상원 인준을 받는 등 4차례나 `의회 시험`을 통과했다는 점에서 이번에도 예리한 질문은 피할 수 없겠지만 무난하게 자리에 안착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루 실장은 1970~1980년대 하원 보좌관으로 정치에 발을 들여놨다. 그는 고(故) 조 모클리(민주·매사추세츠) 전 하원의원 밑에서 1974년부터 2년간 일했고 루 실장이 멘토라고 부르는 토머스 `팁` 오닐(민주·매사추세츠) 전 하원의장을 이후 8년간 보좌했다. 1970년대 루 실장을 인턴으로 고용했던 스탠리 브랜드 변호사는 월스트리트저널(WSJ) 인터뷰에서 "예산에 대한 그의 경력과 전문성은 논쟁의 여지가 없다. 그는 의회에서 일할 때나 OMB 수장을 맡았을 때 이 분야에서 완벽하게 훈련돼 있었다"고 전했다.

그러나 루 실장이 국제 경제 분야에 대한 경험이 전혀 없다는 점에서 유럽 경제 위기나 중국 외환 문제 등 산적한 현안을 다루기에는 취약점을 안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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