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약세, 수출기업 '비상'..대책은?”

입력 2013-01-16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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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포커스 1부 - 긴급진단



코트라 정혁 > 아베 정부가 출범하면서 약 3주 만에 엔화가 5% 급락했다. 이런 엔화 약세가 일본기업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되면서 현지 일본기업은 긍정적인 반응이다.

엔화 약세, 원화 강세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그래서 상당히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코트라에서 일본의 IT지원센터 입주기업을 대상으로 최근 긴급 설문조사를 한 결과 100엔당 1200원 이하로 떨어질 경우 수출에 상당한 지장을 초래할 것이라는 응답이 나왔다.

기본적으로 가격 경쟁력만이 아닌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현지 마케팅을 강화하는 노력을 전개하고 있다. 특히 일본의 글로벌기업 조달 수요를 중소기업의 기술력으로 공략하고자 하는 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특히 일본에는 자동차, 전자, 기계분야에서 매출액이 100억 달러 이상 되는 글로벌기업이 상당히 많다. 약 32개 사가 있는데 그 중 17개 사와 맞춤형 상담회를 추진하고 있다.

특히 올해 2월에도 혼다나 스바루 등 글로벌 기업과 상담을 지원해 국내 기업의 마케팅 기회를 확대시켜나가려고 적극 전개하고 있다.

엔화 환율이 약세를 보이기 이전에 강세를 보였던 이유를 잠시 살펴보면 미국의 금융위기와 유럽의 재정위기 영향으로 국제금융시장에서 엔화를 안전자산으로 판단한 것이 가장 크게 작용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유럽과 미국의 재정위기가 해결되지는 않았지만 완화되는 모습을 보이는 가운데 일본도 양적완화 정책을 더욱 확대했다.

이에 따라 엔화의 하락세가 두드러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유럽과 미국의 재정위기가 악화되지 않는다는 전제 하에서 일본경제의 침체가 지속되는 한 엔화의 하락세는 적어도 참의원 선거가 있는 7월까지, 즉 상반기 내내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수준은 일본경기의 침체를 고려할 때 금융위기 이전 수준인 100~122엔까지 충분히 오를 수 있을 것으로 본다. 현재 환율전쟁이라는 국제적인 비난과 함께 최근 급격한 엔화 환율의 절하를 고려할 때 올해 안에 100엔대를 넘기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동안 미국의 금융위기와 유럽의 재정위기가 진행되면서 엔화가 강세를 보였던 것을 바탕으로 일본경제가 세계경제의 고통을 일부 분담했다고 해석할 수 있다.

하지만 이제는 유럽과 미국의 재정위기가 다소 완화되는 가운데 일본의 양적완화 정책의 확대로 엔화 환율이 약세를 보이면서 가장 크게 영향을 받는 것은 신흥시장으로의 자본유입과 신흥시장의 환율이다. 소위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지는 격으로 볼 수 있다.

당장 우리나라와 같이 일본과 수출경쟁을 해야 하는 나라의 경우 수출 경쟁력 악화 문제가 현실화될 수 있다. 더욱 큰 문제는 당장은 아니지만 글로벌 과잉유동성이 신흥시장으로 대규모 유입된 이후 다시 미국이나 유럽의 재정위기가 악화될 경우 외화 자본이 신흥시장에서 급격히 빠져나가는 것이다. 그래서 자본 유출 변동성 확대가 우려된다.

채산성은 구체적으로 계산하기 어렵지만 2006년과 2007년을 비교해 알아보자. 당시 920원까지 환율이 내려갔었다. 최근 원화 환율의 절상은 한국경제가 장기 저성장 기조로 갈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발생하고 있어 우려할 만한 일이며 2006년이나 2007년보다 심각한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실제 중소기업의 체감경기는 외환위기나 글로벌 금융위기보다 훨씬 나쁘다. 12월의 자료를 통해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대한상공회의소와 무역보험공사 같은 중소기업의 경우 손익분기점이 1100원 내지 1076원이었고 대기업은 1060원에서 1070원 정도다. 그러므로 앞으로 원화 환율이 떨어진다면 더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

원화 환율이 떨어지는 것에 대한 즉각적인 대책은 쉽지 않다. 크게 대책이란 거시적, 미시적인 두 방향에서 이야기할 수 있다. 거시적인 방법은 자본 유출입에 따른 환율 변동 확대를 예방하기 위한 것이다. 예를 들면 선물환 포지션 한도를 축소하거나 외국인 채권 투자에 대해 과세를 하는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실질적으로 기업들에게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다.

기업들 입장에서 현재 환 변동에 대한 관리를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정부 입장에서는 수출기업의 채산성 악화에 따라 금융기관들이 수출기업에 대한 신규대출이나 만기 연장을 중단할 가능성이 크다. 수출기업에 대한 신규대출이나 운전자금을 금융기관이 축소하지 않도록 하고 정책금융기관을 통해 수출기업에 대한 운전자금 지원을 확대하는 것이 시급하다.

현재의 글로벌 금융환경에서는 중앙은행이 공식적으로 외환시장에 개입할 수는 없다. 하지만 외환당국은 급격한 환율의 변동을 완화하기 위해 선물환 포지션 한도를 축소하는 등 제도적인 장치를 통해 외국인 채권투자에 대한 과세를 할 수 있다. 아니면 지난 2000년 이후 계속 이야기된 토빈세를 과세하는 등 현실 가능성이 낮은 이런 형태의 제도적인 장치를 마련하는 비공식적인 방법이 있다.

오늘 조찬모임이나 한국은행 총재가 언급한 구두개입 형태는 충분히 시장에 충격을 줄 수 있는 유효한 수단이다. 조금 더 원화 환율의 하락이 지속될 경우 앞서 언급한 제도적인 장치들을 어떻게 시기에 맞게 구체적으로 실행할 것인지 고민을 해야 한다.

모든 일에는 일장일단이 있지만 최근 부정적인 측면만 부각되고 있다. 실질적으로 소비자들이 느끼지는 못하지만 환율이 하락한다는 것은 기업의 수입물가가 하락하는 것이기 때문에 긍정적인 요소가 있다. 또 이를 통해 한계기업을 정리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 그러므로 꼭 부정적으로만 볼 수는 없다. 또한 기업 입장에서는 가격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경영합리화나 생산성 향상의 기회로 삼을 수 있는 긍정적인 요인이 있다.

미국과 유럽, 최근 일본까지 가세해 양적완화 정책을 확대했기 때문에 이런 기조가 상반기 내내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 일본에서 참의원 선거가 7월에 있기 때문에 적어도 상반기 내내 엔화의 약세 기조는 이어질 것이다. 그것의 불똥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신흥시장으로의 자본유입 가능성이다. 그렇기 때문에 원화 환율도 계속 하락 기조가 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2006년과 2007년 920원까지 떨어진 상황과 비교할 필요가 있다. 당시 선물환 매도와 이에 따른 외화 차입 증가가 추가적인 원화 환율 하락으로 이어져 920원까지 떨어졌었다. 현재는 그러한 조선사들의 대규모 선물환 매도나 외화 차입의 규모가 크지 않은 상황이다.

그러므로 최근 원화 환율이 급격히 떨어지니 세 자릿수까지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있지만 1000원대는 지지할 것으로 본다. 그리고 금리도 적어도 저성장 기조가 고착되면 1분기 안에는 한국은행에서 금리를 하락시킬 가능성이 크다. 또 재정거래 차원의 외화 유입도 완화될 것이기 때문에 2분기로 가면서 원화 환율의 하락 속도가 완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통화 강세에 대해 생각할 때 화폐가치가 그 나라의 펀더멘탈을 반영한다는 기본적인 가정을 함께 생각할 필요가 있다. 원화 강세 배경에 대한 것을 너무 부정적으로 인식하기 보다 그만큼 우리의 경제적, 질적인 부분과 성장동력에 대한 기대가 강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속도가 너무 빠르다 보니 우리 산업과 내수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분명히 있을 수밖에 없다.

특히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우리 경제를 지탱해온 것이 수출이었고 이 과정에서 IT와 자동차는 글로벌기업으로 도약하는 것에 가장 크게 기여했다.

최근 한국은행에서 발표한 한국경제성장률에 대한 전망과 수출 및 내수기여도를 보면 이런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최근 발표된 한국은행의 2013년 경제성장률은 3%대에서 2.8% 수준으로 낮아졌다. 여기서 수출에 대한 기여도가 약 1.4% 정도를 차지할 것으로 추정되는 상태다. 문제는 2012년과 비교했을 때 수출에 대한 기여도보다 내수에 대한 기여도를 높게 점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현재 진행되는 환율 하락이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고 이를 대비하기 위해 산업계, 금융시장에 대한 변화가 어떻게 전개되는지를 점검할 필요가 있다.

원화가 강세일 때는 원화 표시 자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한국주식, 한국채권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의 선호가 그만큼 강할 수 있다. 하지만 최근 일본증시와 국내증시의 수익률 변화에서 알 수 있듯 단기적이고 상대적인 매력은 일본증시가 조금 더 크다. 이 영향이 국내증시에 영향을 준 것이다.

과거 환율수준에 따라 원달러환율이 1100원을 하회하기 시작했을 때 외국인 투자자의 태도는 매수를 확대하는 측면보다 오히려 이익 실현에 대한 고민이 컸다. 원달러환율이 1100원을 하회했던 지난 2004년 4월부터 2007년까지의 움직임을 나타낸 차트를 보자.

당시 환율이 1100원을 하회한 직후 1050원대에서 일시적으로 정체되는 상황을 보였고 이 상황이 확산되면서 원달러환율의 강세가 850원까지 이어질 때 외국인 투자자들은 당시 약 3년의 기간 동안 40조 원에 달하는 매도 우위를 보였다.

이런 식으로 과거 자료를 분석하다 보면 원화 강세가 이어질 때 외국인은 파는 것이 아니냐는 고민에 빠질 수 있지만 당시 상황을 보면 외국인 매도의 이유가 환율에 대한 조건에서 기인했다기 보다 당시 적립식 펀드라는 우리 자산시장에 변화가 있었음을 알 수 있다. 그만큼 내부적으로 매수에 기반이 있었던 것이다.

따라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고민하는 변수 중 환율을 고려할 수 있지만 국내 매수 기반이 취약한 상태에서 외국인이 막무가내로 매도할 확률은 높지 않다. 오히려 우리 신용등급이 계속 상향되었다는 점, 우리 기업들의 글로벌 경쟁력이 지속적으로 격상된다는 점을 종합해 본다면 외국인 투자자금의 단기 이탈에 대한 우려는 조금은 성급한 판단이다.

그것은 지금 당장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니다. 물론 산술적으로 환율이 어느 정도 변할 때마다 기업의 이익에 미치는 영향을 점검할 필요는 있다. 우리 수출기업들도 이를 대비하기 위한 여러 가지 환헤지전략이나 환에서 받게 되는 이익의 민감도를 줄이기 위한 다양한 전략을 대비했다. 다만 최근 엔화의 약세 기조가 얼마나 유지될지를 점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현재 비정상적으로 엔화가 약세라고만 말할 수는 없다. 지난해 상반기까지는 비정상적으로 엔화에 대한 강세 기조가 이어졌기 때문이다. 따라서 현재는 오히려 균형점을 찾아가고 있다는 쪽으로 평가하는 것이 맞다.

지난해에는 유럽 재정위기 불안이 가중하면서 엔화 선호 현상이 너무 강했다. 당시 유로화가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우려 때문에 글로벌 유동성은 전부 엔화 사재기에 나섰고 경제여건과 무관하게 엔고 현상이 너무 오랫동안 지속되어 왔다. 이런 고평가가 해소되는 과정이 최근 엔화 약세의 배경이다.

마찬가지로 우리도 지난 3년 동안 매년 수출이 사상 최대였지만 오히려 환율 수준은 상당히 높았다. 정부의 고환율 정책에 이어 달러 선호 현상이 강화되는 것의 상대적 영향을 받은 것이다. 따라서 현재 달러를 기준으로 한 원화의 가치가 1050원 수준에서 수렴해 있다는 것은 어느 정도 적정 수준임을 알 수 있고 이 이후의 환경에 대해 점검하는 것이 필요하다.

일본기업과의 경쟁력 측면에서 원론적으로 우려되는 부분이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하지만 우리 수출제품에 대한 매력이 단순한 가격매력이 아니다. 최근 글로벌 경쟁력에 대한 변화는 과거와 비교했을 때 분명히 달라졌다. 단지 싸졌다고 해서 일본제품을 구매할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대신 상반기 중 우리 수출기업에 대한 점검 과정은 분명히 필요하다.

원화 강세에 대한 가장 큰 순기능은 수입물가의 조절이 용이해졌다는 것이다. 사실 내심 지난주 금통위에서 금리 인하를 기대한 투자자도 있지만 당장 인플레를 조절하기 위해 원화 강세가 도움을 주고 있다는 점을 지적할 수 있다. 이는 선순환적으로 개인의 소비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구매력의 개선 여지가 있기 때문에 당분간 내수주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는 것은 이런 과정에서 생각할 수 있다.

산업별로 점검해야 하는 것은 단순히 우리 수출제품의 경쟁력이 약화된다는 측면에 대해서만 너무 의식하는 것은 좋지 않다. 마진 약화에 대한 우려보다 이제는 수입물가, 원재료 가격에 대한 인하 효과 등을 통해 마진 관리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올해 우리 상반기 수출기업에 대해 점검해야 할 것은 영업이익 측면에서 점검하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이제는 순이익을 기준으로 마진 관리를 얼마나 우리기업이 잘 이용하는지를 점검하는 것도 상당히 중요한 변수다.

환이라는 조건이 우리 주식시장 추세의 결정요인이 될 수는 없다. 언제든 변할 수 있는 가변 변수이기 때문에 여기에 너무 의식하다 보면 큰 그림을 놓치기 쉽다. 이제 서서히 투자자들은 1분기 기업들의 이익에 대해 관심을 갖게 시작했다.

올해 1분기 우리기업들의 예상 영업이익 컨센서스가 약 37조 원으로 추정되고 있다. 지난 2년 동안 1분기 영업이익이 36조를 넘었기 때문에 과연 1분기에 이런 숫자가 나올 수 있는지가 가장 관건이다. 조금 아쉬운 것은 최근 환율적인 영향이나 글로벌 수요가 아직 개선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조금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2000포인트는 무난한 지수 영역이 아니다.

하지만 이런 대외적인 불안요인을 감안하더라도 우리 기업들의 이익 성장세가 유지된다는 점을 생각하면 조정을 받더라도 1900 초반의 방어력은 충분히 강하다. 따라서 어중간한 위치에서의 적극적 대응보다 시장 레벨이 다운될 때를 기다릴 필요가 있다. 이 기간까지는 당분간 내수주에 대한 관심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므로 원가 절감에 가장 수혜를 받을 수 있는 음식료나 항공, 해운과 같은 운송 관련 사업이 관심이 될 것이다. 특히 내수주 중에서도 당장 환율에 민감한 영향을 받지는 않지만 제약이나 유틸리티, 통신 관련주의 경우 단기 이익 모멘텀 측면에서는 쉽게 이익이 개선되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지난해까지 여러 가지의 아주 강한 영업규제를 받았던 산업이다. 2013년에 대한 기대치가 조금씩 나아질 가능성이 높은 만큼 제약이나 전기, 가스, 통신, 미디어 관련주에 관심을 유지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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