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증시 관망세..북핵보다 환율이 변수"

입력 2013-02-13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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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욱 전문위원 > 미 증시는 이제 고점 부담을 느낄 때도 됐다. 게다가 오늘 오바마 대통령의 연두교서 신년 연설을 앞두고 관망세가 짙었던 하루다. 마감 브리핑을 통해 내용을 확인해보자. 이어서 북한 관련 소식을 외신에서도 뜨겁게 다루고 있다. 좋은 내용은 아니지만 점검할 필요가 있다. 오바마 대통령이 우리시간으로 3시간 후면 연설을 하는데 여기서 북한이라는 단어가 등장하는 것은 99.99%의 확률이다. 어떠한 수식어를 붙이고 미국 내의 민심은 어떤지 투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소로 체크해보자.

먼저 로이터통신의 마감브리핑을 보자. 최대한 힘을 뺐다, 신중했다, 소극적인 대응이었다고 볼 수 있다. 어제 우리증시도 그랬지만 최근 미 증시도 다우지수의 경우 거래량 부진이 이어지고 있고 지수상으로 다우지수가 사상 최고치에 근접하면서 그간의 상승 피로감이 상당히 누적되어 있는 상태라는 점, 오늘 현지시간으로 밤 9시, 우리시간으로 오전 11시 오바마 대통령의 연두교서를 앞두고 관망세가 짙었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미 증시는 이 두 단어 정도면 가능하다.

오늘은 딱히 특징주는 없고 전문가 인터뷰를 바로 이어서 들어보자. 퍼스트 시티즌 뱅크쉐어의 CIO는 미 증시에 긍정적인 모멘텀이 소진된 것은 아니나 지난 상승분에 대한 수렴 과정에 들어갔던 하루였다고 시황을 정리했다. 오늘 있을 오바마 대통령의 연설에서 가장 큰 이슈는 정부지출 삭감에 대한 것이고 두 번째로는 백악관이 이미 언질을 줬던 인프라 스트럭처, 우리말로 사회기반시설이라는 여기에 대한 투자, 오바마 대통령의 녹색 에너지 정책에 대한 지원 의지에 따라 해당 업종은 증시에서 반응이 엇갈릴 것이다. 오늘도 약간 그랬다는 설명이다.

오바마 대통령의 연두교서는 미국 입장에서는 큰 이벤트이지만 우리 입장에서는 좋지 않을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이제는 문구 하나하나를 챙겨봐야 하는 입장이 됐다. 그래서 미리보기를 준비했다. USA투데이를 함께 보자. 미국 대통령의 연두교서에 단골로 등장하는 단어 가운데 하나가 북한인데 이번에는 안 그래도 북한이라는 단어가 나올 가능성이 컸지만 어제 핵실험을 계기로 아예 예약 확인까지 마쳤다는 표현이 등장하고 있다.

여기에 대해 백악관 공보실의 수석보좌관에 따르면 이번 북한의 핵실험으로 오늘 있을 오바마 대통령의 연설 내용이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그러나 원래 북한이라는 단어가 오늘 연두교서에 어차피 등장할 예정이었다, 항상 이 단어를 준비해왔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오바마 대통령이 북한에 대해 어떤 언급을 하고 수식어를 붙이느냐에 따라 오늘 우리나라 외국인 투심도 그렇고 장중 여러 가지 수급이 변화될 여지가 있다.

워싱턴 포스트지 여론조사 내용을 보자. 북한이 핵실험을 단행했지만 오바마 대통령의 대북 기조가 갑자기 부시 정부 스타일의 강경론, 악의 축으로 급진적인 선회를 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결국 미국 국민들의 민심이 국내증시 외국인 투자자들과 어느 정도 교감이 있을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여론조사 결과를 주의 깊게 봤다.

미국의 정치 현안 가운데 최근 4대 항목은 바로 미국 시민권 부여기준을 조금 더 현실적으로 개정하자는 것이다. 미국에 득이 될 사람한테는 조금 더 쉽게 시민권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주자. 그리고 기후변화 협약에 대해 조금 더 협조적인 정책을 마련해 친환경적인 미국을 만들자.

이 두 개까지는 우리와 직접 연관이 있을 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는데 나머지 두 가지는 조금 다르다. 총기규제법안이 그것이다. 공화당의 전통적인 지지세력인 총기제조업체와 로비스트들을 떨게 만들 수 있는 법안이다. 그리고 아프가니스탄 전쟁 종결에 대한 이슈가 우리와 연관이 있는 두 가지 후자다.

대북기조에 대한 미국의 민심과 연관이 있다는 점에서 여론조사 결과를 정리해보자. 워싱턴 연두교서를 앞두고 열흘 간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지지자의 경우 총기규제법안에 대해서는 60%가 이미 찬성을 하고 있고 오바마 대통령이 이번에 지적을 한다면 76%가 여기에 대해 찬성할 것이라고 응답을 했다. 아프가니스탄 전쟁도 자신의 정치적인 소신과 오바마 대통령이 이번 연두교서에 요구할 경우의 차이가 8%p 정도 있다.

그런데 문제는 공화당 지지자들에 대한 결과다. 총기 규제의 경우 원래부터 30%로 낮고 오바마 대통령이 연두교서에서 문제를 제기한다고 해도 31%다. 즉 오바마 대통령이 총기 규제에 대해 뭐라고 하든 말든 상당히 지지도가 낮다. 그리고 공화당의 전통적 대외정책 기조가 우리 미국은 테러리스트들과의 절대 협상은 없다는 논리이다 보니 아프가니스탄 전쟁의 경우 오히려 오바마 대통령이 종전 요구를 하면 아프간 전쟁 종식을 지지하겠다는 비율이 -4%p로 줄어 오바마의 온건 기조가 싫다는 뜻이다. 이것이 대북 기조에 대해서도 약간의 연관성이 있다.

시민권도 원래 생각은 절차 간소화에 찬성한다고 하는 사람이 60%인데 오바마가 이번에 언급하면 찬성률이 절반 가량으로 떨어진 30%다. 따라서 미국도 보수와 진보 사이의 갈등의 골은 상당히 깊다고 할 수 있다. 현재 미 의회의 여소야대 정국을 감안한다면 오바마 대통령은 대북 기조에 대해서도 약간 매파적으로 터닝할 수밖에 없는 정황이라 주의가 요구된다. 그런 차원에서 오늘 연두교서를 민감하게 볼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 증시의 북한 말고 또 다른 골칫거리는 환율이다. G7 재무장관회담의 결과를 보자. 글로벌 GDP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7개 국가의 경제수장들이 모인 G7 재무장관회담이 열렸다. 회원국은 캐나다,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일본, 프랑스, 미국, 유럽연합이 여기 교집합으로 끼어 G8로 부르기도 한다. FOMC나 ECB에 비해서는 상당히 내용이 간단명료하다.

이번에는 첫 줄부터 마지막까지 주제는 환율이다. 최근 외환시장의 인위적 변동성이 커지고 있는데 여기에 대해 예의주시하고 있다. 그런데 여기 모인 사람 중 경제학 박사 학위 없는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원래 환율이란 것을 금리와 혼동하면 안 된다. 금리는 통화정책 목표로 몇%를 정해놓을 수 있지만 환율은 그런 대상이 결코 아니라며 일본을 겨냥해 한 마디 했다. 그렇다고 싸우자는 뜻은 아니고 잘 협조를 하자며 점잖게 끝을 맺었다.

미 상품거래소에서는 엔화가 강세를 나타냈다. 폭은 크지 않지만 어쨌든 그렇다. 그리고 원화환율은 또 한번 강세를 나타냈다. 달러원은 어쩔 수 없지만 앞서 본 G7 성명서의 영향력이 엔원환율에는 당연히 상승 압력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기대한다.

마지막으로 어제 우리 예상과는 달리 순매수 폭을 늘려 고마운 존재로 부각된 외국인이 오늘은 어떨지 MSCI 한국지수를 통해 보자. 미국증시처럼 큰 반응은 없는 상황이지만 1월 한 달 내내 지속됐던 외국인의 줄매도는 어느 정도 진정되고 이제는 비중을 조금씩이라도 늘리려는 상황이 있는데 기술적으로 60선이 대단히 중요하다. 59.80에 걸쳐 있는데 60선을 넘을 때까지는 외국인의 순매수가 돌아왔다고 보기에는 조금 이르지만 비중을 더 이상 줄일 것은 없고 비중 확대에 대한 의지는 시장에서도 확인될 것으로 예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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