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을 읽다] 패션도 ‘나만의 목소리’가 필요해?

입력 2013-02-21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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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TV 블루뉴스 최준범 기자] 흉내보다는 나를 상징하는 무언가가 있어야 하는 시대다.

일례로 각종 오디션 프로그램들을 보면 항상 심사위원들은 ‘나만의 목소리가 있어야 한다’고 도전자들에게 일침을 가한다.

이는 그만큼 기존 가수의 목소리를 그대로 따라하는 도전자들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현상은 패션에서도 고스란히 나타난다.

확실히 옷을 잘 입는 사람들은 과거에 비해 많아졌다. 그러나 자세히 살펴보면 어디서 본 듯한 스타일이다. 대부분 트렌드에만 집착하다보니 이러한 결과가 나온 것으로 추측된다.

물론, 잘못됐다는 것은 아니다. 다만, 자신만의 시그니처 스타일(취향과 감각을 담아낸 스타일)이 없다는 게 아쉬울 따름이다.

이런 가운데 남성복 브랜드 디자이너로 활동 중인 김가윤과 일본에서 패션포토그래퍼로 활동 중인 SASU TEI는 앞서 언급한 사항들의 틀을 깬 사람들을 한데 모아 책으로 엮었다. 바로 ‘서울&도쿄 나만의 시그니처 스타일’이다.

다른 서적과 다르게 이 책은 ‘어떻게 입어야 한다’는 직접적인 조언은 없다. 대신, 본인의 시그니처를 옷으로 표현한 일반 사람들의 사진과 간단한 인터뷰를 통해 간접적으로 힌트를 전달할 뿐이다.

때문에 독자마다 각기 다른 느낌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공통적으로 전달되는 하나의 메시지는 분명 있다. 본인의 시그니처가 표현된 옷이 확실한 날개가 되어준다는 것. 이 책을 집필한 이유이기도 하다.

이 책은 서울과 도쿄에서 ‘옷 좀 입는다’ 하는 이들이 등장해 눈길을 끈다. 재밌는 점은 서울과 도쿄 스타일을 각각 비교해볼 수 있다는 사실이다.

서울 스타일이 전반적으로 간결하면서 확실한 포인트를 주는 패션이라면, 도쿄 스타일은 대부분 도전적인 스타일링을 추구한다. 어쩌면 파격적이라는 말이 더 어울릴지도 모른다. 이러한 사실을 비교해가며 볼 수 있다는 점이 이 책이 주는 첫 번째 재미다.

두 번째 즐거움은 ‘핫’한 쇼핑 장소를 알려주는데 있다. 서울 압구정동을 비롯해 신사동, 명동, 홍대, 이태원, 한남동, 삼청동, 북촌까지 다양한 쇼핑 장소를 귀띔해준다. 물론, 도쿄 쇼핑 명소에 대한 유익한 정보도 잊지 않고 수록했다.

마지막으로 패션을 사랑하는 이들을 한데 모아 인터뷰를 한 부분도 빼놓을 수 없는 재미다. 패션 디자이너부터 스타일리스트, 패션숍 CEO, 그래픽 디자이너, DJ, 모델 등 다양한 직업군을 가진 이들이 자신의 스타일을 공개하는데, 여기서 간접적으로 얻은 패션 정보 또한 보는 재미를 더한다.

‘서울&도쿄 나의 시그니처 스타일’은 아직 자신의 스타일을 구축하지 못한 이들에게 유용한 패션 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직접적으로 조언해주지 않지만 적어도 새로운 시도를 하게끔 유도하며, 자신의 스타일에 대해 한 번쯤 고민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junbeom@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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