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대담] 한·미 FTA 발효 1년.. 성과와 과제

입력 2013-03-14 14:19  

마켓포커스 2부 - 기획대담

현정택 > 작년 대미수출이 585억 달러, 4.1% 늘었다. 4%를 적은 수치로 볼 수도 있지만 우리나라의 전체 수출이 1.3% 줄었음을 생각해야 한다. 그만큼 세계의 시장환경이 안 좋은데 그래도 미국 시장이 받쳐줬음을 알 수 있다. 미국시장이 받쳐줌으로써 우리나라의 무역 규모가 세계 전체 8위까지 올라간 상황이다.

한미 FTA 하나만 가지고 무역규모가 늘어난 것은 아니지만 단일국가로서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시장인 미국에서 선전하고 있는 것이 보탬이 됐다. 투자도 작년에 36억 달러인데 54%가 늘었다. 투자도 전체 평균은 18% 늘었는데 미국으로부터 50%가 늘었으니 투자 유치를 상당히 끌어올리는 효과도 있었다.

쌍무 간 협정을 맺었다고 해서 미국으로부터만 온 것이 아니라 FTA로 시장이 넓어지면 그 나라가 매력적인 나라임을 인지한 외국인 투자자들이 더 들어올 수 있다. 전반적으로 볼 때 세계경제가 어려운 가운데 한미 FTA가 그 충격을 줄이는 것에 기여를 했다고 볼 수 있다.

자동차 중 특히 자동차 부품의 관세가 2.5%다. 작은 수치이지만 미국시장의 가격 1, 2% 차이는 상당히 크다. 그래서 자동차 부품이 10% 이상 성장을 했다. 미국의 자동차 내수시장이 확대되는데 한미 FTA가 기여를 했고 부품을 따라 완성차도 늘고 있다. 엔저는 사실 미국시장뿐만 아니라 전체적으로 세계시장에서 일본과 경합하는 것에 장애를 준다.

수출경합도라는 것이 있다. 두 나라가 부딪힐 때 얼마나 경쟁이 센지를 수치로 나타낸 것이다. 짐작대로 자동차는 일본과 부딪히는 것이 0.61로 상당히 높다. 선박 다음으로 경합도가 높기 때문에 유럽 등 여러 시장에서 부딪힌다. 그런 부분들은 앞으로 품질 경쟁력 등으로 극복해나가야 한다. 다행히 아직까지는 선전을 했는데 앞으로가 더 관건이다.

미국으로부터 오는 수입은 2.8% 정도 줄었다. 그런데 이것을 자칫 제로섬으로 보면 안 된다. 한국은 득을 봤고 한국이 득을 본 만큼 미국이 손해를 본 것이 아니라 양쪽 다 득을 봐야 하는데 미국이 상대적으로 득을 많이 보지 못한 것이다.

그렇지만 미국도 관세가 낮아진 품목에 대해서는 수입이 늘었다. 우리나라에 대한 미국의 수출이 준 것은 세금이 내려가지 않아 원래대로 있었던 것이다. 자몽, 아몬드, 호주 등의 품목은 수입이 늘었다. 다만 대량 농산물이 들어오지 않았다.

전반적으로 볼 때 소비자들이 느끼는 것은 가격이 낮아졌다는 것이다. 당초 우려했던 부분은 경제적인 측면보다 건강보험 체제의 붕괴, 우리나라 교육체계의 붕괴, 광우병 등이었다. 그런 것은 과학적인 이야기라기 보다 워낙 근거가 없었던 것이다. 그것이 1년이 지나고 증명이 된 것이다.

자동차가 워낙 대표적인 품목이고 금액도 크다 보니 부각되고 있는데 소비제품도 10% 이상 성장하고 고무, 합성수지, 광학기기 등이 있다. 전선, 금형, 조명기기 등의 품목도 관세 혜택을 받았다. 간접적인 효과도 봐야 한다. 예를 들면 중소기업은 직접 수출을 하지 않지만 중소기업이 납품을 하는 대기업 업체를 생각해야 한다.

부정적이라기 보다 아직까지도 이것을 잘 활용하지 못하는 것 같다. 대한상의의 조사에 따르면 기업 중 절반 이상이 FTA를 직접 활용하는 것에 에러가 있다고 답했다. 그런 부분을 앞으로 타결해야 한다.

대한상의의 조사에 따르면 에러가 많다고 느끼는 사람이 절반 이상이고 그 중 가장 큰 에러는 원산지 증명 및 관리였다. 무역협회를 비롯해 관세청에서도 그런 노력을 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그 전 아세안이나 인도보다는 훨씬 낫다. 그러나 아직도 원산지 증명 등을 관리하는 것에 어려움이 많기 때문에 그런 교육을 활성화해야 한다.

그 다음으로 미국의 네트워크를 잘 모르겠다는 의견이 있었다. 그래서 그 네트워크를 찾아주는 것, 해외시장 진출을 도와주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리고 도와주려면 관련 전문가가 있어야 한다. 그런 프로그램들을 시작했으니 양성이 많이 되면 그 전문가를 통해 다시 기업들을 도와줄 수 있을 것이다.

FTA나 개방에 대해 상당히 저항이 있다. 생산자들은 자신들의 생계가 달려 있으니 그 사람들은 대한민국 5000만 중 3000명이 되었든 1만 명이 되었든 아주 아픈 것이다. 소비자인 5000만 명은 쓰는 품목이 매우 많기 때문에 원천적으로 피부로 느끼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그런데 최근 품목을 조사해보니 8개 품목 중 7개 품목의 가격이 많이 내려갔다.

자몽, 와인 등이 그것이다. 대표적으로 자동차의 가격이 국내에서 내려갔다. 유럽, 독일차와 미국차들이 많이 쏟아져 들어옴으로써 물량이 늘어나 차값을 내리는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 부분들이 앞으로 확산될 것이다.

다만 미국뿐만 아니라 유럽, 중국 등 앞으로 여러 나라와 경쟁체제를 더 확대할수록 국내에서도 수입품이나 가격 경쟁으로 인한 품질의 개선이 있을 수 있다. 그리고 수출이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효과 또한 기대해볼 수 있다.

우리가 양대 시장인 미국과 EU에 대해 FTA를 맺었다. 그러면 우리나라에서 제일 큰 시장이 중국이다. 중국은 우리나라 수출의 4분의 1을 차지한다.

그리고 중국은 무엇보다도 내수시장이 앞으로 확장되는 구조이기 때문에 EU나 미국과 마찬가지로 선점하는 효과가 중요하다. 지금 한중 FTA가 협상을 시작하고 1년 후에 완성될 정도로 빠르지는 않지만 미국, EU, 중국 같은 세계 3대 시장과 FTA를 체결한다면 시너지 효과가 날 수 있을 것이다.

또 1년 뒤에 대폭적으로 고쳐지지는 않겠지만 한미 FTA를 할 때 얼마나 걱정을 했는가. EU FTA도 걱정을 했는데 FTA에 대한 근거가 없는, 감정적인 대응체제가 줄어들어야 한다. 이제 우리나라의 무역규모가 세계 8위가 됐다. 대승적, 능동적으로 나가는 분위기가 국민들 전체에도 일고 기업들은 그것을 활용해 수출전략을 짜야 한다. 그렇게 된다면 우리나라도 통상국가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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