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프로스발 '공포'‥글로벌증시 '뇌관'

입력 2013-03-19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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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중해 작은 섬나라 키프로스가 글로벌 증시의 뇌관으로 떠올랐습니다.

유럽연합(EU)에 구제금융을 신청한 키프로스 사태로 인해 예금대량인출인 `뱅크런`이 확산될 가능성에 글로벌 주식시장이 긴장하고 있습니다.

오상혁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지중해의 작은 섬나라 키프로스발 파장이 일파만파 퍼지고 있습니다.

정부가 유럽연합(EU)으로부터 100억 유로의 구제금융을 받는 조건으로 10만 유로 이상 계좌에 대해선 9.9%, 그 미만에 대해선 6.7%를 각각 떼서 구제 자금을 갚는데 사용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입니다.

이번 조치가 은행 부실을 겪는 다른 유로존 국가에도 영향을 미칠 거란 불안에 글로벌 주식 시장은 요동쳤습니다.

사상 최고치에 있는 뉴욕증시는 키프로스라는 예상치 못한 암초를 만나 이틀 연속 하락세를 나타냈고, 유럽증시도 키프로스발 충격에 크게 휘청거렸습니다.

키프로스 전역에서는 손실을 우려한 수많은 예금자가 예금을 찾으려 현금 인출기 앞에 장사진을 치고 반대 시위를 하는 등 충격과 분노의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인터뷰> 시위 참가자

"우리 청소부들은 하루 꼬박 일해 아이들을 키우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돈을 빼앗아 가겠다고요? 절대로 용납할 수 없는 일입니다. 그 어떤 종류의 헤어컷(채무원금 삭감)도 받아들일 수 없어요."

국내 증시도 키프로스 우려로 단기적인 충격이 불가피할 전망입니다.

증시 전문가들은 국내 증시가 엔화 약세와 중국 경제 위축 부담을 미국 경제 호조로 힘겹게 버텼지만, 미국 경제 위축 조짐에 이어 키프로스 문제가 유럽 경제에 대한 불안을 키우면서 투자심리를 위축시킬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다만 국내 증시 조정장세는 단기적인 수준에 머물 것으로 내다보는 게 중론입니다.

코스피가 글로벌 증시와 디커플링 현상을 보이며 1,960선 부근에 위치한 중요한 지지대에 근접했기 때문에 추가 조정 보다는 단기 바닥 확인후 반등하는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최근 글로벌 증시 상승세와는 달리 국내 증시의 경우 그간 상승폭이 미미했기 때문에 견조한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이런 가운데 키프로스 의회는 대규모 예금 인출사태, 즉 `뱅크런`을 막기 위해 오는 20일까지 은행 문을 닫고, 구제금융안 승인 표결도 늦추기로 했습니다.

그러나 9개월 이상 표류한 끝에 합의한 구제금융안이 키프로스 의회에서 승인되지 못할 경우 키프로스는 채무불이행(디폴트) 위험에 직면하게 됩니다.

지중해의 작은 섬나라 키프로스가 글로벌 금융 시장을 흔드는 `태풍의 눈`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오상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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