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정치 리스크에 유로존 재정위기 대두"

입력 2013-04-01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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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 투자의 아침 1부-지표와 세계경제

BS투자증권 홍순표 > 4월에는 유럽 중에서도 이탈리아를 유심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분명히 키프로스의 재정위기는 해결 수순에 들어갔다고 볼 수 있지만 이와 관련된 불확실성은 아직까지 상존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탈리아의 연립정부 구성 난항에 따른 정국 불안감이 이달 집중적으로 있는 피그스 국가들의 국채만기에 따른 부담감과 결부된다면 유럽 재정 리스크 확대와 함께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안전자산 선호도가 강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탈리아는 지난 2월 24일과 25일 총선거 이후 20일 이내에 연립정부를 구성해야 하는 법정 시한을 이미 지난 3월 15일에 넘겼다. 하지만 이탈리아의 제3당이라고 할 수 있는 오성운동이 지난주에 연립정부 구성 제의를 거절함에 따라 사실상 이탈리아의 연립정부 구성은 실패한 상태다. 이탈리아 정치권이 연정 구성에 실패했기 때문에 앞으로 재선거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한다. 향후 이탈리아는 수 개월 동안 정치적인 리더십 부재 문제에 직면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에 따라 현재 이탈리아 금융시장의 주요 추이를 보면 최근 이탈리아 10년물 CDS 프리미엄은 연중 최고 수준으로 상승한 상황이고 대부분의 유럽증시들이 상승하고 있는 가운데 이탈리아 증시는 오히려 연중 최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더욱이 이탈리아가 재선거를 하더라도 현재 이탈리아 국민의 경기 체감 정도가 상당히 낮은 상황이다. 이탈리아 경제고통지수를 보면 2007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에서 추이하고 있다. 이런 부분을 고려한다면 이탈리아가 재선거를 치르더라도 정치권에 대한 불만들이 가장 높은 수준일 수 있기 때문에 지난 2월의 총선거와 마찬가지로 박빙이 되면서 연립정부 구성에 대한 불확실성이 반복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분위기다.

2010년 그리스의 디폴트 이후 유로존 리스크가 계속해서 불거질 때마다 그 중심에는 피그스 국가들의 국채만기 집중 등이 항상 자리했다. 4, 5월은 국채만기가 집중되어 있는 시기다. 이번에도 이탈리아의 정국불안이 올해 중 가장 많은 국채만기가 예정된 시기와 맞물리게 되어 유럽 재정위기 위험이 한층 높아질 수밖에 없다는 우려감을 가질 수 있다.

4월부터 올해 말까지 피그스 국가들의 국채만기는 대략 4200억 유로 정도 집중되어 있다. 올해 말까지 만기 도래가 예정된 피그스 국채물량의 17% 정도에 해당하는 730억 유로 규모가 이달에 집중되어 있다는 점에서 글로벌 금융시장은 이에 대해 상당한 경계감을 가질 것이다. 4월에 만기 예정된 피그스 국채 물량 중 이탈리아 국채가 63% 비중에 해당하는 460억 유로로 가장 많고 스페인 국채물량이 전체에서 30% 비중에 해당되는 227억 유로로 두 번째로 많다. 이탈리아의 정국불안에 따른 대외 신인도 하락으로 인해 이탈리아의 국채발행 여건이 악화될 경우 이탈리아는 물론이고 스페인 등 유로존 역내외로 재정위기의 우려감이 확대 재생산되면서 글로벌 투자심리가 안전자산으로 치우치게 된다면 코스피의 변동성 역시 커질 수밖에 없다.

현재 시장에서의 경계감이 상당하기 때문에 이에 대해 투자자들이 대비할 것이기 때문에 실제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다소 제한적일 것이다. 이탈리아를 중심으로 하는 유로존 재정위기 우려감이 커질 수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분명히 경계를 가져야 하는 상황이다. 그렇지만 이탈리아발 유럽재정위기의 글로벌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상대적으로 제한적일 수 있기 때문에 이 문제에 대해서는 분명하게 경계해야 하지만 지나치게 비관할 필요는 없다. 이미 키프로스의 재정위기는 확대, 발전이 아닌 해소 과정에 진입한 상태이기 때문에 글로벌 금융시장에서의 영향력은 다소 완화될 수 있다. 물론 키프로스의 재정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방편으로 단행되고 있는 자본통제에 대한 우려감도 점진적으로 약화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키프로스의 재정위기가 불거진 3월 중 유럽중앙은행의 초단기 예치금 규모가 전월보다 5%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유럽중앙은행의 초단기 예치금 규모가 전반적으로 하락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은 유럽은행들이 키프로스로 인한 유로존 재정위기의 확대 재생산 가능성을 크게 우려하지 않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이탈리아의 정치 리스크가 지속되는 가운데 이탈리아와 스페인을 중심으로 하는 피그스 국가들의 국채만기가 4월에 집중되어 있지만 유로존의 방어벽이 확실하게 구축되어 있다는 점에서 글로벌 금융시장의 단기 변동성 이상의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낮다.

작년 9월 이후 국채매입 프로그램을 가동하고 있는 유럽중앙은행은 국채만기 부담을 안고 있는 이탈리아를 비롯한 재정취약국들에게 견고한 안전판이 되어줄 것이라는 전망이 유지 가능하다. 이와 함께 작년 7월 이후 하락 추세를 유지했던 이탈리아의 10년만기 국채수익률이 2월 총선거를 앞두고 현재까지 상승 전환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지만 지난 2011년 이후의 추이와 비교해본다면 여전히 낮은 수준에 위치하고 있다. 이와 같이 이탈리아의 국채수익률이 아직은 낮은 수준에서 위치하고 있다는 점은 이탈리아가 글로벌 금융시장의 리스크로 본격적으로 부각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상태임을 시사하는 것이다.

더욱이 재작년 11월 스페인 총선이나 작년 5월 프랑스 대선 등 유로존 역내외의 주요 정치적인 불확실성이 확대되었던 당시보다 현재 유로존 경기에 대한 낙관론이 더 강하게 형성되었기 때문에 이탈리아의 정치 리스크 영향력은 상당히 제한적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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