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GFC] 앨빈 로스 "시장 설계, 선택과 효율의 저울질"

입력 2013-04-03 12:59   수정 2013-04-03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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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빈 로스(Alvin Roth) 스탠퍼드대·하버드대 비즈니스스쿨 명예교수가 시장 설계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효율적인 결과를 이끄는 선택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로스 교수는 3일 그랜드하얏트서울에서 한국경제TV 주최로 열린 `2013 세계경제금융컨퍼런스` 강연에서 "매칭 마켓에서는 돈이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모든 것을 결정짓는 절대적인 요소는 아니다"라며 "선택을 하는 자에게는 선택을 받아야 하는 양방의 매커니즘이 작용한다"고 말했습니다.

좋은 마켓플레이스(시장)을 설계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안전해야 하며, 효율적 결과를 도출하기 위한 정보가 충분해야 하고, 경제학적으로는 수용될지라도 인간 사회에서의 혐오감을 일으킬 수 있는 거래는 제재해 사회적 지지를 얻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로스 교수는 최근 김대중 삼성서울병원 교수와 진행한 공동연구 주제 `신장 이식`을 예로 들며 "장기 이식을 희망하는 환자는 많고 기증자는 턱없이 부족한데, 장기의 매매는 법적으로 금지돼 있다"며 "현물 교환 방식으로 수요와 공급, 선택이 가능한 시장을 만들었다"고 말했습니다.

가족인데도 혈액형이 달라 신장 이식이 불가능한 A환자의 경우, A의 가족과 혈액형이 같은 B환자에게 신장을 이식해주고, A환자는 또 다른 기증자(같은 혈액형)의 신장을 받을 수 있는 교환 형태의 `체인`은 돈 거래 없이도 시장이 형성될 수 있도록 만들었다고 설명했습니다.

로스 교수는 "안정적인 시장 설계를 위해서는 거래소 역할을 해줄 기관이 필요하다"며 "유치원이나 대학 입학, 노동시장 고용에 있어서도 상호간 선호에 따른 선택이 가능하도록 시장을 왜곡하는 요소는 시정해 나가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한국의 시장 설계에 대해서는 "한국은 매우 역동적인 경제구조를 갖고 있어 시장 설계의 기회가 무궁무진하다"며 "각 나라마다 굉장히 많은 세부 요소가 다르게 작용하는 만큼 한국의 법과 제도를 속속들이 아는 미시경제학자가 맡아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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