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재가 하락, 경기회복 신호‥자금이동 선순환"

입력 2013-04-17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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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금융경제연구소 정명수 > 이런 문제를 촉발시킨 것은 중국의 1분기 GDP다. 실망스러운 결과를 공개한 것이 사실이다. 미국의 경제지표도 최근 약간 온도가 내려간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런 흐름을 들여다보면 예상하지 못했던 부분은 아니다. 중국도 두 자릿수 성장이 계속될 수 없다는 것은 인정하고 있고 중국 정책 당국도 그런 말을 하고 있다.
시진핑 체제 들어서는 경제의 체질을 바꾸는 것에 주력할 것이라는 예상도 많이 해 왔다. 이렇게 되면 성장률이 낮아지는 것이 당연한 것이고 미국의 경우는 시퀘스터 문제가 영향을 준다고 본다. 그래서 최근의 경제지표가 조정을 받는 모습을 보이고 있고 어떻게 보면 양적완화의 효과가 다한 것이 아니라 이제부터 양적완화의 중요성, 필요성이 다시 부각될 것으로 본다.
모든 거시경제 정책에는 명암이 있기 마련이다. 우리 정부도 어제 17조 원의 추경을 편성해 경기부양을 위해 돈을 쓰겠다고 발표했는데 이렇게 되면 정부 재정은 악화되는 어두운 부분이 있다. 양적완화도 마찬가지다. 버냉키 의장이 비용과 편익 분석을 계속 이야기하는 것도 그런 맥락이다.
양적완화에 대해 비판하는 사람들은 인플레, 하이퍼 인플레를 걱정하는데 만약 인플레이션이 정말 그렇게 문제가 됐다면 인플레 헤지의 최적이라고 하는 금 가격이 폭락할 수는 없다. 금 가격이 정점을 찍은 것이 양적완화가 본격화된 이후부터다. 양적완화의 부작용이 인플레이션이고 그것이 시장의 진정한 걱정이었다면 금 가격은 더 올랐어야 한다. 그런데 지금은 정 반대로 가고 있다.
핵심은 왜 이런 일들이 벌어지고 있느냐에 대한 고민을 하는 것이다. 실물의 가치가 왜 이렇게 떨어지느냐, 원자재나 금 등이 왜 이렇게 인기가 없는지를 봐야 한다. 광범위한 실물가치의 하락을 디플레이션이라고 정의한다.
지금 상황을 디플레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인플레이션을 걱정해야 할 상황은 아니다. 그렇게 되니 지금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화폐 중에서도 일드가 있는 화폐에 대한 욕구가 커진다. 대표적인 것이 미국 국채다. 일드가 발생하는 자산이 정책적인 배려를 가지고 있는 화폐에 투자를 하는 것이 최선의 선택이라고 판단하는 것이다.
미국 국채수익률과 S&P500지수를 함께 보면 두 그래프가 함께 올라가다가 3월에 방향이 바뀐다. 이는 가격으로 보면 주식도 상승하고 채권가격도 상승한다는 의미다. 주식이 됐든 채권이 됐든 화폐의 수량으로 표시될 수 있는 자산을 갖고자 하는 욕구가 커졌다.
금이나 원자재는 그것을 들고 있는 것 자체로는 아무런 수익을 만들어내지 않는다. 주식은 배당이 있고 채권은 이자가 나오는데 금이나 원자재는 들고 있어 봐야 생산해낼 수 있는 것이 없다. 그러니까 디플레에 대한 걱정도 있고 일드를 가지고 싶은 욕구도 있다 보니 원자재에 재미가 없어지는 것이다.
원자재 가격이 떨어지는 것이 경기를 부양함에 있어서는 에너지가 될 수도 있다. 각국 중앙은행이 양적완화를 하면서 비정형적인 통화정책을 하고 있는데 만약 인플레이션 우려가 없는 상태라면 원자재 가격이 떨어져주는 것이 경기회복을 위해 상당히 유리한 국면이 될 수 있다. 그래서 최근 원자재 가격의 하락에 대해서는 경기상승을 위한 사전 정지작업이며, 최근 금이 인위적으로 떨어지고 상승하는 것에 대해 음모론적인 시각도 있다.
사실이 무엇이든 간에 어쨌든 원자재 가격이 내려가고 금이나 실물에 대한 관심이 낮아진다고 하는 것은 좋은 면이 될 수 있다. 또 연말, 연초 유행했던 그레이트 로테이션이라는 개념을 보면 금이나 원자재로 갔던 자금이 화폐, 유가증권, 주식이나 채권으로 이동한다는 것으로도 해석이 가능하다.
양적완화가 강화된 이후 미국 소비자 물가를 보면 2%대에서 벗어나지 않고 있다. 어제 발표된 3월 물가도 2%대에 머물러 있다. 연준 내에서도 여러 논의가 있지만 지금은 인플레를 걱정해야 할 상황은 아니다. 또 돈이 많이 풀렸는데 인플레를 자극하지 않고 있다. 2008년 리먼 사태 이전까지 보면 이전 미국의 소비형태는 일종의 소비중독증 환자와 같았다. 이제 막 병원을 퇴원해 저축을 늘리고 체력을 비축하는 과정에 있는데 버냉키 의장의 양적완화라는 것은 체력을 보강하는 일종의 영양보조제 같은 처방이다.
지금 양적완화를 걱정하는 사람들은 영양보조제에 중독이 되면 더 큰 문제가 생긴다고 한다. 그러나 버냉키 의장의 생각은 반대다. 체력이 약한 사람에게 보조제를 줘 체력을 보강하게 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고 다시 입원을 하게 되면 그 비용이 더 든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버냉키 의장은 상황이 불리한 방향으로 간다면 양적완화를 오히려 더 강화할 것으로 본다.
우리 시장은 지켜보는 입장에서 안타깝다. 미국이나 다른 나라들이 랠리를 벌일 때는 따라가지 못하고 조정을 받을 때는 같이 조정을 받는 것이 아쉽다. 우리 시장 내부적으로 동력을 찾지 못하기 때문에 그렇다.
미국이나 중국경제가 계속 덜컹거리면서 갈 것인데 우리나라 대외무역 인구가 굉장히 큰 경제체질을 가지고 있어 방법이 별로 없다. 그래서 정부가 추경을 하고 한국은행에 대해 금리 인하를 압박하는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다. 어쨌든 시간을 벌면서 여건이 개선되는 것을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글로벌 경제는 체질이 바뀌어가고 있다고 본다. 돈을 많이 풀었는데도 과거처럼 돈이 흘러가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수익이 있는 화폐자산에 대한 증가가 커지고 돈이 풀리면 인플레도 있어야 되고 리스크 선호 현상도 나타나야 하는데 그런 것이 강하지 않다. 그래서 결국 강력한 정부, 단일 정부가 정책적으로 뒷받침하는 화폐에 대한 수요가 커진다. 대표적인 것이 달러다.
그러므로 우리 투자자도 글로벌 경제의 질적인 변화에 맞춰보자는 것이다. 과감하게 투자의 영역을 넓혀 국내 시장에만 안주하지 말아야 한다. 예를 들면 달러로 표시된 채권에 대한 투자를 고민한다거나 적극적인 사고를 하는 것이 좋겠다. 국내시장에만 머무르는 것보다 일드를 추구한다는 측면에서 대세를 따르는 것이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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