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포스코 임원도 '화무십일홍'

입력 2013-04-23 09:28   수정 2013-04-23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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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무십일홍 권불십년`
- 아무리 아름다운 꽃도 열흘을 넘기지 못하고, 나는 새를 떨어뜨릴만한 권세도 10년을 가지 못한다.

그새 아름다움을 잃어가는 여의도의 벚꽃들을 보며 이 말을 되새기곤 했다. 그러면서 나도 세월이 흘러도 언론인으로 초심을 잊지 말아야 겠다고 다짐했다. 기자라는게 특권이 아니며 평생 직업도 아니기 때문이다.

그런데 `상무한달간 라면삼분`이라..
바르지 못한 꽃은 열흘도 허락되지 않는가보다.

포스코에너지 A상무가 결국 보직해임 당했다. 3월 상무를 단지 한달 남짓만이다. 한방에 훅간다는게 어떤건지 확실히 보여준 케이스다. 기사가 선정적이었나 따져봐도 잡지로 승무원의 얼굴을 때린 것은 피해갈 수 없는 팩트였다.

이번 사건으로 웨이터룰이 관심을 받고 있다. 웨이터룰은 미국 Ratheon사의 Willam H. Swanson 회장이 말하는 리더십에 대한 짧은 33가지중 32번째 항목이라고 한다. 마지막 괄호 안도 인상 깊다. 이 법칙은 절대 실패하지 않는다고 한다.

"32: A person who is nice to you but rude to the waiter, or to others, is not a nice person. (This rule never fails)."

포스코 역시 기업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었다. 인터넷에서 포스코를 검색하면 연관검색어로 `포스코 왕상무`, `포스코 라면`도 같이 뜬다. 포스코가 이참에 왕상무라면을 출시하고 라면업계에 뛰어들어야 할 판이다. 인터넷에는 포스코에너지 임원이 아니라 그냥 포스코 임원이라는 글도 많이 떠돈다. 사람들은 포스코에너지를 잘 모르기 때문이다. 그냥 포스코로 안다. 알아도 대기업 포스코의 계열사란 사실 정도. 그러나 아들의 잘못은 애비의 잘못이기도 한 바. 포스코 역시 책임을 피해갈 수 없다.

대기업이 계속 존속하고 좋은 이미지를 갖기 위해서는 참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그만큼 많은 계열사와 직원 등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어디서 사고가 날지 누구도 알 수 없다. 우리나라의 기업의 평균수명이 10년 정도 된다고 한다. 기업경영에도 `권불십년`이 적용되는 것 같다. 그만큼 초심이 오너와 CEO에게 중요하고, 소속된 직원들에게도 필요하다.

영국 시인인 조너단 스위프트는 "비난은, 사람이 유명하게 되었을 때 대중에게 바치는 세금이다"고 했다. 포스코와 포스코에너지는 이번에 세금을 두둑하게 냈으니 한동안 세무조사 안받도록 노력해야 될 것이다.


정치경제팀 김동욱 기자 (dwkim@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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