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엔 100엔 돌파 초읽기‥전략은?

입력 2013-04-24 11:28  

출발 증시특급 1부 - 머니인사이트
대한금융경제연구소 정명수 > 이번 G20 회담에는 막전막후로 미스터리한 분위기가 있었다. 엔저 정책에 대해 이렇다할 비판이 나오지 않았다. 회담 전에는 굉장히 강한 발언이 있었는데 미국과 유럽과 중국이 각자 엔 약세, 정확하게는 양적완화 정책에 대해 나름대로 얻는 것이 있기 때문에 입을 닫은 것 같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이머징 마켓 국가들도 각자의 계산기를 두드렸을 것으로 생각된다.
일단 엔화는 조만간 100엔선 돌파가 기정사실화 됐다. 글로벌 아이비들의 전망치도 상향 조정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달러당 엔화 가격의 1년 전망치를 95엔에서 105엔으로 상향 조정했고 크레딧스위스의 경우 3개월 뒤 105엔, 12개월 뒤에는 120엔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씨티그룹도 3개월 전망치를 99엔에서 107엔으로 올렸다. HSBC만 엔화 가격이 88~95엔에 머물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100엔이 경제적으로 큰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심리적으로는 엔저의 강도나 지속성을 가늠한다는 측면에서는 1차 목표선이다. 그렇기 때문에 100엔을 넘어서면 엔화가 다른 레벨로 빠르게 이동할 것으로 본다.
일본의 엔화가 세계시장으로 퍼졌으면 하는 기대가 선진국 사회에는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는 엔화가 약세 흐름을 가지고 왔지만 거꾸로 바깥에 투자된 엔화 자금이 일본 국내로 역류하는 현상이 컸다. 일본 주식시장이 워낙 강세를 보이다 보니 해외시장에서 투자한 사람들이 별로 재미를 느끼지 못해 돈이 거꾸로 들어왔다.
이번 G7 회담 이후에는 양상이 바뀔 가능성이 있다. 단적으로 일본 생보사, 연기금이 해외투자에 대해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해외투자를 하겠다는 말을 한 것으로도 유럽 이탈리아나 스페인 국채 가격이 오르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왜냐하면 일본 금융기관이 가지고 있는 여력이 굉장히 크기 때문이다. 일본 보험사들의 자산이 우리 돈으로 환산하면 3700조 원 정도다.
2000년대 초반에도 일본 자금이 해외 채권시장을 휩쓴 전례가 있다. 아직은 생보사들이 선언적인 수준에 머무르고 있는데 닛폰생명보험이나 아사히뮤추얼생명보험 등은 일본 국채수익률이 계속 최저치에 머무른다면 해외 채권매입을 적극적으로 고려하겠다고 선언했다. 미쓰이생명보험, 후코쿠뮤추얼생명보험 등도 500억 엔에서 600억 엔, 400억 엔의 채권을 사겠다, 해외 채권보유량을 늘리겠다고 언급하고 있다. 여기에 기업 연금펀드까지 가세해 해외채권을 사겠다는 움직임이 있다.
이런 돈이 어떤 채권을 살 것이냐가 주목된다. 타깃은 미국, 유럽, 특히 이탈리아나 스페인 국채는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으니 이런 국가들이 포함될 것이다. 실제로 이런 나라들의 국채수익률이 많이 떨어지고 있다. 여기에 전통적으로 일본 투자자들이 선호하는 호주, 러시아, 브라질 등 자원 수출국들이 대상에 들어온다. 이런 나라들이 엔저에 대해 대놓고 비판을 할 수 없는 것이다.
그러면 이머징 마켓에서 중국은 무엇을 얻었을까. 중국은 위안화를 절상하라는 압력을 미국이나 외부로부터 많이 받고 있는데 일본이 내수부양을 하기 위해 자국 화폐가치가 내려가는 정책을 하는 것이 용인됐다. 그러면 중국 입장에서는 부양책을 핑계로 절상 속도를 조절할 수 있는 명분을 얻게 된 것이다.
중국이 제한적으로 경기부양을 할 가능성은 있는데 일단 경제 체질을 개선하는 면에 주력할 것으로 보지만 수출전선에서 일본과 부딪히는 부분이 우리나라와 적다. 그러므로 중국도 엔저에 대해 강력하게 비판했을 때 실익이 별로 없다. 우리나라만 별로 얻은 것이 없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G20 회담 막전막후로 구로다 총재가 엔저에 비판적인 나라들의 중앙은행총재나 재무장관을 일대일로 만나 설득했다고 한다. 미국, 유럽, 중국은 이런 설득과정에서 무엇인가 주고 받는 것이 있었을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에도 무엇인가 선물을 줬을 것 같기도 한데 회담 전 그렇게 강경한 코멘트가 나오고 막상 성명서에서는 이렇다할 것이 없었다.
현오석 부총리나 김중수 총재가 구로다 총재를 직접 만났는지는 모르겠지만 이야기가 나오면서 당장은 공개하기 어려운 딜이 있었을 수 있다. 또 구로다 총재가 ADB 총재 시절부터 국제금융시장의 발이 넓은 사람이니 구로다 총재의 말발이 주효했을 수 있다.
지금 생각해볼 수 있는 것은 한중일 동북아 정세가 북한의 지정학적 위협 때문에 서로 얼굴 붉힐 일을 최대한 만들지 말자는 분위기가 있을 수 있다. 그런데 최근 일본 내부에서는 야스쿠니신사 참배도 하고 아베 총리는 식민지 침략을 부인하는 발언 등을 해 소란스러운 일들을 자꾸 만들고 있다. 어쨌든 경제적으로는 우리에게 뚜렷하게 들어온 것이 없다. 엔저가 당장 심화되면 우리나라 수출기업이 타격을 받을 것이고 우리 정부가 너무 미온적으로 이것에 반응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생각도 든다.
수출기업들이 환율에만 너무 의존하는 것도 문제지만 국제금융관계에는 약간의 긴장이 필요하다. 일본이 화폐를 찍어 엔화의 가치를 떨어뜨리는 것은 내부적인 문제라고는 하지만 주변 국가들을 힘들게 하는 부분이 분명히 있다. 이런 것은 G20 회담 같은 자리에서는 강하게 견제를 했어야 했다. 김중수 총재도 어제, 그제 의회에 나가 일본의 양적완화가 성공할 가능성이 있는지 의심스럽다며 방관자적인 코멘트를 했다. 외교 무대에서 우리 경제를 강하게 대변하는 제스처도 필요하다고 본다.
아베 총리의 지지율이 급상승하고 있다. 그래서 그런 역사를 부인하는 발언도 나오는 것이다. 달러엔환율과 닛케이지수를 함께 보면 아베 총리가 그런 말을 하고 지지율이 올라가는 것이 다 이유가 있다고 할 수 있다. 물론 김중수 총재의 언급대로 우리나라의 화폐는 미국 달러나 일본의 엔화처럼 국제통용화폐가 아니기 때문에 양적완화와 같은 정책을 섣부르게 흉내낼 수는 없다.
남들이 하는 것을 구경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 손을 놓고 있다면 정책 입안자들이 할 일이 없다. 아쉬운 것은 외부적인 요소가 우리 시장을 강하게 지배하고 있을 때 안에서 어떤 흐름을 완화시켜주는 정책이 필요하다. 많은 것을 기대하는 것이 아니고 정부와 한국은행이 같이 손발을 맞추고 립서비스라도 시장심리를 안정시킬 수 있는 이야기를 하면 좋은데 서로 소 닭 보듯 하는 모습인 것이 아쉽다.
어쨌든 우리 시장은 외풍에 굉장히 흔들릴 가능성이 높다. 일본의 엔저는 심화될 것이고 미국의 양적완화를 가지고 더 해야 된다, 적당하니 끊어야 한다는 이야기가 계속 나오고 있다. 유럽은 금리 인하 이야기가 나오면서 경기부양을 할 것이냐는 이야기가 있다. 중국도 경제지표 자체는 나빠지는데 부양책을 쓰더라도 조심스럽게 갈 수 있고 오히려 체질을 개선하는 것에 주력하고 있으니 호재와 악재가 굉장히 단기간 내에 한꺼번에 쏟아질 수 있다. 이렇게 되면 변동성이 커지게 되는데 이럴 때는 배트를 짧게 잡고 가는 것이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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