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의창W] 개성공단, 돌파구는 없나

신인규 기자

입력 2013-05-08 18:42  

<앵커>
경제의 창W, 오늘은 개성공단의 현재, 그리고 앞으로의 해법을 모색해보는 시간 갖겠습니다. 산업경제팀 신인규 기자 나왔습니다.
<기자>
안녕하십니까.
<앵커>
개성공단, 몇 주간 사건이 참 많았는데, 일단 우리측과 북측 모두 전원 귀환을 결정해서 사실상 임시 폐쇄 조치에 들어갔습니다.

그동안 개별 사건에 너무 집중하다 보니까 전체 그림을 제대로 보지 못한 채 흘러간 감이 있는데, 경제적 관점에서 전체 상황을 다시 짚어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신인규 기자, 정리해주시죠.
<기자>
네. 당초 개성공단은 지난 2000년 현대아산과 북한이 공업지구개발에 관한 합의서를 채택한 이후 총 3단계로 나눠 개발하기로 했습니다.
그래픽을 통해 자세히 살펴 보시죠.
지금 화면에 보이는 것은 개성공단의 위성 지도입니다.
지도 가운데 하얗게 보이는 것이 현재 100만 평, 330만제곱미터 규모의 개성공단입니다.
현대아산은 1단계가 안착되면 이후 2단계로 825만제곱미터, 3단계 1천815만제곱미터를 더해 총 2970만제곱미터 규모로 개발하는 계획을 갖고 있었습니다.
배후 부지와 골프장, 테마파크 같은 위락시설을 더해 총 83억달러에 이르는 시설 투자를 하기로 계획했었고요.

현재 우리가 접하고 있는 개성공단은 1단계에서 개발이 멈춰있는 상황입니다.
<앵커>
그렇다면 1단계 부지, 그러니까 현재 개성공단에는 우리측 비용이 얼마나 들어가 있습니까?
<기자>
우리측 투자에 대해서는 크게 세 파트로 나눠 볼 수 있겠습니다.

우선 개성공단 개발 택지에 대해 토지개발공사 LH가 총 2천676억원 규모의 투자를 했습니다.
개성공단에 들어가는 인프라, 이 부분의 총 개발업자는 현대아산입니다. 현대아산은 시설 투자 이외에 한누리호텔 등에 들어가는 지분관계에 유가증권을 취득한 것이 있어,
정확히 집계한다면 약 350억원 규모의 투자를 집행한 것으로 관측됩니다.
그리고 개성공단 개발 사업권을 따내기 위해 북한에 지불한 5억 달러도 투자비용으로 보아야 하구요.

이와 함께 개성공단에 공장을 갖고 있는 기업들이 있습니다.
이들 기업은 현재 상황상 설비투자 규모보다는 연 생산 규모로 파악하는 것이 좋을 듯 합니다.
4월 기준 개성공단 입주기업은 123개, 2012년 연 생산액은 총 4억6천950만 달러에 달합니다.

그리고 덧붙여 이렇게 공단에 들어가 물품을 생산하는 기업들을 위해 물류나 편의를 제공하는 영업기업이 있습니다.
85개 영업기업이 개성공단에서 기업활동을 했고, 이들의 연 생산액도 1천억원 규모로 추산될 정도로 무시할 수 없는 규모를 갖고 있습니다.

<앵커>
개성공단이 완전히 멈춘다면 기업들로서는 연 6천억원에 가까운 매출이 한꺼번에 사라지는 셈이라고 볼 수 있겠네요.
<기자>
생산 가동 중단에 따른 발주업체의 클레임과 같은 추가피해를 빼놓고 본다고 해도 그렇습니다.
이번 사태를 바라보는 기업들의 목소리를 차례로 들어보겠습니다.
<리포트>
남북교류의 상징인 개성공단을 계획하고 개발한 현대아산은 현재 상황에 대해 무엇보다도 경제논리가 우선돼 남북간의 대화가 이뤄지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인터뷰>김영현 현대아산 경협본부장
"남북 경제협력사업을 처음 시작할 때, 정주영 명예회장께서 `남북 관계가 정치 군사적으로 첨예하게 대립하는 상태에서는 관계 개선이 힘들다. 그래서 이러한 상황에서 물꼬를 트기 위해서는 경제가 우선 앞서야 한다.` 이런 말씀과 함께 사업을 시도했습니다. 현재 정치 군사적인 대립 관계보다 경제적인 면을 앞세워서 남과 북이 민족의 공동 발전을 위해서 대화를 시작한다면은 대화가 충분히 이뤄질 수 있다고 보고, 정치 군사적인 면은 별도로 협의해 가면서 진행하면 남북이 조그마한 루트에서부터, 경제적인 루트에서부터 신뢰를 구축할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당장 개성공단 사태로 돌아갈 곳이 없어진 123개의 공단 입주기업들은 지난 3일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정부에 개성공단 정상화를 촉구했습니다.
<인터뷰> 한재권 개성공단 기업협회 회장
"여기 계신 여러분들의 비참한 심정은 충분히 이해합니다.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다같이 아픈 마음을 안고 이 난관을 극복하고자 자리에 모였습니다."
원자재 반출도 금지된 상황, 입주기업인들은 절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개성공단 입주기업인
"공단 낸지 10년 만에 이런 일 처음 있지 않습니까? 이런 없던 상황이 생겼으면 상황에 맞게 제도를 만들고 운영도 융통성 있게 하면 되는 건데.."
<인터뷰> 개성공단 입주기업인
"나무가 열매를 맺으려고 하는데 이런 결과가 나니까. 지금 모든게 수확을 거둘 단계에 왔는데 이런 일이 벌어지니까 열통이 터지는 거요."
입주기업의 편의를 제공하며 매일 함께 개성공단으로 향했던 영업기업도 개성공단 중단 사태의 피해자입니다.
<인터뷰> 방승규 준영R&D 대표
"개성공단이 막힘으로써 사실은 나온 영업소들은 할 게 아무것도 없는 상황입니다. 결제는 결제대로 못 받고 있고 또 저희가 물자를 공급받은 업체한테는 결제에 대한 압박을 받고 있고. 저희도 금융이나 세제 혜택을 동일하게 받았으면 싶은데, 현재까지 저희의 존재에 대해서는 아직 전혀 지원을 안해 주고 있고..금융권에서는 쫓아가보면 123개 기업 외에는 해줄 수 있는게 없다 이런 이야기를 듣고 있거든요."
<앵커>
네. 마지막에 나왔지만 영업기업에 대한 지원 문제는 사실 크게 주목받지 못했었는데, 앞으로 풀어가야 할 정부의 과제인 듯 합니다.
그렇다면, 현재 이뤄지고 있는 입주기업에 대한 피해보상 문제는 어떻게 돼가고 있습니까?
<기자>
현재 정부는 각 부처 합동으로 대책반을 운영하고 입주기업 지원책을 발표했습니다.

대책은 3단계로 나뉘는데, 현재는 1단계 지원 대책이 가동 중입니다. 긴급 운전자금 총 3천억원을 입주기업에게 2%대의 금리로 빌려주는 형식입니다.
쉽게 말하면 시중 금리보다 낮은 금리로 대출을 지원해주겠다는 건데, 본질적으로 빚내서 빚 갚는 식의 지원책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개성공단 기업의 경우 개성에 설비를 두고 있는 특성상 담보를 잡힐 것이 없습니다.
만약 최악의 경우 폐쇄조치가 내려지게 되면 이 대출은 그대로 입주기업에 족쇄가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실제 입주기업을 인터뷰해봐도 실망이라는 반응이 나오고 있고요.

이후 피해 상황 추이를 지켜보면서 2단계, 3단계로 맞춤형 지원대책을 수립하겠다고 정부 측은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모든 단계를 합해도 기업들의 피해를 보상할 수 있는 규모에는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입니다.
<앵커>
요컨대 완전 중단이나 장기 폐쇄로 가게 된다면 정부 지원도 소용없을 가능성이 있겠다는 이야기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통일부에서는 송전을 계속한다고 하고 있지만, 이미 개별 기업들은 공장을 단전하고 나온 상태입니다.
공장도 사실 어떤 면에서는 생명체와 같습니다.
멈추게 되면, 다시 가동하는데 비용은 물론이고 가동 시 문제가 분명 발생한다고 합니다.
쉽게 말하면 설비가 녹슬어도 손쓸 방법이 없는 건데요.
게다가 한 달 뒤인 6월은 북한도 우리와 같은 장마 기간입니다.
기업들은 6월이 넘어가게 되면 회복할 수 없는 피해가 발생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다만, 우리측 전문가들은 현재 상황을 미뤄 봤을때 장기 폐쇄 보다는 단기 폐쇄의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보고 있습니다.
김용현 동국대학교 북한학과 교수의 의견 들어보겠습니다.
<인터뷰>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
개성공단은 장기 폐쇄로 가기 보다는 단기적으로 남북의 샅바싸움 과정에서 개성공단이 잠시 폐쇄되는 그런 상황 맞을 가능성이 높다. 특히 한반도 긴장 수위가 떨어지는 그런 과정이 만들어진다면. 북미관계가 대화로 풀려가고 한반도 군사 긴장사태가 해소 된다면. 개성공단 사태도 점진적으로 개선될 수 있다. 5월 7일 한미 정상회담이나 미국의 특사파견이나 중국의 대북 특사파견이 이루어진다면 한반도의 긴장관계는 완화될 것으로 본다.

<앵커>
다른 방향에서 접근해 보죠. 혹시 입주기업들이 공장을 해외로 옮기는 그런 식의 해법을 취할 가능성이 있습니까?
<기자>
그 부분에 대해서는 부정적입니다.
일단 개성공단 입주기업의 대부분이 중소 영세 업체라 공장 설비를 해외에 다시 마련할 여력이 있는지 의문입니다.
거기다 새로 설비를 마련한다고 해도 노동자의 숙련 기간이 필요합니다.
적어도 여기에 6개월 가까이 소요될 것이라고 기업들은 털어놓고 있는데,
그러나 그만큼 사태가 지연된다면 이미 도산되는 업체가 생겨날 것으로 우려하고 있습니다.
<앵커>
기업들이 따로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건데... 남북 대화의 통로를 여는 방법은 어떻습니까?
<기자>
정치권에서는 투 트랙으로 접근한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대화와 압박, 강온 양면 정책을 사용하면서 북한의 태도 변화를 기다린다는 이야기인데 기업들이 생각하는 투 트랙이라는 것은 조금 다릅니다.
정치권에서 일어나는 문제와 기업들의 공단 운영은 따로 분리돼서 진행되어야 한다는 건데, 이 부분에 대해서는 전문가의 말을 들어보겠습니다.
<인터뷰>조봉현 IBK경제연구소 연구위원
"그동안 남북한이 합의했던 개성공단 관리 관련 합의서와 법 제도 규정을 다시 재점검 해서 개성공단이 정경 분리 차원에서 안정적으로 유지될 수 있도록 구축해야 합니다. 뿐만 아니라 북한의 압박 조치나 잘못된 행동을 방지할 수 있는 국제 공조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개성공단에 들어간 기업들이 성공해야만 개성공단이 발전할 수 있는 측면이 있습니다. 남북 당국 모두개성공단을 정치와 분리해 순수하게 경제적 관점, 시장 논리로 운영해야 합니다. 그런 측면에서 우리 정부가 구상하고 있는 개성공단의 국제화는 좋은 방법일 수 있습니다."
<앵커>
일단 정상화가 답인 것은 분명해 보이는데요.
<기자>
그렇습니다.
개성공단을 사건 이슈로만 접근해보면, 우리 인원 철수가 이뤄지면서 일단락 된 것으로 보이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현재 입주기업 피해에 대해서는 정부 차원에서 미봉책이나마 지원을 해준다며 나선 상황이지만
그렇지 못한 영업기업의 문제도 남아있고요.
하루바삐 돌파구를 찾는 것이 현재로서는 급선무겠지만 그 이후도 보아야 합니다.
정상화 된다면 우리 기업과 정부가 이런 사태가 다시 일어나지 않게 할 수 있는 장치를 만드는 문제도 심각하게 고려돼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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