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노믹스 '흔들'‥日 국채시장 거품 심각"

입력 2013-06-05 07:59   수정 2013-06-05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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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 투자의 아침 1부- 한상춘의 지금 세계는

한국경제신문 한상춘> 아베노믹스와 관련해 긴급 보완책이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어제 일본의 닛케이 지수가 소폭 상승했지만 지난 2주 간은 15% 폭락하고 있다. 대폭락이라는 표현을 쓰고 있다. 주가가 안정적 흐름을 보이는 것이 경제가 선진국이 되는 큰 요인 중 하나다. 그런데 2주 만에 15% 폭락했다는 것은 아베의 엔저 정책이 얼마큼 무리한 정책이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국채 가격도 폭락하고 있다. 국채수익률이 안정되어야 아베노믹스가 성공을 거둘 수 있다.

그러나 일본의 국채수익률은 더 오르고 있다. 일단 보완책을 발표하더라도 그렇게 기대하지 않고 있다. 엔달러환율도 어제 장중 한때 98엔대로 오다가 일시적으로 100엔대로 오르기는 했지만 현재 다시 100엔이 붕괴되어 99엔대로 내려앉고 있다. 이것이 시장의 모습이다. 주가와 채권 가격이 떨어졌고 엔화가 강세되고 있다. 아베노믹스의 세 가지 축이 떨어지다 보니 기로에 서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오늘 긴급 대책이 발표될 가능성이 높다.

저는 아베노믹스의 수단이다. 일부 사람이 엔달러환율이 78엔에서 100엔으로 가니 아베노믹스를 성공한 것으로 이야기하기도 한다. 어쨌든 엔저는 수단이다. 아베노믹스의 궁극적 목적은 디플레 탈출, 경기 회복이다. 자꾸 엔저가 되면 성공한 것으로 이야기하는데 이런 상황을 예상할 수 없다. 아베노믹스는 디플레 탈출, 경기회복이다. 아베노믹스가 디플레 탈출, 경기회복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인플레 기대심리 안정 하에 국채금리가 안정이 되는 것이다. 이것이 아베노믹스 추진에서 가장 궁금해했던 상황이고 가장 성공 여부를 판가름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일본의 국채금리가 급등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왜냐하면 정책이 변화하고 있다. 그동안 정책 속에 가격변수가 많이 결정된 상황이다. 지난 6년 동안의 금융위기 과정을 보면 돈이 많이 풀렸고 투자자는 미래에 대해 불안해했다. 그런데 안전자산의 선택 범위가 적다. 그래서 금 가격과 미국의 국채가 거품이 됐고 일본의 국채는 경기 여건과 관계 없이 엔화가 안전통화, 일본국채가 안전자산으로 부각되면서 거품이 꼈다.

세 가지 중 거품이 가장 많이 낀 것은 무엇인가. 일본 국채시장에 거품이 가장 많이 끼었다. 최근 출구전략이 언급되면서 경기가 완화되어 긴축으로 가는 정책의 변화가 있다. 연초부터 해외증시 등의 측면은 괜찮지만 국채나 거품이 낀 금과 같은 곳에는 투자하지 말라고 언급한 것도 이런 측면이다. 당시 불안한 상황이었고 국채의 붕괴 조짐이 없었기 때문에 그렇게 언급했지만 현재 국채수익률이 오르고 국채 가격이 떨어지다 보니 각종 채권과 관련된 펀드 수익률이 많이 떨어진 상태다. 지금은 상당히 당혹스러운 입장을 보이고 있다.

경제는 생물이고 굉장히 라이프 사이클이 짧다. 재테크도 길게 가는 것이 있고 짧게 가는 것이 있다. 짧게 가는 것은 빨리 상황에 대처해야 한다. 그때는 괜찮으니 막연하게 가겠다고 하면 지금 와서 어떻게 될까. 채권의 거품이 낀 것을 볼 때 일본이 가장 거품이 많이 끼었다. 출구전략 이야기를 하면 거품이 많이 낀 곳부터 붕괴된다.

일본의 거품 붕괴, 국제 금에 대한 거품 붕괴, 미국 국채의 거품 붕괴가 다른 국가에 영향을 미치는 정도로 보면 된다. 일본의 국채에 거품이 빠지는 과정에서 국채 가격이 폭락하고 금리가 오르는 현상이 발생한다. 아베노믹스의 가장 궁극적인 목적인 경기회복과 디플레 탈출의 관건인 시장금리 안정이 흐트러지다 보니 3대 축이 무너지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구조개혁 등 여러 가지 대책에 대한 발표가 당초 예상보다 상당히 빠를 것으로 보인다. 아베노믹스의 축이 흔들리다 보니 안정시키기 위해 세 가지 축을 빨리 가져간다. 결국 일본 아베노믹스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재정정책이 보완되어야 한다. 국채금리가 급등하는 것이 문제가 되는 것은 아베노믹스가 두 번째 축, 세 번째 축을 보완하기가 가장 재정적으로 어렵다는 의미다. 왜냐하면 금리가 급등하면 이자가 급등하고 국가채무 230%의 악순환이 반복되기 때문이다.

오늘 아베노믹스의 보완책이 발표될 것인데 시장에서 그것을 받아들일까. 작년 12월 중순 아베노믹스가 엔저 정책을 추진할 때 시장은 강하게 반등을 했다. 그때는 일본 닛케이 지수가 폭등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지금은 추가 보완책을 발표한다고 해도 엔달러환율이 99엔대로 다시 내려앉는 모습이다. 일본 닛케이 지수는 아직 개장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시장 참여자들의 반등이 냉담한 것도 상황이 많이 반전됐기 때문이다. 금리 급등이 얼마큼 일본 아베노믹스의 아킬레스건인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일본 아베노믹스가 흔들리니 엔화가 약세된다는 의견은 잘못된 것이다. 위기 시 안전자산 여부를 평가하는 이론적 근거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특정 통화의 안전성을 판단할 때 보통 세 가지 이론적 근거를 이야기한다. 유동성 리스크, 신용 리스크, 시장 리스크가 그것이다. 이러한 세 가지 리스크로 볼 때 일본이 안전통화로 분류되고 있다. 세계에서 보면 미국의 달러와 함께 일본의 엔화도 안전통화로 분류되고 여기에 유로화도 아직까지 안전통화로 분류되고 있다.

안전통화란 무엇인가. 위기일수록 투자자의 심리를 안정시키기 위해 안전자산을 사고 안전통화를 부각시킨다. 안전통화로 분류될 때 아베노믹스가 흔들리면 결과적으로 엔화가 부각되고 엔화의 수요가 있는 상태에서 강세되다 보니 엔달러환율이 다시 98엔, 99엔대로 떨어진다. 이런 이론적 근거를 알아야 한다. 이것이 바로 아이켄베그의 안전통화의 저주다. 최근 일본 아베노믹스가 흔들리면 본래 자리로 가지 않겠느냐는 차원에서 안전통화로 부각되면서 엔달러환율이 100엔대 밑으로 떨어졌다. 다시 말해 미 달러에 대해 엔화가 강세되는 꼴이다. 이것이 상당히 곤혹스러운 아베노믹스 상황을 발생시킨 원인이다.

각국의 통화가치를 감안한 국제 간 자금에 대한 피셔 이론이 있다. 일본 아베 정부가 엔달러환율을 78엔에서 100엔으로 올려 엔화 약세가 된다면, 환율로 따졌을 때 엔달러환율을 올리면 올릴수록 외국자본이 일본에 가 그만큼 환차손이 나올 것이다. 인위적으로 환차손이 나옴에도 불구하고 왜 일본의 주가나 외국 자본이 들어갔을까. 워낙 일본의 주가가 많이 떨어진 상태이기 다음에 일본경제의 가장 본질적 문제인 엔화 강세 부분을 풀어주면 일본경제는 살아날 것이다. 가격이 많이 떨어졌던 것은 올라갈 수밖에 없다. 환차손에도 불구하고 올라갔던 문제다.

그러나 주가 상승률이 기대수준만큼 오르지 못하면 바로 환차손이 부각된다. 외국자본은 이탈될 수밖에 없다. 그런 이론적 근거를 잘 가지고 있어야 한다. 막상 일본의 주가가 주춤하면 환차손이 부각된 상태에서 외국 자본이 나올까, 들어갈까 하는 고민에 빠지게 된다.

금리가 낮은 상태에서 그동안 일본의 자금들이 밖으로 이탈되지 않을 때는 일본경제 입장에서 나쁘지만 포트폴리오 측면에서 좋았던 엔화 강세 부분이 있었다. 그런데 일본의 엔화가 약세가 됐고 주가가 오르지 않는다. 일본인들이 아무리 애국심이 강하더라도 금리가 낮고 일본 엔화가 약세된 상태에서는 자금이 밖으로 이탈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일본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 됐다.

엔저를 통한 무리한 정책만 가지고는 안 된다. 보완책이 나와야 한다. 그런데 보완책이 나오더라도 금리가 급등했기 때문에 재정정책 측면에서 보완이 이루어질 수 없다. 냉담하게 뉴욕 외환시장에서는 환율이 다시 100엔대로 붕괴되고 있다. 엔달러환율이 103, 104엔 가는데 일부에서는 엔달러환율을 120엔 간다고 봤다. 급격하게 엔화 약세가 되는 국면, 엔달러환율이 100엔 정도로 지금 상태가 지속되는 점, 엔달러환율이 100엔 밑으로 떨어지는 세 가지 경우가 있다. 엔화 강세 국면이 그때그때 상황으로 반복되는 머들링 스루 국면으로 갈 것이다.

앞으로 엔달러환율은 혼탁한 국면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 우리 입장에서도 환율, 주가의 변동성이 굉장히 중요하다. 미국의 출구전략 이야기가 완화되면 다우지수가 많이 오르고 출구전략이 우려되면 떨어지는 변동성이 있다. 전세계적으로 변동성이 상당히 커지는 모습이 재테크시장의 흐름이다.

아베노믹스는 일종의 칼날 위를 걷고 있는 정책이다. 칼날 위에 있더라도 잘 있으면 안정을 찾을 수 있다. 그러나 이것이 무너지면 크게 베이는 것이다. 엔달러환율이 오르더라도 발을 베는 것이고 밑으로 떨어져도 크게 베는 것이다. 그런 국면이 지금 상태에 있다. 경제학에서 불균형이 균형이라는 이론이 있다. 1980년대 초, 지금과 같이 환경이 상당히 급변할 때 유행했던 이론이다. 엔달러환율 100엔 정도가 불균형 상태의 세계경제나 한국경제 입장에서 그래도 낫지 않느냐는 시각이 제시될 수 있다.

어떤 쪽으로 가든 불안하다. 이것이 세계경제다. 재테크 변수 간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정 부분으로 쏠리지 않아야 한다. 아베노믹스, 미국의 출구전략 관련해 증시의 변동성이 상당히 커지고 환율도 변동성이 커지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아베노믹스는 정상적 대책이 아니다. 엔저가 되더라도 기대하지 말고 엔화가 강세되어도 기대하지 말아야 한다. 그것이 아베노믹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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