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6월항쟁 부산에 군 투입 명령 내렸다”

입력 2013-06-10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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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두환 6월항쟁 부산 군 투입 명령 (자료 사진 = 2007년 6월 항쟁 재연)


전두환 전 대통령이 6월항쟁 때 부산에 군을 투입하라고 직접 명령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1987년 6월 권복경 전 치안본부장은 전 전 대통령으로부터 6월항쟁이 진행되고 있는 부산에 군을 투입해 진압하라는 명령을 들었다고 지난달 29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동아일보는 10일 이같은 내용을 단독보도했다.

권 전 본부장은 “각하가 1987년 6월 시위대가 부산 거리를 가득 메우자 군을 투입해 진압하라고 명령했다”며 “6월 19일 안기부 궁정동 안가에서 회의가 있다기에 갔더니 회의 전 부산에 군을 투입하기로 결정이 내려진 상태였다”고 말했다.

권 전 본부장은 이어 “회의 직전 각하로부터 전화가 왔다”며 “각하가 ‘그래? 알았어’라며 출동 명령을 갑자기 유보했다”고 밝혔다.

권 전 본부장은 “각하가 다른 참모들에게서 ‘경찰로는 시위를 막는 데 한계가 있다’는 보고를 받고 군 출동 명령을 내렸다가 경찰 의견을 뒤늦게 물어보고 결정을 바꾼 것 같았다”고 회고했다. 권 전 본부장에 따르면, 당시 의정부에 있던 육군 26사단 병력이 부산행 열차를 타기 위해 의정부역으로 이동 중이었다고 한다.

권 전 본부장은 "나라가 뒤집힐 수 있는 결정이었다"며, 군 투입이 취소된 후 노태우 당시 민정당 대표가 자신에게 고마워했다고 말했다.

또, 6월항쟁 당시 권 전 본부장은 전 전 대통령이 명동성당에 경찰력을 투입하라는 명령을 했다고도 밝혔다. 권 전 본부장은 “각하가 집으로 전화를 걸어와 ‘명동성당에 학생들 시위하고 있지? 경찰력 투입해서 진압해’라고 지시했다”고 회고했다.

하지만 명동성당에 대한 경찰력 투입도 이뤄지지 않았다. 당시 명동성당은 시위대의 심장이었으며, 김수환 추기경이 강하게 반발했기 때문이다. 이에 권 전 본부장은 전 전 대통령의 친형인 전기환 씨에게 명동성당 경찰력 투입의 어려움에 대해 설명해줄 것으로 부탁했다. 이 부탁으로 명동성당에 대한 경찰력 투입이 실현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경제TV 와우스타 박정호 기자 wowstar@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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