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의 창 W] 코넥스 '절반의 성공'..과제는?

조연 기자

입력 2013-07-10 16:58  

<앵커>
지난 1일 우리 증시에 새로운 장내 시장, 코넥스가 뜨거운 관심 속에 열렸습니다.

하지만 기대에 비해 거래는 시원찮은 모습인데요.

개장한지 이제 일주일이 지난 상황에서 `성공이다` 또는 `실패다` 라고 말할 순 없지만, 적어도 출범 당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아직 갈 길이 멀어 보입니다.

코넥스 시장에게 주어진 앞으로의 과제, 증권팀 조연기자와 함께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조 기자. 먼저 코넥스가 어떤 시장인지 간단하게 설명해주실까요?

<기자>

코넥스(KONEX)는 `코리아 뉴 익스체인지(Korea New Exchange)`의 약자입니다.

새로운 시장이란 뜻인데요. 벤처기업, 창업 초기의 중소기업들을 위한 전용 주식시장입니다.

1956년 유가증권시장, 1996년 코스닥시장에 이어 17년만에 열린 제3시장인데요. 아직 규모는 형들을 따라가기에는 너무 작은 시장입니다.

현재 `코넥스 1호`로 상장된 기업은 21개, 시총 4100억원 수준인데요.

아이디어와 기술, 성장성을 갖고 있지만, 자본력이 부족한 기업들이 자금을 원활하게 조달해 성장할 수 있는 도약판을 만들어주겠다는 것이 취지입니다.

박근혜 정부가 주창하는 창조경제 실현의 기반으로 중소기업, 창업벤처기업을 키우겠다란 의지가 담기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앵커>
중소기업 `전용` 시장인 만큼 상장 기준이라든지, 투자주체나 거래방식도 기존과는 다르다고 하는데요? 어떤 기업들이 코넥스에 들어오나요?

<기자> 코넥스는 코스닥에 비해 진입 장벽이 낮습니다.

자기자본 5억원 이상, 매출액 10억원, 순익 3억원 가운데 한가지만 충족해도 되는데요.

코스닥 상장 요건이 적어도 자기자본 15억원 이상, 매출액 50억원 등을 동시에 충족해야 하는 것에 비하면 크게 완화된 편입니다.

상장 이후 공시를 비롯한 의무 규정도 완화됐습니다.

그러다보니 투자 위험성이 높아져서 시장에 참여할 수 있는 투자자들이 제한됐는데요.

기관과 증권사, 펀드, 벤처캐피털(VC), 엔젤투자자, 그리고 개인의 경우 예탁금 3억원 이상을 보유한 전문 투자자들만이 가능하고, 아직까지는 일반 투자자가 참여할 방법은 없습니다.


<앵커>
하지만 앞서 얘기했듯이, 출범 초기 거래가 부진한 모습이죠. 개장 2주째를 맞은 코넥스 시장 흐름을 짚어볼까요?

<기자> 개장 첫날은 좋았습니다.

1일 거래량은 22만주, 거래대금은 무려 13억8천만원을 기록하며 순조롭게 출발했는데요.

문제는 하루만 반짝했다는 점입니다.

이튿날 2천4백주, 10분의 1로 급감한 거래량은 오늘까지 8거래일이 지났지만 여전히 지지부진한 모습입니다.

더 심각한 문제는 종목별 편차인데요.

비나텍은 지난 한 주 동안 거래가 전무하다가 어제 최소 매매단위인 100주가 거래되면서 가까스로 시초가를 형성했고요.

이 외에도 웹솔루스, 테라텍 등 상장 첫날 이후 거래가 없는 종목들도 적지 않습니다.


<앵커>
코넥스 시장의 거래부진, 사실 개설 전부터 우려됐던 문제였습니다.

장외시장이긴 하지만 비슷한 목적을 갖고 출범한 프리보드 시장도 유명무실한 상태였지 않습니까.

일부에선 코넥스도 `제2의 프리보드`로 전락하는 것 아니냐란 우려까지 나오는데요. 거래부진의 이유는 무엇인가요?

<기자> 결론부터 말씀 드리자면 시장에 대한 정보가 없고, 투자자가 없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입니다.

사실 이번에 `코넥스 1호`로 데뷔한 기업들은 그간 잘 알려지지 않았던 기업들이 대부분입니다. 애초의 취지도 숨겨진, 또는 저평가된 벤처기업들을 주목하겠다라는 것이었죠.

따라서 시장이 코넥스 상장기업들을 알아가고, 펀더멘털을 평가할 수 있는 증권사의 리서치 보고서라든지, 기업설명회 등이 필요한데 아직까지 정보가 부족한 편입니다.

또 활발한 거래와 적정한 가격 형성을 위해서 꾸준한 유통 물량, 충분한 투자자의 존재가 필요한데요.

아직까지는 시장에 참여하는 투자자가 많지 않은 모습입니다.

증권유관기관이 조성한 코넥스 전용펀드가 현재 운용되고 있기는 한데, 총 1500억원 중 3분의 1인 500억원만 풀었다고 합니다.

아직 시장이 크지 않다 보니 한쪽에서 너무 많은 돈을 풀기에는 시장이 왜곡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인데요.

이에 한국거래소는 연말까지 50개 기업을 상장하고 시총도 1억원 규모로 올려 시장 규모자체를 키우겠다는 방침입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공공부문과 균형을 맞출 민간부문의 투자를 끌어들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앵커>
해외 사례를 좀 살펴볼까요?

코넥스가 모델로 삼은 시장이 바로 영국 AIM(에임)이죠. 전 세계적으로 가장 성공적인 중소기업 전용시장으로 꼽히는데,

AIM이 초기단계 시장 활성화에 성공한 주요 요인은 무엇이었나요?

<기자>
여러 가지가 있는데요.

그 중 현재 코넥스가 벤치마킹하고 있는 지정자문인 제도, 증권사들이 상장기업들의 상장부터 유지, 사후관리를 담당하는 제도가 있고요.

무엇보다 거래 활성화의 기폭제가 됐던 것은 벤처캐피탈트러스트(VCT) 같은 공모펀드였습니다.

VCT는 개인 투자자들에게 벤처캐피털 투자 기회를 열어 놓은 공모형 펀드로, 현재는 ETF처럼 하나의 종목으로 상장돼 거래되고 있는데요.

국내 금융투자업계도 코넥스 활성화 방안 찾기에 나섰습니다.

21개 상장기업들의 합동 기업설명회를 기획 중이고, 코넥스 전용 투자펀드 설립도 구상하고 있습니다.

신동호 기자의 보도입니다.

무엇보다 업계 관계자들은 코넥스 시장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세제혜택을 촉구했는데요.

VCT가 활성화될 수 있었던 계기 중 하나도 바로 소득공제, 양도소득세 면제 같은 다양한 혜택 덕분이었습니다.

하지만 코넥스 활성화 방안이 담긴 조세특례제한법은 기대와 달리 지난 6월 임시국회에서 통과되지 못하고 9월로 넘어갔습니다.

<앵커> 코넥스, 아직 실패를 이야기 하기에는 너무 이른 것 같습니다.

물론 지속적인 거래량 부진으로 시장의 이미지 자체가 떨어진다면 어려움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이는데요.

취재 기자로서 평가를 해본다면 어떨까요?

<기자> 먼저, 코넥스는 시장의 성격이 좀 다릅니다.

이른바 `대박`이라고 하는 단기 차익보다는 장기 투자를 기본적인 목적으로 하는 시장인 만큼, 개설 초반의 거래량으로 성패 여부를 판단하기에는 아직 이른 것 같고요.

덧붙이자면. 사실 17년전 코스닥이 처음 출범했을 때도 개장 뒤 1년간 하루 거래량이 13만주를 넘지 못했습니다.

코스닥이 자리잡을 수 있었던 결정적 계기는 99년 IT버블과 2000년 벤처붐이었는데요.

물론 그 뒤에 잡음도 많았지만, 이제 막 걸음마를 뗀 코넥스에게도 잘 서고, 걷고, 뛸 수 있도록 기다려줘야 하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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