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가 명분 준 ‘현대차 미국 제3공장’

입력 2013-08-23 18:38   수정 2013-08-23 1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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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노조의 파업 정국 속에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미국에 1차 협력사의 부품공장 건설을 승인했습니다.
전문가들은 현대차의 미국내 제3공장 건설은 시기와 지역의 문제만 남은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유은길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노조의 파업 강도가 점차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현대차그룹이 1차 협력사인 현대 다이모스의 미국내 공장 건설 계획을 확정했습니다.

위치는 미국 조지지아주 기아차 공장 인근 부지이며 최대 3천5백만달러를 들여 2년 안에 부품 공장을 세우는 것으로, 미국 현지인 고용 규모는 350명선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는 유럽이나 중국에 비해 부품 협력사의 해외 동반 진출이 적은 미국에 부품 공급 애로를 해소하는 차원의 결정입니다.

현대차는 이 때문에 “이번 프로젝트는 1차 협력사가 현지에 부품공장을 건설하는 것으로 일각에서 제기하는 미국내 현대차 제3공장 건설과는 무관하다"며 확대 해석에 선을 그었습니다.

하지만 자동차업계에서는 현대차의 미국내 제3공장 건설을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입니다.

이번 부품공장 건설 승인은 미국내 장기적인 수요를 인정한 것으로 핵심부품의 안정적인 공급 확보로 현지화 수준을 높이는 것이라는 평가입니다.

여기에 국내 공장 생산을 통한 수출은 한계에 다다른 데다 최근 노조의 연이은 파업으로 이제 해외공장 추가 건설의 명분도 확보했다는 분석입니다.

<인터뷰> 이항구 산업연구원 기계산업팀장
“노조에서 계속 파업하면 현지 생산 계속 늘리겠다는 건 (현대가) 발표를 했고 그 동안 부담스러웠던 걸 해결해 준 거죠. 현대 스스로가 (해외로) 나가야겠다고 하면 정부와 부딪치는 부분이 있는데 노조로 인해 생산차질 빚는데 나가지 않을 수 없는 거 아니냐 하면 정부에서도 뭐라 할 말이 없죠“

실제로 이런 분위기를 감지한 미국 조지아주(州) 네이선 딜 주지사는 지난 21일 우리나라를 찾아 정몽구 회장을 만나 미국내 공장 증설을 요청했고 오는 10월에는 로버트 벤틀리 앨라배마 주지사도 방한해 정 회장과 면담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한마디로 현재 기아차 공장이 있는 조지아주와 현대차 공장이 있는 알라바마주가 추가 공장 수주전을 펼치고 있는 형국입니다.

이처럼 미국 수요 증가 배경 속에 미국 현지 공장과 국내 공장의 생산 한계 그리고 노조의 파업과 미국 정치권의 로비 등이 맞물리면서 이제 미국내 제3공장 건설은 지역과 시기에 대한 발표만 남았다는 게 업계의 시각입니다.

이에 따라 계속된 노조의 무리한 파업이 국내 생산 증대와 일자리 창출의 기회를 스스로 저버리고 해외공장 증설에 대한 명분만 줬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습니다.

한국경제TV, 유은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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